“김 대리, 보고서 정리 다 했어?”
방 과장이 다급하게 김 대리를 부른다. 하지만 방 과장 앞에 선 김 대리는 손에 아무것도 들고 있지 않다. “뭐야, 아직 다 안 된 거야?” 방 과장의 다그침에 쭈뼛쭈뼛 입을 여는 김 대리. “지난번 회의 때 과장님이 제가 보고서 쓰는 스킬이 좀 부족한 것 같다면서 황 대리보고 챙기라고 하셨잖아요. 그래서 저는 황 대리가 하는 줄 알고….” 방 과장이 황 대리 쪽으로 몸을 돌려 묻는다. “황 대리, 보고서 쓰고 있어?” 황 대리는 ‘무슨 말씀이신지?’라는 표정으로 방 과장을 바라본다. 갑자기 온몸에서 힘이 쭉 빠진 방 과장.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생긴 것일까.
독일 심리학자 링겔만은 사람들이 집단에 속했을 때 어떻게 행동하는지 알아보려고 줄다리기를 시켜봤다. 결과는 놀라웠다. 한 사람이 당길 수 있는 힘을 100이라고 했을 때 2명 그룹에 속한 사람은 93의 힘을 발휘하고, 3명 그룹에 속한 사람은 85의 힘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8명 그룹에서는 한 사람이 49, 그러니까 자신이 가진 능력의 절반도 채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집단에 참여하는 개인 수가 늘어날수록 집단 성과에 대한 개인의 공헌도가 떨어지는 현상을 ‘링겔만 효과’라고 부른다. 링겔만 효과는 개개인이 가진 능력만큼 팀의 조직력도 중시되는 요즘 조직 문화에서 큰 골칫거리다. 방 과장의 부하직원들이 서로 일을 미루다 결국 아무도 일을 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한 것처럼 말이다. 그러니 리더에게는 링겔만 효과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역설적이지만 집단을 활용하는 것이다. 집단 때문에 생긴 링겔만 효과를 극복하려고 집단을 활용한다? 미국 사회심리학자 스탠리 밀그램 박사 연구팀이 뉴욕 길 한복판에서 한 실험을 보자. 처음엔 길 한복판에서 실험 조교 한 명만 하늘을 바라봤다. 수많은 사람이 실험 조교의 주위를 지나갔지만 아무도 그의 행동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네 사람을 더 투입해 똑같이 하늘을 바라보게 했다. 그랬더니 완전히 다른 반응이 나타났다. 지나가던 행인 대다수가 하늘을 바라본 것. 이것이 바로 집단의 힘이다. ‘설득의 심리학’을 쓴 로버트 치알디니 박사는 이 같은 현상을 가리켜 ‘사회적 증거의 법칙’이라고 불렀다.
이를 조직 관리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조직에서 링겔만 효과가 감지된다고 리더가 “왜 모두 열심히 안 해”라고 다그친다면 사람들은 불편함을 느끼면서도 ‘나 말고 다른 사람도 대충대충 하는구나’라고 생각하며 자기 합리화를 한다. 링겔만 효과를 없애려고 한 다그침이 오히려 링겔만 효과를 확산시키는 꼴이다.
이를 막으려면 ‘조작된’ 동료 집단, 즉 ‘열심히 일하는 집단’을 활용해야 한다. 리더는 열심히 일하는 집단의 성과를 부각할 필요가 있다. 그 방법은 다양하다. 비주얼 플래닝을 통해 긍정적 성과를 강조할 수도 있고, 진행 상황을 확인해 작은 발전이라도 드러낼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조직원이 ‘뭔가 이뤄지고 있구나’ ‘다른 사람은 열심히 일하는구나’라는 생각을 갖도록 해야 한다.
1과 1을 더하면 당연히 2가 나와야 하는 게 산수다. 하지만 사람은 숫자가 아니다. 1과 1을 더했는데 1이 될 수도 있고, 3이 될 수도 있다. 그 합을 최대로 키우는 것, 그것이 조직원을 이끄는 리더가 해야 할 과제다.
* 문제 해결을 위한 맞춤형 기업교육 전문기관인 휴먼솔루션그룹 R·D 센터장으로, 기업의 협상력 향상과 갈등 해결을 돕는다.
방 과장이 다급하게 김 대리를 부른다. 하지만 방 과장 앞에 선 김 대리는 손에 아무것도 들고 있지 않다. “뭐야, 아직 다 안 된 거야?” 방 과장의 다그침에 쭈뼛쭈뼛 입을 여는 김 대리. “지난번 회의 때 과장님이 제가 보고서 쓰는 스킬이 좀 부족한 것 같다면서 황 대리보고 챙기라고 하셨잖아요. 그래서 저는 황 대리가 하는 줄 알고….” 방 과장이 황 대리 쪽으로 몸을 돌려 묻는다. “황 대리, 보고서 쓰고 있어?” 황 대리는 ‘무슨 말씀이신지?’라는 표정으로 방 과장을 바라본다. 갑자기 온몸에서 힘이 쭉 빠진 방 과장.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생긴 것일까.
독일 심리학자 링겔만은 사람들이 집단에 속했을 때 어떻게 행동하는지 알아보려고 줄다리기를 시켜봤다. 결과는 놀라웠다. 한 사람이 당길 수 있는 힘을 100이라고 했을 때 2명 그룹에 속한 사람은 93의 힘을 발휘하고, 3명 그룹에 속한 사람은 85의 힘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8명 그룹에서는 한 사람이 49, 그러니까 자신이 가진 능력의 절반도 채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집단에 참여하는 개인 수가 늘어날수록 집단 성과에 대한 개인의 공헌도가 떨어지는 현상을 ‘링겔만 효과’라고 부른다. 링겔만 효과는 개개인이 가진 능력만큼 팀의 조직력도 중시되는 요즘 조직 문화에서 큰 골칫거리다. 방 과장의 부하직원들이 서로 일을 미루다 결국 아무도 일을 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한 것처럼 말이다. 그러니 리더에게는 링겔만 효과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역설적이지만 집단을 활용하는 것이다. 집단 때문에 생긴 링겔만 효과를 극복하려고 집단을 활용한다? 미국 사회심리학자 스탠리 밀그램 박사 연구팀이 뉴욕 길 한복판에서 한 실험을 보자. 처음엔 길 한복판에서 실험 조교 한 명만 하늘을 바라봤다. 수많은 사람이 실험 조교의 주위를 지나갔지만 아무도 그의 행동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네 사람을 더 투입해 똑같이 하늘을 바라보게 했다. 그랬더니 완전히 다른 반응이 나타났다. 지나가던 행인 대다수가 하늘을 바라본 것. 이것이 바로 집단의 힘이다. ‘설득의 심리학’을 쓴 로버트 치알디니 박사는 이 같은 현상을 가리켜 ‘사회적 증거의 법칙’이라고 불렀다.
이를 조직 관리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조직에서 링겔만 효과가 감지된다고 리더가 “왜 모두 열심히 안 해”라고 다그친다면 사람들은 불편함을 느끼면서도 ‘나 말고 다른 사람도 대충대충 하는구나’라고 생각하며 자기 합리화를 한다. 링겔만 효과를 없애려고 한 다그침이 오히려 링겔만 효과를 확산시키는 꼴이다.
이를 막으려면 ‘조작된’ 동료 집단, 즉 ‘열심히 일하는 집단’을 활용해야 한다. 리더는 열심히 일하는 집단의 성과를 부각할 필요가 있다. 그 방법은 다양하다. 비주얼 플래닝을 통해 긍정적 성과를 강조할 수도 있고, 진행 상황을 확인해 작은 발전이라도 드러낼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조직원이 ‘뭔가 이뤄지고 있구나’ ‘다른 사람은 열심히 일하는구나’라는 생각을 갖도록 해야 한다.
1과 1을 더하면 당연히 2가 나와야 하는 게 산수다. 하지만 사람은 숫자가 아니다. 1과 1을 더했는데 1이 될 수도 있고, 3이 될 수도 있다. 그 합을 최대로 키우는 것, 그것이 조직원을 이끄는 리더가 해야 할 과제다.
* 문제 해결을 위한 맞춤형 기업교육 전문기관인 휴먼솔루션그룹 R·D 센터장으로, 기업의 협상력 향상과 갈등 해결을 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