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색 꿈’ ‘성인식’ 등의 노래로 한창 인기를 끌었지만 이후 오랜 공백기를 가졌던 가수 겸 연기자 박지윤(30)이 드디어 봄날을 맞았다. 새 앨범을 낸 데 이어 최근 tvN ‘오페라스타 2012’에 출연해 화제를 모으며 재기의 물꼬를 튼 것. ‘오페라스타’는 대중가수들이 매주 새로운 오페라 아리아에 도전해 심사위원들에게서 평가를 받는 일종의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누리꾼은 드레스를 입고 출연한 그의 모습에 “여신 강림”이라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시청자의 이런 반응을 전하자 그가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수줍게 웃었다.
“한 곡의 아리아를 제 것으로 소화하려고 무진 애썼어요. 잠도 잘 못 자고 앓아눕기도 했죠. 비록 과정은 힘들었지만 보람 있고 뿌듯한 시간이었어요. 저를 섹시 가수로만 보는 기성세대와 저를 아예 모르는 10대에게 노래 좀 하는 가수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계기도 됐어요.”
그는 “이전까지 음반을 새로 내도 사람들이 가창력보다 비주얼에만 관심을 둬 내심 속상했는데 ‘오페라스타’ 덕에 ‘박지윤의 재발견’이라는 찬사를 많이 들었다”며 좋아했다.
어느덧 그도 30대에 접어들었지만 소녀 같은 풋풋한 매력은 여전하다. 해맑은 미소가 번진 그의 얼굴에 1997년 ‘하늘색 꿈’을 부르던 여고생 가수의 잔상이 겹친다. 그해 그는 이국적 마스크와 신비로운 보컬로 단숨에 하이틴 스타가 됐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이 그의 데뷔 시점을 1997년으로 알지만 사실 그는 1994년 ‘공룡선생’이라는 청소년 드라마에 출연하며 연예계에 입문했다. 노래보다 연기가 먼저였다.
▼ 가수와 배우 가운데 어느 쪽에 마음이 더 가나요.
“둘은 각기 다른 매력이 있어요. 가수는 제가 직접 음악을 만들고 가사를 써서 3∼4분 안에 제 삶과 감정을 무대에서 표현해 대중과 소통하는 게 매력이죠. 배우는 자신이 살아보지 않은 삶을 캐릭터에 맞게 표현해야 해 때론 위험하기도 해요. 연기에 몰입한 나머지 인물의 감정이나 캐릭터에서 헤어나기 힘들 때도 있거든요. 그래도 연기를 놓고 싶지 않아요. 아직 연기로는 제 자신이 만족할 만큼 카타르시스를 느껴보지 못했어요.”
음악공부 계속 이름 건 레이블도 만들어
그는 첫 앨범을 내고 가수 활동을 하면서 ‘고스트’라는 드라마에도 출연했다. 2000년 박진영이 이끄는 JYP엔터테인먼트와 손잡은 뒤에는 연기 활동을 접고 가수로서만 무대에 섰다. 그 무렵 나온 히트곡이 바로 박진영이 작곡한 ‘성인식’이다. 이 노래는 파격적인 무대 의상과 뮤직비디오로 화제를 모으며 박지윤을 섹시 아이콘으로 만들었다. 그 이미지가 너무 강했던 탓에 그는 번번이 이미지 변신에 어려움을 겪었다.
“섹시한 이미지로 인기를 끄니까 뭘 해도 그런 면으로만 부각됐어요. 후유증이 컸죠.”
▼ 박지윤에게 ‘성인식’은 어떤 의미를 갖나요.
“제게 많은 영예를 안겨준 동시에 가장 큰 아픔을 준 곡이에요. 다른 한편으로는 제 안에 큰 불씨를 지펴 내면을 채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줬어요. 분명한 건 ‘성인식’이 있었기에 지금의 박지윤도 있다는 거죠. 제 힘으로 홀로 서려고 발버둥치게 만든 원동력이 됐으니 고마운 노래죠. 만일 저한테 그런 시련이 없었다면 지금과 다른 제가 됐을 거예요.”
그는 2003년 JYP엔터테인먼트에서 6집 앨범을 낸 후 7년 가까이 국내 무대에 서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일상은 바쁘게 돌아갔다. ‘인간시장’ ‘비천무’ 같은 드라마를 찍고 한동안 중국에 머물기도 했다.
“가수로 활동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음악에서 완전히 발을 뺐던 것도 아니에요. 제가 하고 싶은 음악공부를 하면서 2009년엔 제 이름을 건 레이블도 만들었어요. ‘박지윤 크리에이티브’라는…. 제 앨범을 내려고 만든 회사라 규모는 작아요. 제가 처음 프로듀서로 나선 7집과 이번 8집을 모두 거기서 냈어요.”
▼ 이제 자신이 추구하는 음악을 마음대로 할 수 있겠네요.
“회사를 낸 것도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기 위해서예요. 앨범을 내는 회사에 가보면 그들이 기억하는 것은 ‘성인식’의 박지윤이기 때문에 제 안에 잠재된 다른 면은 끄집어내려고 하지 않아요. 그저 ‘제2의 성인식’을 원하더라고요. 결국 제가 생각한 음악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곡을 주니까 제가 직접 곡을 만들고 회사를 차려 음반을 낸 거죠. 그렇다고 저 혼자 다 할 수는 없어서 개인적으로 음악하는 친구들과 교류하며 음악적인 얘기를 많이 했더니 적시에 필요한 도움을 주더라고요.”
▼ 이번 앨범은 만족도가 높은가요.
“그렇죠. 예전과는 달라요. 이제야 제 것을 찾았어요. 예전에는 시키는 대로 하고, 나이가 어려서 선택의 여지도 없었지만 지금은 제가 주도할 수 있으니까요.”
드라마에서 청순+섹시 매력 발산
7년간 공백기를 가지며 한층 성숙해진 그는 안방극장에서 새로운 연기 변신에 도전한다. 5월 7일부터 방송하는 채널A 월화드라마 ‘굿바이 마눌’이 그것. ‘굿바이 마눌’은 젊은 부부들의 사랑전쟁을 그린 로맨틱코미디다. 이 작품에서 그는 남자주인공 차승혁(류시원 분)의 첫사랑이자 오향숙과 오향기라는 두 이름을 쓰는 치명적인 매력의 소유자로 나온다.
▼ 어떤 캐릭터인가요.
“부부생활에 권태기를 맞은 차승혁의 마음을 흔들어놓는 인물이에요. 첫사랑에게 좋은 이미지를 남기고 싶어서 과거를 숨기죠. 무겁고 칙칙하지 않아요. 누구나 공감할 만한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시청자로 하여금 대리만족을 느끼게 할 유쾌한 드라마예요. 아직 미혼인 저도 대본을 보면서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재미있었어요. 저는 청순한 모습과 섹시한 매력을 동시에 지닌 여자로 등장해 극과 극의 모습을 선보이죠. 이런 배역은 처음이에요.”
▼ 작품 고를 때 캐릭터를 중요하게 보나요.
“그렇죠. 전체적인 재미도 중요하지만 그 안에서 캐릭터를 잘 살리는 게 배우의 본분이니까요. 아직 배우로서는 많은 부분을 보여드리지 못했지만 성향이나 사연이 밋밋한 캐릭터보다 연기 변신이 가능한 개성 강한 배역을 좋아해요. 오향기도 평탄하게 살지 못한, 우여곡절 많은 캐릭터여서 더 끌렸어요.”
▼ 살아보지 않은 삶의 굴곡을 표현해내기가 버겁지 않은가요.
“제가 곱게만 자란 것으로 아는 분이 많은데 적지 않은 경험을 갖고 있어요.”
▼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봤나요.
“여러 풍파를 겪었고, 집에도 우환이 있었어요. 문제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각자의 삶 속에서 어려움을 겪는 거죠. 저도 쉽게만 살아온 것 같진 않아요. 그래서 오향기의 삶이 저와 동떨어졌다고 생각지 않아요. 다만 연기에 푹 빠지고 싶은데 순간순간의 감정을 표현해내는 기술이 아직은 부족한 것 같아요.”
▼ 지금까지 살면서 일탈을 해본 적이 있나요.
“없어요. 바른 생활 과라서. 저 나름대로 일탈했던 시기가 있긴 해요. 술을 잘 못 마시는데 한동안 술을 즐긴 적이 있어요. 그게 저한테는 일탈이었죠.”
▼ 그게 언젠가요.
“2003년일 거예요. 술도 마시면 늘더라고요. 그때는 주량이 소주 반병에서 한 병은 마실 수 있었는데 지금은 맥주 반 잔도 못 마셔요. 맥주 한 모금만 마셔도 온몸이 빨개져서 자제하죠.”
▼ 생활신조가 있다면.
“감사하고 기뻐하고 사랑하자. 사랑하는 마음이 중요한 것 같아요. 사랑이 연애 감정이 아니란 건 아시죠?(웃음)”
박지윤은 요즘 ‘굿바이 마눌’ 촬영에 임할 때마다 설렌다며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카타르시스를 경험할 것 같다”고 기대했다.
“한 곡의 아리아를 제 것으로 소화하려고 무진 애썼어요. 잠도 잘 못 자고 앓아눕기도 했죠. 비록 과정은 힘들었지만 보람 있고 뿌듯한 시간이었어요. 저를 섹시 가수로만 보는 기성세대와 저를 아예 모르는 10대에게 노래 좀 하는 가수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계기도 됐어요.”
그는 “이전까지 음반을 새로 내도 사람들이 가창력보다 비주얼에만 관심을 둬 내심 속상했는데 ‘오페라스타’ 덕에 ‘박지윤의 재발견’이라는 찬사를 많이 들었다”며 좋아했다.
어느덧 그도 30대에 접어들었지만 소녀 같은 풋풋한 매력은 여전하다. 해맑은 미소가 번진 그의 얼굴에 1997년 ‘하늘색 꿈’을 부르던 여고생 가수의 잔상이 겹친다. 그해 그는 이국적 마스크와 신비로운 보컬로 단숨에 하이틴 스타가 됐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이 그의 데뷔 시점을 1997년으로 알지만 사실 그는 1994년 ‘공룡선생’이라는 청소년 드라마에 출연하며 연예계에 입문했다. 노래보다 연기가 먼저였다.
▼ 가수와 배우 가운데 어느 쪽에 마음이 더 가나요.
“둘은 각기 다른 매력이 있어요. 가수는 제가 직접 음악을 만들고 가사를 써서 3∼4분 안에 제 삶과 감정을 무대에서 표현해 대중과 소통하는 게 매력이죠. 배우는 자신이 살아보지 않은 삶을 캐릭터에 맞게 표현해야 해 때론 위험하기도 해요. 연기에 몰입한 나머지 인물의 감정이나 캐릭터에서 헤어나기 힘들 때도 있거든요. 그래도 연기를 놓고 싶지 않아요. 아직 연기로는 제 자신이 만족할 만큼 카타르시스를 느껴보지 못했어요.”
음악공부 계속 이름 건 레이블도 만들어
그는 첫 앨범을 내고 가수 활동을 하면서 ‘고스트’라는 드라마에도 출연했다. 2000년 박진영이 이끄는 JYP엔터테인먼트와 손잡은 뒤에는 연기 활동을 접고 가수로서만 무대에 섰다. 그 무렵 나온 히트곡이 바로 박진영이 작곡한 ‘성인식’이다. 이 노래는 파격적인 무대 의상과 뮤직비디오로 화제를 모으며 박지윤을 섹시 아이콘으로 만들었다. 그 이미지가 너무 강했던 탓에 그는 번번이 이미지 변신에 어려움을 겪었다.
“섹시한 이미지로 인기를 끄니까 뭘 해도 그런 면으로만 부각됐어요. 후유증이 컸죠.”
▼ 박지윤에게 ‘성인식’은 어떤 의미를 갖나요.
“제게 많은 영예를 안겨준 동시에 가장 큰 아픔을 준 곡이에요. 다른 한편으로는 제 안에 큰 불씨를 지펴 내면을 채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줬어요. 분명한 건 ‘성인식’이 있었기에 지금의 박지윤도 있다는 거죠. 제 힘으로 홀로 서려고 발버둥치게 만든 원동력이 됐으니 고마운 노래죠. 만일 저한테 그런 시련이 없었다면 지금과 다른 제가 됐을 거예요.”
그는 2003년 JYP엔터테인먼트에서 6집 앨범을 낸 후 7년 가까이 국내 무대에 서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일상은 바쁘게 돌아갔다. ‘인간시장’ ‘비천무’ 같은 드라마를 찍고 한동안 중국에 머물기도 했다.
“가수로 활동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음악에서 완전히 발을 뺐던 것도 아니에요. 제가 하고 싶은 음악공부를 하면서 2009년엔 제 이름을 건 레이블도 만들었어요. ‘박지윤 크리에이티브’라는…. 제 앨범을 내려고 만든 회사라 규모는 작아요. 제가 처음 프로듀서로 나선 7집과 이번 8집을 모두 거기서 냈어요.”
▼ 이제 자신이 추구하는 음악을 마음대로 할 수 있겠네요.
“회사를 낸 것도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기 위해서예요. 앨범을 내는 회사에 가보면 그들이 기억하는 것은 ‘성인식’의 박지윤이기 때문에 제 안에 잠재된 다른 면은 끄집어내려고 하지 않아요. 그저 ‘제2의 성인식’을 원하더라고요. 결국 제가 생각한 음악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곡을 주니까 제가 직접 곡을 만들고 회사를 차려 음반을 낸 거죠. 그렇다고 저 혼자 다 할 수는 없어서 개인적으로 음악하는 친구들과 교류하며 음악적인 얘기를 많이 했더니 적시에 필요한 도움을 주더라고요.”
▼ 이번 앨범은 만족도가 높은가요.
“그렇죠. 예전과는 달라요. 이제야 제 것을 찾았어요. 예전에는 시키는 대로 하고, 나이가 어려서 선택의 여지도 없었지만 지금은 제가 주도할 수 있으니까요.”
드라마에서 청순+섹시 매력 발산
7년간 공백기를 가지며 한층 성숙해진 그는 안방극장에서 새로운 연기 변신에 도전한다. 5월 7일부터 방송하는 채널A 월화드라마 ‘굿바이 마눌’이 그것. ‘굿바이 마눌’은 젊은 부부들의 사랑전쟁을 그린 로맨틱코미디다. 이 작품에서 그는 남자주인공 차승혁(류시원 분)의 첫사랑이자 오향숙과 오향기라는 두 이름을 쓰는 치명적인 매력의 소유자로 나온다.
▼ 어떤 캐릭터인가요.
“부부생활에 권태기를 맞은 차승혁의 마음을 흔들어놓는 인물이에요. 첫사랑에게 좋은 이미지를 남기고 싶어서 과거를 숨기죠. 무겁고 칙칙하지 않아요. 누구나 공감할 만한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시청자로 하여금 대리만족을 느끼게 할 유쾌한 드라마예요. 아직 미혼인 저도 대본을 보면서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재미있었어요. 저는 청순한 모습과 섹시한 매력을 동시에 지닌 여자로 등장해 극과 극의 모습을 선보이죠. 이런 배역은 처음이에요.”
▼ 작품 고를 때 캐릭터를 중요하게 보나요.
“그렇죠. 전체적인 재미도 중요하지만 그 안에서 캐릭터를 잘 살리는 게 배우의 본분이니까요. 아직 배우로서는 많은 부분을 보여드리지 못했지만 성향이나 사연이 밋밋한 캐릭터보다 연기 변신이 가능한 개성 강한 배역을 좋아해요. 오향기도 평탄하게 살지 못한, 우여곡절 많은 캐릭터여서 더 끌렸어요.”
▼ 살아보지 않은 삶의 굴곡을 표현해내기가 버겁지 않은가요.
“제가 곱게만 자란 것으로 아는 분이 많은데 적지 않은 경험을 갖고 있어요.”
▼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봤나요.
“여러 풍파를 겪었고, 집에도 우환이 있었어요. 문제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각자의 삶 속에서 어려움을 겪는 거죠. 저도 쉽게만 살아온 것 같진 않아요. 그래서 오향기의 삶이 저와 동떨어졌다고 생각지 않아요. 다만 연기에 푹 빠지고 싶은데 순간순간의 감정을 표현해내는 기술이 아직은 부족한 것 같아요.”
▼ 지금까지 살면서 일탈을 해본 적이 있나요.
“없어요. 바른 생활 과라서. 저 나름대로 일탈했던 시기가 있긴 해요. 술을 잘 못 마시는데 한동안 술을 즐긴 적이 있어요. 그게 저한테는 일탈이었죠.”
▼ 그게 언젠가요.
“2003년일 거예요. 술도 마시면 늘더라고요. 그때는 주량이 소주 반병에서 한 병은 마실 수 있었는데 지금은 맥주 반 잔도 못 마셔요. 맥주 한 모금만 마셔도 온몸이 빨개져서 자제하죠.”
▼ 생활신조가 있다면.
“감사하고 기뻐하고 사랑하자. 사랑하는 마음이 중요한 것 같아요. 사랑이 연애 감정이 아니란 건 아시죠?(웃음)”
박지윤은 요즘 ‘굿바이 마눌’ 촬영에 임할 때마다 설렌다며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카타르시스를 경험할 것 같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