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과장은 몇 시간째 땅이 꺼질듯 한숨만 내쉬고 있다. 고객사에 공동 마케팅을 제안해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은 것까진 좋았다. 그런데 가격이 문제였다. 상대의 요구는 간단했다.
“제안 내용은 마음에 드는데 가격이 너무 비싸네요. 20% 정도만 할인해주시면 당장 할 수 있겠는데….”
말도 안 되는 요구를 ‘너무나 당당하게’ 꺼내는 고객사 담당자 앞에서 방 과장은 할 말을 잃었다. 아무리 단가를 낮춰도 20%를 깎는 건 불가능하다. 지금껏 애써 만들어놓은 관계가 날아갈 위기에 처한 방 과장. 그는 고객사를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까.
EBS에서 진행한 재미있는 실험 한 토막. 제작진이 지나가는 사람에게 3만 원을 선물로 준 뒤 그 사람에게 말한다. “지금 받은 3만 원을 걸고 승률 50%의 게임을 하시겠습니까? 게임에서 이기면 2만 원을 더 받을 수 있습니다.” 당신이라면 게임에 참여하겠는가. 사람들 대부분은 공짜로 생긴 3만 원에 행복해하며 참여하지 않았다.
그러자 제작진이 상황을 바꿨다. 이번엔 3만 원이 아닌 5만 원을 한 번에 준다. 공짜로 생긴 5만 원에 행복해하는 찰나, 5만 원 가운데 2만 원은 돌려달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인다.
“저에게 돌려주신 2만 원을 되찾으시려면 3만 원을 걸고 승률 50%의 게임을 하셔야 합니다. 하시겠습니까?”
그러자 사람들 대부분이 게임에 참여했다. 이 실험은 영국 BBC에서도 똑같은 방식으로 했는데,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다시 생각해보자. 앞의 두 상황은 근본적으로 똑같다. 둘 다 ‘3만 원을 걸고 2만 원을 더 따려는 게임에 참여할 것인지, 아닌지’를 택하게 했다. 그런데 사람들의 선택은 달랐다. 이유가 뭘까. 심리학자들은 이를 ‘손실회피심리’라고 부른다. 물건을 얻었을 때 기쁨보다 잃었을 때 고통을 더 크게 느끼는 것을 말한다. 앞의 실험에서 내기에 참여한 사람들은 잠시 자기 손에 들어왔다가 사라진 2만 원에 대한 고통 때문에 게임에 나서는 것이다.
당연히 이러한 심리는 설득에도 매우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이거 참 좋은 거예요”라고 설득하는 건 힘이 약하다. 그 대신 “내 말을 들으면 이런 점이 좋습니다. 이렇게 좋은 걸 놓치시겠습니까?”라고 말해야 한다. 나의 제안에 대해 상대가 ‘좋다’고 느끼도록 만든 뒤, 내 말을 듣지 않으면 그 좋은 것이 ‘사라진다’는 사실을 강조해야 한다.
다시 방 과장의 경우로 돌아가자. 먼저 방 과장이 제안한 조건을 따랐을 때 상대가 얻을 다양한 이득을 강조해야 한다. 최상의 상황을 먼저 보여줌으로써 상대가 ‘우리 비즈니스가 최고가 되겠구나!’라고 인식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런 후에 상대의 요구대로 가격을 할인할 경우 ‘그저 그런’ 상황이 오리라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그럼 상대는 ‘아까 봤던 최고의 상황’이 사라진 것을 아쉬워하며, 되찾고 싶은 욕심을 품게 될 것이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서 수많은 경영인에게 협상과 설득을 가르치는 리처드 셸 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당신은 상대를 설득할 수 없다. 상대가 스스로를 설득하도록 도울 수 있을 뿐이다.”
설득하고 싶은가. 그럼 당신이 팔고 싶은 것을 상대가 ‘자기 것’으로 느끼도록 만들어라. 그리고 당신 말을 듣지 않으면 그게 사라질 것이라고 ‘느끼게’ 하라. 말로 상대를 움직이겠다는 건 욕심이다. 잘 팔릴 수 있도록 멋진 판을 꾸리는 것, 그게 당신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다.
“제안 내용은 마음에 드는데 가격이 너무 비싸네요. 20% 정도만 할인해주시면 당장 할 수 있겠는데….”
말도 안 되는 요구를 ‘너무나 당당하게’ 꺼내는 고객사 담당자 앞에서 방 과장은 할 말을 잃었다. 아무리 단가를 낮춰도 20%를 깎는 건 불가능하다. 지금껏 애써 만들어놓은 관계가 날아갈 위기에 처한 방 과장. 그는 고객사를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까.
EBS에서 진행한 재미있는 실험 한 토막. 제작진이 지나가는 사람에게 3만 원을 선물로 준 뒤 그 사람에게 말한다. “지금 받은 3만 원을 걸고 승률 50%의 게임을 하시겠습니까? 게임에서 이기면 2만 원을 더 받을 수 있습니다.” 당신이라면 게임에 참여하겠는가. 사람들 대부분은 공짜로 생긴 3만 원에 행복해하며 참여하지 않았다.
그러자 제작진이 상황을 바꿨다. 이번엔 3만 원이 아닌 5만 원을 한 번에 준다. 공짜로 생긴 5만 원에 행복해하는 찰나, 5만 원 가운데 2만 원은 돌려달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인다.
“저에게 돌려주신 2만 원을 되찾으시려면 3만 원을 걸고 승률 50%의 게임을 하셔야 합니다. 하시겠습니까?”
그러자 사람들 대부분이 게임에 참여했다. 이 실험은 영국 BBC에서도 똑같은 방식으로 했는데,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다시 생각해보자. 앞의 두 상황은 근본적으로 똑같다. 둘 다 ‘3만 원을 걸고 2만 원을 더 따려는 게임에 참여할 것인지, 아닌지’를 택하게 했다. 그런데 사람들의 선택은 달랐다. 이유가 뭘까. 심리학자들은 이를 ‘손실회피심리’라고 부른다. 물건을 얻었을 때 기쁨보다 잃었을 때 고통을 더 크게 느끼는 것을 말한다. 앞의 실험에서 내기에 참여한 사람들은 잠시 자기 손에 들어왔다가 사라진 2만 원에 대한 고통 때문에 게임에 나서는 것이다.
당연히 이러한 심리는 설득에도 매우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이거 참 좋은 거예요”라고 설득하는 건 힘이 약하다. 그 대신 “내 말을 들으면 이런 점이 좋습니다. 이렇게 좋은 걸 놓치시겠습니까?”라고 말해야 한다. 나의 제안에 대해 상대가 ‘좋다’고 느끼도록 만든 뒤, 내 말을 듣지 않으면 그 좋은 것이 ‘사라진다’는 사실을 강조해야 한다.
다시 방 과장의 경우로 돌아가자. 먼저 방 과장이 제안한 조건을 따랐을 때 상대가 얻을 다양한 이득을 강조해야 한다. 최상의 상황을 먼저 보여줌으로써 상대가 ‘우리 비즈니스가 최고가 되겠구나!’라고 인식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런 후에 상대의 요구대로 가격을 할인할 경우 ‘그저 그런’ 상황이 오리라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그럼 상대는 ‘아까 봤던 최고의 상황’이 사라진 것을 아쉬워하며, 되찾고 싶은 욕심을 품게 될 것이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서 수많은 경영인에게 협상과 설득을 가르치는 리처드 셸 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당신은 상대를 설득할 수 없다. 상대가 스스로를 설득하도록 도울 수 있을 뿐이다.”
설득하고 싶은가. 그럼 당신이 팔고 싶은 것을 상대가 ‘자기 것’으로 느끼도록 만들어라. 그리고 당신 말을 듣지 않으면 그게 사라질 것이라고 ‘느끼게’ 하라. 말로 상대를 움직이겠다는 건 욕심이다. 잘 팔릴 수 있도록 멋진 판을 꾸리는 것, 그게 당신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