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시봉 이야기’(21세기 북스), ‘세시봉, 서태지와 트로트를 부르다’(두리미디어), ‘쎄시봉 시대’(민음인). 최근 출간한 ‘세시봉’ 관련 책이다. 지난해 가을 MBC 예능프로그램 ‘놀러와’에서 시작한 세시봉 바람이 공연계를 뒤흔든 후, 출판계에 당도한 모습이다. 조영남, 윤형주, 송창식, 김세환 등 1970년대 서울 세시봉 카페에서 노래하던 가수의 삶과 그 시절 청년 문화를 활자화해 차근차근 대중 앞에 내놓고 있다.
최근 출판계에서 ‘대중문화’는 가장 인기 있는 콘텐츠 공급원이다. 북로그컴퍼니는 6월 말 시작한 MBC 드라마 ‘넌 내게 반했어’를 기초로 영상만화와 드라마소설, 포토에세이 등 5권의 책을 내기로 하고 한창 준비 중이다. 북로그컴퍼니 김옥자 편집장은 “올 1월 SBS 드라마 ‘시크릿 가든’ 종영과 함께 출간한 영상만화는 드라마 명장면을 담은 캡처 사진 1600여 컷과 김은숙 작가의 대사 등이 화제가 되면서 1, 2권 각각 1만8000부 정도씩 팔았다. 지난해 방송한 SBS ‘미남이시네요’의 영상만화 판매량도 이에 못지않다. 이 책은 중국, 대만, 일본에 판권이 팔려 현재도 꾸준히 수익을 낸다”고 밝혔다.
대중적인 인기 화제성 풍부
이 출판사는 2009년 5월 창업 때부터 사업 분야를 단행본 출간과 드라마 대본집 출간, 드라마 관련 콘텐츠 사업 등 세 갈래로 정하고 꾸준히 관련 책을 펴냈다. 그중 노희경 작가의 ‘그들이 사는 세상’ 대본집을 4만 부 판매하는 등 상당수가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김 편집장은 “대중문화 기반 콘텐츠는 화제성이 풍부해 기획력만 뒷받침한다면 출판시장에서 상당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밝혔다.
TV의 힘은 올 상반기 교보문고 아동서 부문 판매 1위를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차지한 데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 책은 동화로는 이례적으로 20~30대 여성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교보문고 홍보팀 진영균 씨는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 자주 등장한 것이 독자의 궁금증을 자극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렇다 보니 출판계는 대중문화를 출판과 연결하는 다양한 시도를 한다. 그중 하나가 연예인 책 출간이다. 교보문고 5월 4주 차 주간 베스트셀러 10위 가운데 4권이 연예인 책일 정도. 아이돌 그룹 ‘2PM’ 출신 솔로가수 박재범의 ‘JUST ME JAY’가 5위, MC 김제동의 ‘김제동이 만나러 갑니다’가 6위를 차지했고, 방송인 백지연의 ‘크리티컬 매스’와 아이돌 그룹 S.E.S 출신 유진의 ‘유진’s 겟잇뷰티’가 각각 9, 10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런 책이 모두 장기적인 베스트셀러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반짝 눈길을 끈 뒤 별다른 반향 없이 사라지는 사례가 더 많다. 앞서 순위에 오른 책 가운데 교보문고 7월 1주 차 주간 베스트셀러 10위 안에 든 책이 단 한 권도 없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세시봉 세대 주역인 가수 조영남 씨가 필자로 참여한 ‘쎄시봉 시대’는 출간 초기 거의 모든 언론 매체가 소개할 만큼 화제였지만, 판매량은 6월 말 현재 5000부가 채 되지 않는다. 이 책 기획자인 민음인 김혜원 차장은 “출간 초기 관심에 비하면 아직 기대에 못 미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타깃 독자층의 연령대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 세시봉에 대한 흥미와 관심이 구매로 이어지지 않는 것 같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반면 민음인이 올 1월 SBS 다큐멘터리 ‘생명의 선택’ 3부작을 바탕으로 펴낸 ‘당신이 먹는 게 삼대를 간다’는 기대 이상의 호응을 얻었다.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이 유전자를 바꾸고 운명을 바꾼다’는 부제를 단 이 책은 판매 1만 부를 넘어선 상태. 김 차장은 “최근 출판계에서 TV 콘텐츠는 양날의 칼로 평가받는다. 화제성과 신뢰성을 갖춘 만큼 베스트셀러가 될 가능성이 높지만, 이미 TV를 통해 콘텐츠를 접한 대중이 선뜻 구매를 선택하지 않는 경향도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점에서 2009년 EBS ‘다큐프라임-아이의 사생활’을 바탕으로 출간한 ‘아이의 사생활’(지식채널)은 방송 콘텐츠 출판의 모범 사례다. 자녀교육서로는 이례적으로 25만 부가 팔려 대박을 기록한 이 책은 최근 ‘아이의 자존감’(지식채널) 출간으로 이어지면서 또 한 번 화제를 모았다. ‘아이의 사생활’ 제작진이 2년여 준비 끝에 펴낸 이 책은 6월 1일 출간 이후 3주 만에 4만 부 이상 팔렸고, 인터파크 같은 유명 온라인 서점에서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독자의 관심이 구매로 이어지도록 하려면 ‘대중문화 콘텐츠 플러스알파’가 필요하다는게 지식채널 김경섭 대표의 설명이다.
‘플러스알파’가 필요한 이유
“방송은 세상에 이슈를 던지고 자극을 주는 구실을 한다. 그것을 책으로 내려면 더 많은 정보와 깊이 있는 메시지를 담아야 한다. 다큐멘터리 ‘아이의 사생활’은 국내외 저명한 교육 전문가가 500명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1년 넘게 실험하며 만든 콘텐츠다. 이 내용을 책으로 만들면서 유아교육 전문 필진이 전체 콘텐츠를 치밀하게 검토했고, TV 영상에 담지 못한 부분을 보충했다. 이 점을 독자가 높이 평가한 것 같다.”
2009년 MBC에서 방송한 ‘휴먼다큐멘터리 사랑’의 ‘풀빵엄마’편을 창작동화로 각색해 출간한 ‘풀빵엄마’(동아일보)도 플러스알파 전략으로 성공했다. 어린이 도서 분야에서는 연간 2만 부 이상 판매하면 베스트셀러로 평가하는데, ‘풀빵엄마’는 3월 출간 이후 석 달 만에 2만3000부를 돌파했다. 기획자 정상우 씨는 “창작동화 분야에서 오랜만에 등장한 베스트셀러라 주위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풀빵엄마’는 2010년 국제 에미상 다큐멘터리 부문을 수상했을 만큼 힘 있는 콘텐츠다. 위암 말기 환자인 엄마가 홀로 두 아이를 키우다 세상을 떠나는 이야기가 ‘아름답고 슬픈 동화’같다는 점에 착안해 아예 아이 눈높이에 맞게 새로 꾸미면 어떨까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매년 한 권씩 ‘휴먼다큐 사랑’ 시리즈에 기반한 창작동화를 펴낼 계획이다. 지금은 5월 방송한 ‘엄마 미안’ 편의 동화 각색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한기호 소장은 “책이라는 매체가 갖는 공공적인 성격 덕에 대중문화 콘텐츠를 책으로 출간하면 한 번 즐기고 마는 오락을 넘어서는 사회적 의의를 갖게 된다. 출판시장이 침체한 상황에서 대중성과 공신력을 갖춘 TV 콘텐츠는 출판계에 활력을 불어넣는 새로운 자극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출판계에서 ‘대중문화’는 가장 인기 있는 콘텐츠 공급원이다. 북로그컴퍼니는 6월 말 시작한 MBC 드라마 ‘넌 내게 반했어’를 기초로 영상만화와 드라마소설, 포토에세이 등 5권의 책을 내기로 하고 한창 준비 중이다. 북로그컴퍼니 김옥자 편집장은 “올 1월 SBS 드라마 ‘시크릿 가든’ 종영과 함께 출간한 영상만화는 드라마 명장면을 담은 캡처 사진 1600여 컷과 김은숙 작가의 대사 등이 화제가 되면서 1, 2권 각각 1만8000부 정도씩 팔았다. 지난해 방송한 SBS ‘미남이시네요’의 영상만화 판매량도 이에 못지않다. 이 책은 중국, 대만, 일본에 판권이 팔려 현재도 꾸준히 수익을 낸다”고 밝혔다.
대중적인 인기 화제성 풍부
이 출판사는 2009년 5월 창업 때부터 사업 분야를 단행본 출간과 드라마 대본집 출간, 드라마 관련 콘텐츠 사업 등 세 갈래로 정하고 꾸준히 관련 책을 펴냈다. 그중 노희경 작가의 ‘그들이 사는 세상’ 대본집을 4만 부 판매하는 등 상당수가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김 편집장은 “대중문화 기반 콘텐츠는 화제성이 풍부해 기획력만 뒷받침한다면 출판시장에서 상당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밝혔다.
TV의 힘은 올 상반기 교보문고 아동서 부문 판매 1위를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차지한 데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 책은 동화로는 이례적으로 20~30대 여성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교보문고 홍보팀 진영균 씨는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 자주 등장한 것이 독자의 궁금증을 자극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렇다 보니 출판계는 대중문화를 출판과 연결하는 다양한 시도를 한다. 그중 하나가 연예인 책 출간이다. 교보문고 5월 4주 차 주간 베스트셀러 10위 가운데 4권이 연예인 책일 정도. 아이돌 그룹 ‘2PM’ 출신 솔로가수 박재범의 ‘JUST ME JAY’가 5위, MC 김제동의 ‘김제동이 만나러 갑니다’가 6위를 차지했고, 방송인 백지연의 ‘크리티컬 매스’와 아이돌 그룹 S.E.S 출신 유진의 ‘유진’s 겟잇뷰티’가 각각 9, 10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런 책이 모두 장기적인 베스트셀러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반짝 눈길을 끈 뒤 별다른 반향 없이 사라지는 사례가 더 많다. 앞서 순위에 오른 책 가운데 교보문고 7월 1주 차 주간 베스트셀러 10위 안에 든 책이 단 한 권도 없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세시봉 세대 주역인 가수 조영남 씨가 필자로 참여한 ‘쎄시봉 시대’는 출간 초기 거의 모든 언론 매체가 소개할 만큼 화제였지만, 판매량은 6월 말 현재 5000부가 채 되지 않는다. 이 책 기획자인 민음인 김혜원 차장은 “출간 초기 관심에 비하면 아직 기대에 못 미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타깃 독자층의 연령대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 세시봉에 대한 흥미와 관심이 구매로 이어지지 않는 것 같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반면 민음인이 올 1월 SBS 다큐멘터리 ‘생명의 선택’ 3부작을 바탕으로 펴낸 ‘당신이 먹는 게 삼대를 간다’는 기대 이상의 호응을 얻었다.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이 유전자를 바꾸고 운명을 바꾼다’는 부제를 단 이 책은 판매 1만 부를 넘어선 상태. 김 차장은 “최근 출판계에서 TV 콘텐츠는 양날의 칼로 평가받는다. 화제성과 신뢰성을 갖춘 만큼 베스트셀러가 될 가능성이 높지만, 이미 TV를 통해 콘텐츠를 접한 대중이 선뜻 구매를 선택하지 않는 경향도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점에서 2009년 EBS ‘다큐프라임-아이의 사생활’을 바탕으로 출간한 ‘아이의 사생활’(지식채널)은 방송 콘텐츠 출판의 모범 사례다. 자녀교육서로는 이례적으로 25만 부가 팔려 대박을 기록한 이 책은 최근 ‘아이의 자존감’(지식채널) 출간으로 이어지면서 또 한 번 화제를 모았다. ‘아이의 사생활’ 제작진이 2년여 준비 끝에 펴낸 이 책은 6월 1일 출간 이후 3주 만에 4만 부 이상 팔렸고, 인터파크 같은 유명 온라인 서점에서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독자의 관심이 구매로 이어지도록 하려면 ‘대중문화 콘텐츠 플러스알파’가 필요하다는게 지식채널 김경섭 대표의 설명이다.
‘플러스알파’가 필요한 이유
“방송은 세상에 이슈를 던지고 자극을 주는 구실을 한다. 그것을 책으로 내려면 더 많은 정보와 깊이 있는 메시지를 담아야 한다. 다큐멘터리 ‘아이의 사생활’은 국내외 저명한 교육 전문가가 500명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1년 넘게 실험하며 만든 콘텐츠다. 이 내용을 책으로 만들면서 유아교육 전문 필진이 전체 콘텐츠를 치밀하게 검토했고, TV 영상에 담지 못한 부분을 보충했다. 이 점을 독자가 높이 평가한 것 같다.”
2009년 MBC에서 방송한 ‘휴먼다큐멘터리 사랑’의 ‘풀빵엄마’편을 창작동화로 각색해 출간한 ‘풀빵엄마’(동아일보)도 플러스알파 전략으로 성공했다. 어린이 도서 분야에서는 연간 2만 부 이상 판매하면 베스트셀러로 평가하는데, ‘풀빵엄마’는 3월 출간 이후 석 달 만에 2만3000부를 돌파했다. 기획자 정상우 씨는 “창작동화 분야에서 오랜만에 등장한 베스트셀러라 주위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풀빵엄마’는 2010년 국제 에미상 다큐멘터리 부문을 수상했을 만큼 힘 있는 콘텐츠다. 위암 말기 환자인 엄마가 홀로 두 아이를 키우다 세상을 떠나는 이야기가 ‘아름답고 슬픈 동화’같다는 점에 착안해 아예 아이 눈높이에 맞게 새로 꾸미면 어떨까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매년 한 권씩 ‘휴먼다큐 사랑’ 시리즈에 기반한 창작동화를 펴낼 계획이다. 지금은 5월 방송한 ‘엄마 미안’ 편의 동화 각색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한기호 소장은 “책이라는 매체가 갖는 공공적인 성격 덕에 대중문화 콘텐츠를 책으로 출간하면 한 번 즐기고 마는 오락을 넘어서는 사회적 의의를 갖게 된다. 출판시장이 침체한 상황에서 대중성과 공신력을 갖춘 TV 콘텐츠는 출판계에 활력을 불어넣는 새로운 자극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