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통신회사에서 근무하다 2007년 초 퇴직한 강모 부장은 퇴직금이 절반으로 줄어든 상태다. 퇴직금 3억원 전부를 고수익 고위험 해외펀드에 투자했다 경기가 나빠지면서 현재 평가액이 1억6000만원으로 반 토막난 것이다. 이제는 여유 생활자금까지도 거의 바닥난 상황. 강 부장은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이 펀드를 환매해야 할지 고민에 빠져 있다.
명예퇴직, 희망퇴직 등으로 직장을 그만둔 사람들의 공통된 고민은 목돈인 퇴직금을 어떻게 운용하면 좋을지에 대한 것이다. 강 부장의 사례처럼 섣불리 결정했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먼저 ‘퇴직’의 기본 개념부터 살피자. 퇴직은 은퇴와 달리 경제활동을 완전히 그만두는 것이 아니다. 창업이나 재취업을 통해 다시 소득을 올릴 수 있다. 바로 여기서 퇴직금 운용원칙을 찾을 수 있다.
통장 하나로 모든 거래 절대 금물
먼저 자신의 비재무적 상황을 객관적으로 분석한다. 건강상태, 가족관계, 취미생활, 종교활동, 향후 인생목표 등에 따라 퇴직금 운용의 방향성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둘째, 안정적인 생활자금을 확보한다. 이는 정말 중요한데, 고정 수입이 없으면서도 생활자금을 따로 마련해두지 않으면 비상시 자산을 헐값에 매각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취업 또는 창업 준비기간을 예상하고, 그동안 사용할 생활비를 고려해 단기 유동성 자금을 확보한다. 셋째, 재무목표를 재계획하고 단기·중기·장기에 따라 필요 자금 비율을 재조정한다. 이 세 가지 원칙을 바탕으로 퇴직자에게 맞는 연령대별 금융상품을 살펴보자.
30, 40대의 경우 얼마 지나지 않아 새 직장을 구하거나 창업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새로운 소득이 생길 때까지 쓸 생활자금을 퇴직금에서 일부 덜어내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금융상품에 예치해둔다. 종합자산관리계좌(CMA)나 머니마켓펀드(MMF)는 수시 입출금이 되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특히 CMA는 소액결제 서비스(매달 자동으로 청구되는 공과금 등을 자동이체 해주는 서비스)도 가능하기 때문에 생활자금 관리에 더욱 적합하다.
창업자금은 필요할 때마다 찾아쓸 수 있도록 CMA, MMF, 6개월~1년 만기 정기예금 같은 단기 금융상품에 예치한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생활자금과 창업자금의 계좌를 달리하는 것이다. 생활자금이 창업자금에 투입되지 않게 해야 한다. 한 통장에 넣어두고 쓰다가 창업이 빠른 시간 안에 궤도에 오르지 못할 경우 사업과 생활에서 이중고를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적금은 중단, 보험은 유지
새로운 소득원을 찾는 기간에는 고정 지출을 최대한 줄인다. 부채가 있다면 일부를 상환해 이자비용을 줄인다. 신용대출은 되도록 하루빨리 청산하고, 주택담보대출은 앞으로 계속 거주할지 매각할지에 따라 청산 여부를 결정한다. 은행적금이나 적립식 펀드 불입은 잠시 중단하고, 그 대신 최소한의 위험 대비를 위해 보장성 보험은 유지하도록 한다. 노후생활자금은 창업이나 재취업 이후로 미루되, 여유가 있다면 개인연금보험 등에 가입한다. 앞으로 퇴직금 같은 큰 목돈이 들어올 기회는 없기 때문이다.
50대에 퇴직한 경우 일반적인 은퇴 시기와 비슷하므로 퇴직금을 노후생활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다. 퇴직금으로 받은 뭉칫돈을 즉시연금보험이나 월 이자 지급식 정기예금 등에 넣어 새로운 소득흐름을 만들도록 한다. 비상시에 대비한 긴급 자금도 마련해두는 게 현명한데, 3~6개월치 생활비를 CMA 같은 수시 입출금식 상품에 넣어두면 된다. 대학생이나 예비 대학생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자녀교육자금을 따로 마련해둔다. 자녀교육자금은 사용 시기를 비교적 정확히 예측할 수 있으므로 정기예금이나 위험 성향에 따라 안정성과 수익성을 고려해 주가지수연동예금(ELD)이나 인덱스 펀드에 넣어두는 것이 효과적이다.
마지막으로 퇴직 후 새로운 생활을 준비하려면 자신의 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인생을 재설계해야 하므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창업을 준비한다면 창업 컨설턴트의 도움을, 재취업을 원한다면 헤드헌터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안정적이고 효과적인 자산설계를 도와주는 재무설계사 등 금융 전문가의 조언을 받는 일도 필요하다.
김은태 엠앤엘파트너스 재무센터장
명예퇴직, 희망퇴직 등으로 직장을 그만둔 사람들의 공통된 고민은 목돈인 퇴직금을 어떻게 운용하면 좋을지에 대한 것이다. 강 부장의 사례처럼 섣불리 결정했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먼저 ‘퇴직’의 기본 개념부터 살피자. 퇴직은 은퇴와 달리 경제활동을 완전히 그만두는 것이 아니다. 창업이나 재취업을 통해 다시 소득을 올릴 수 있다. 바로 여기서 퇴직금 운용원칙을 찾을 수 있다.
통장 하나로 모든 거래 절대 금물
먼저 자신의 비재무적 상황을 객관적으로 분석한다. 건강상태, 가족관계, 취미생활, 종교활동, 향후 인생목표 등에 따라 퇴직금 운용의 방향성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둘째, 안정적인 생활자금을 확보한다. 이는 정말 중요한데, 고정 수입이 없으면서도 생활자금을 따로 마련해두지 않으면 비상시 자산을 헐값에 매각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취업 또는 창업 준비기간을 예상하고, 그동안 사용할 생활비를 고려해 단기 유동성 자금을 확보한다. 셋째, 재무목표를 재계획하고 단기·중기·장기에 따라 필요 자금 비율을 재조정한다. 이 세 가지 원칙을 바탕으로 퇴직자에게 맞는 연령대별 금융상품을 살펴보자.
30, 40대의 경우 얼마 지나지 않아 새 직장을 구하거나 창업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새로운 소득이 생길 때까지 쓸 생활자금을 퇴직금에서 일부 덜어내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금융상품에 예치해둔다. 종합자산관리계좌(CMA)나 머니마켓펀드(MMF)는 수시 입출금이 되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특히 CMA는 소액결제 서비스(매달 자동으로 청구되는 공과금 등을 자동이체 해주는 서비스)도 가능하기 때문에 생활자금 관리에 더욱 적합하다.
금융기관 | 상품명 | 금리 | 특징 | 비고 |
기업은행 | 실세금리 정기예금 | 3.3% | 비과세, 세금우대 가능 | 일시납, 500만원 이상 |
하나은행 | 고단위플러스 확정금리 | 3.6% | 세금우대 가능 | 일시납, 500만원 이상 |
농협 | 자유로 정기예금 | 3.2% | 세금우대 가능 | 일시납, 300만원 이상 |
외환은행 | 하이브리드채 | 7.3% | AA등급 채권 유동성 중도매매 가능 | 일시납, 500만원 이상 |
HK저축은행 | 후순위채 | 9.5% | 높은 확정금리 | 1,000만원 이상 |
금융기관 | 상품명 | 금리 | 특징 | 비고 |
미래에셋보험 | 가입즉시 연금보험 | 5.1% | 45세부터 가능, 90세까지 보증 | 최저보증이율 2.5% |
하나HSBC생명 | 하나 즉시연금 | 실세금리 | 증권 및 보험 복합거래 | 증권사 판매, 최저보증이율 |
창업자금은 필요할 때마다 찾아쓸 수 있도록 CMA, MMF, 6개월~1년 만기 정기예금 같은 단기 금융상품에 예치한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생활자금과 창업자금의 계좌를 달리하는 것이다. 생활자금이 창업자금에 투입되지 않게 해야 한다. 한 통장에 넣어두고 쓰다가 창업이 빠른 시간 안에 궤도에 오르지 못할 경우 사업과 생활에서 이중고를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기관 | 상품명 | 금리 | 특징 | 비고 |
하나은행 | 주가지수연계 정기예금 (적극형 29호) | 3.9~12.35% | 원금보장형 | 500만원 이상 |
하나은행 | 주가지수연계 정기예금 (안정형 36호) | 7.0%(20% 상승 시) | 원금보장형 | 500만원 이상 |
금융기관 | 상품명 | 기준 지수 | 순자산 | 비고 |
교보악사운용 | 교보악사파워인덱스 파생상품 1-B | 코스피 200 | 6,847억원 | 선취 수수료 0.03% |
삼성운용 | 삼성인덱스플러스 파생상품 종류형 1-A | 코스피 200 | 1,672억원 | 선취 수수료 0.8% |
하나UBS | 하나UBS 파워인덱스 파생상품1 | 코스피 200 | 487억원 | 선취 수수료 0.5% |
한국운용 | 한국부자아빠 엄브렐러 인덱스 파생상품 A-1 | 코스피 200 | 481억원 | 선취 수수료 1.0% |
동부운용 | 동부해오름 인덱스알파 파생상품 class A | 코스피 200 | 144억원 | 선취 수수료 0.03% |
적금은 중단, 보험은 유지
새로운 소득원을 찾는 기간에는 고정 지출을 최대한 줄인다. 부채가 있다면 일부를 상환해 이자비용을 줄인다. 신용대출은 되도록 하루빨리 청산하고, 주택담보대출은 앞으로 계속 거주할지 매각할지에 따라 청산 여부를 결정한다. 은행적금이나 적립식 펀드 불입은 잠시 중단하고, 그 대신 최소한의 위험 대비를 위해 보장성 보험은 유지하도록 한다. 노후생활자금은 창업이나 재취업 이후로 미루되, 여유가 있다면 개인연금보험 등에 가입한다. 앞으로 퇴직금 같은 큰 목돈이 들어올 기회는 없기 때문이다.
50대에 퇴직한 경우 일반적인 은퇴 시기와 비슷하므로 퇴직금을 노후생활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다. 퇴직금으로 받은 뭉칫돈을 즉시연금보험이나 월 이자 지급식 정기예금 등에 넣어 새로운 소득흐름을 만들도록 한다. 비상시에 대비한 긴급 자금도 마련해두는 게 현명한데, 3~6개월치 생활비를 CMA 같은 수시 입출금식 상품에 넣어두면 된다. 대학생이나 예비 대학생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자녀교육자금을 따로 마련해둔다. 자녀교육자금은 사용 시기를 비교적 정확히 예측할 수 있으므로 정기예금이나 위험 성향에 따라 안정성과 수익성을 고려해 주가지수연동예금(ELD)이나 인덱스 펀드에 넣어두는 것이 효과적이다.
마지막으로 퇴직 후 새로운 생활을 준비하려면 자신의 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인생을 재설계해야 하므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창업을 준비한다면 창업 컨설턴트의 도움을, 재취업을 원한다면 헤드헌터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안정적이고 효과적인 자산설계를 도와주는 재무설계사 등 금융 전문가의 조언을 받는 일도 필요하다.
김은태 엠앤엘파트너스 재무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