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엔 자신 있었는데, 이번 대회의 난이도와 코스가 테크닉보다 체력을 요하는 것이어서 운이 좋았어요.”
신윤선(28·노스페이스, 대구파워클라이밍센터·사진) 씨의 목소리는 씩씩하다. 신씨는 2월10일 국제산악연맹(UIAA)이 주관하고 루마니아 부스테니에서 열린 빙벽 등반(Ice Climbing) 월드컵 2차 대회 난이도 부문(고난도 코스를 누가 더 높이 오르는지를 겨루는 경기) 결선에서 우승했다.
노스페이스 김형우 산악지원팀장에 따르면, UIAA가 주관하는 대회에서 한국인이 우승한 것은 남녀를 통틀어 신씨가 처음이다. 빙벽 등반 대회는 UIAA가 주관하는 월드컵대회가 가장 권위 있다. 한국이 히말라야 14좌(해발 8000m 이상 봉우리) 완등자만 엄홍길 박영석 한왕용 3명을 보유한 산악 강국임을 감안할 때 이는 다소 뜻밖이다.
루마니아 월드컵 2차 난이도 부문에서 우승
어쨌든 한국인 최초라는 타이틀을 달게 된 신씨는 어떤 사람일까. 놀랍게도 그는 5년 전만 해도 등산과는 거리가 먼 평범한 대학생이었다. 2003년 여름, 취미 겸 몸매 관리를 위해 스포츠 클라이밍에 입문했다.
스포츠 클라이밍은 스포츠의 형태로 발전한 암벽 등반을 뜻한다. 보통 합판 또는 건물 벽면에 구멍을 뚫거나 손잡이를 붙인 실내 인공암벽에서 등반을 한다.
신씨가 스포츠 클라이밍을 처음 배운 곳은 대구파워클라이밍센터. 이 센터의 대표 박본현(47) 씨의 아내이자 암벽 등반가인 이정옥(37) 씨가 신씨를 빙벽 등반의 길로 이끌었다.
이씨는 신씨에 대해 “자질을 타고났다기보다 전형적인 노력형 클라이머”라면서 2003년 말 신씨와 나눴던 대화 한 토막을 들려줬다.
“어느 날 갑자기 저에게 묻더라고요. ‘스포츠 클라이밍으로 밥 먹고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요. 그래서 그냥 간단히 대답했죠. ‘세계 최고가 되면 되지.’ 그랬더니 윤선이가 ‘그럼 세계 최고가 될래요’라고 하지 뭐예요.”
이씨는 신씨가 암벽 등반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라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당장 그날부터 신씨의 연습량은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고 한다.
“오전에 문 열 때부터 밤에 문 닫을 때까지 벽에 붙어 있었어요. 정말 대단한 사람이에요.”
기자도 스포츠 클라이밍을 잠깐 해봤는데, 처음 한 달 정도는 벽에 20분 붙어 있기도 쉽지 않았다. 고급 단계의 스포츠 클라이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팔의 힘. 팔에 힘이 붙어야 발을 디딜 수 없는 구간을 통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씨는 처음엔 턱걸이를 1회도 못했지만, 지금은 한 번에 25회 정도 한다.
보통 암벽 등반에 재미를 붙이면 빙벽 등반에도 관심을 갖게 된다. 신씨도 스포츠 클라이밍을 시작한 지 2년이 채 안 된 2005년 초부터 빙벽 등반을 시작했고, 3년 만에 세계 정상급 선수로 성장했다. 신씨는 “빙벽 등반은 피켈로 얼음을 찍는 손맛이 굉장히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아이젠과 피켈, 헬멧 갖추면 쉽게 배울 수 있어
빙벽 등반은 말 그대로 얼음벽을 오르는 것이다. 일반인도 자기 수준에 맞춰 빙벽 등반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빙벽 등반은 미끄러운 얼음을 타야 하기 때문에 필요한 장비가 따로 있다.
먼저 크램폰이라고 하는 아이젠과 피켈이 필요하다. 빙벽 등반용 아이젠은 일반 등산용 아이젠과 달리 프런트 포인트라고 하는 앞발톱이 있다. 이 앞발톱이 있어야 얼음을 찍은 상태에서 몸을 지탱할 수 있게 된다. 피켈은 손잡이가 직선형에서 곡선형으로 바뀌는 추세로, 급경사 빙벽에서는 곡선형이 더 편하기 때문이다. 낙빙으로부터 머리를 보호하는 헬멧도 필수품이다.
초보자가 빙벽 등반을 배우기에 좋은 빙장(氷場)들이 여러 군데 있다. 대표적인 곳이 서울 강북구 우이동 도선사 입구에 있는 오투월드(www.o2o2.co.kr).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높이 20m의 실내 빙벽과 3면의 8m 빙벽, 3개의 8m 얼음기둥이 있어 다양한 빙벽 체험이 가능하다. 빙벽 장비는 1만원에 모두 빌릴 수 있으며, 3시간 하루 빙장 체험(3만원) 코스를 통해 기초 교습도 받을 수 있다. 자유 이용은 평일 기준 시간당 1만원.
자연 빙장으로는 경기 양주시 도락산(441m)의 가래비 빙장이 유명한데, 폐채석장에서 흘러내린 물줄기가 얼어붙어 생긴 빙벽(높이 27m, 너비 5m)이다.
신윤선(28·노스페이스, 대구파워클라이밍센터·사진) 씨의 목소리는 씩씩하다. 신씨는 2월10일 국제산악연맹(UIAA)이 주관하고 루마니아 부스테니에서 열린 빙벽 등반(Ice Climbing) 월드컵 2차 대회 난이도 부문(고난도 코스를 누가 더 높이 오르는지를 겨루는 경기) 결선에서 우승했다.
노스페이스 김형우 산악지원팀장에 따르면, UIAA가 주관하는 대회에서 한국인이 우승한 것은 남녀를 통틀어 신씨가 처음이다. 빙벽 등반 대회는 UIAA가 주관하는 월드컵대회가 가장 권위 있다. 한국이 히말라야 14좌(해발 8000m 이상 봉우리) 완등자만 엄홍길 박영석 한왕용 3명을 보유한 산악 강국임을 감안할 때 이는 다소 뜻밖이다.
루마니아 월드컵 2차 난이도 부문에서 우승
어쨌든 한국인 최초라는 타이틀을 달게 된 신씨는 어떤 사람일까. 놀랍게도 그는 5년 전만 해도 등산과는 거리가 먼 평범한 대학생이었다. 2003년 여름, 취미 겸 몸매 관리를 위해 스포츠 클라이밍에 입문했다.
스포츠 클라이밍은 스포츠의 형태로 발전한 암벽 등반을 뜻한다. 보통 합판 또는 건물 벽면에 구멍을 뚫거나 손잡이를 붙인 실내 인공암벽에서 등반을 한다.
신씨가 스포츠 클라이밍을 처음 배운 곳은 대구파워클라이밍센터. 이 센터의 대표 박본현(47) 씨의 아내이자 암벽 등반가인 이정옥(37) 씨가 신씨를 빙벽 등반의 길로 이끌었다.
이씨는 신씨에 대해 “자질을 타고났다기보다 전형적인 노력형 클라이머”라면서 2003년 말 신씨와 나눴던 대화 한 토막을 들려줬다.
“어느 날 갑자기 저에게 묻더라고요. ‘스포츠 클라이밍으로 밥 먹고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요. 그래서 그냥 간단히 대답했죠. ‘세계 최고가 되면 되지.’ 그랬더니 윤선이가 ‘그럼 세계 최고가 될래요’라고 하지 뭐예요.”
이씨는 신씨가 암벽 등반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라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당장 그날부터 신씨의 연습량은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고 한다.
“오전에 문 열 때부터 밤에 문 닫을 때까지 벽에 붙어 있었어요. 정말 대단한 사람이에요.”
기자도 스포츠 클라이밍을 잠깐 해봤는데, 처음 한 달 정도는 벽에 20분 붙어 있기도 쉽지 않았다. 고급 단계의 스포츠 클라이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팔의 힘. 팔에 힘이 붙어야 발을 디딜 수 없는 구간을 통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씨는 처음엔 턱걸이를 1회도 못했지만, 지금은 한 번에 25회 정도 한다.
보통 암벽 등반에 재미를 붙이면 빙벽 등반에도 관심을 갖게 된다. 신씨도 스포츠 클라이밍을 시작한 지 2년이 채 안 된 2005년 초부터 빙벽 등반을 시작했고, 3년 만에 세계 정상급 선수로 성장했다. 신씨는 “빙벽 등반은 피켈로 얼음을 찍는 손맛이 굉장히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아이젠과 피켈, 헬멧 갖추면 쉽게 배울 수 있어
빙벽 등반은 말 그대로 얼음벽을 오르는 것이다. 일반인도 자기 수준에 맞춰 빙벽 등반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빙벽 등반은 미끄러운 얼음을 타야 하기 때문에 필요한 장비가 따로 있다.
먼저 크램폰이라고 하는 아이젠과 피켈이 필요하다. 빙벽 등반용 아이젠은 일반 등산용 아이젠과 달리 프런트 포인트라고 하는 앞발톱이 있다. 이 앞발톱이 있어야 얼음을 찍은 상태에서 몸을 지탱할 수 있게 된다. 피켈은 손잡이가 직선형에서 곡선형으로 바뀌는 추세로, 급경사 빙벽에서는 곡선형이 더 편하기 때문이다. 낙빙으로부터 머리를 보호하는 헬멧도 필수품이다.
초보자가 빙벽 등반을 배우기에 좋은 빙장(氷場)들이 여러 군데 있다. 대표적인 곳이 서울 강북구 우이동 도선사 입구에 있는 오투월드(www.o2o2.co.kr).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높이 20m의 실내 빙벽과 3면의 8m 빙벽, 3개의 8m 얼음기둥이 있어 다양한 빙벽 체험이 가능하다. 빙벽 장비는 1만원에 모두 빌릴 수 있으며, 3시간 하루 빙장 체험(3만원) 코스를 통해 기초 교습도 받을 수 있다. 자유 이용은 평일 기준 시간당 1만원.
자연 빙장으로는 경기 양주시 도락산(441m)의 가래비 빙장이 유명한데, 폐채석장에서 흘러내린 물줄기가 얼어붙어 생긴 빙벽(높이 27m, 너비 5m)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