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을 일깨우는 자연의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있는 아이들.
경기도 분당에 위치한 ‘아이나무’는 자연과의 교감을 강조하는 ‘발도르프’ 교육에 뿌리를 두고 있다. 발도르프 교육은 90년 전 독일의 루돌프 슈타이너가 정립한 것으로, “아이는 텅 비어 있는 ‘깡통’과 같기 때문에, 그 속을 채워줘야 한다고 바라보는 교육은 잘못된 것이다. 이미 아이는 무엇인가로 꽉 채워져 있다. 그 무엇인가는 이미 아이가 가지고 온 것이며, 바로 그것을 밖으로 끄집어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교육”이라고 본다. 따라서 주입된 지식으로 꽉꽉 채워진 ‘똑똑한’ 아이보다는, 타고난 본성을 제대로 발전시켜 밝고 건전한 아이를 키우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독일 ‘발도르프’ 교육에 뿌리
“모든 문명을 거부하고 원시 상태로 돌아가자는 교육”이라는 아이나무 강인구 원장의 말처럼 아이나무에는 인공적인 장난감이 하나도 없다. 뜨개실로 만든 인형, 조약돌, 조가비, 솔방울, 밤, 호두, 은행, 나무토막, 찰흙, 나뭇잎 등이 장난감의 전부다. 그래서 아이나무에 처음 온 아이들은 이토록 자극적이지 않은 장난감에 실망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미 완벽히 만들어져 조금도 끼어 들어갈 여지가 없는 기존 장난감과 달리 이런 자연의 장난감은 아이의 무한한 감성을 일깨우는 교재로 작용한다.
“특히 아이들은 흰 찰흙 놀이 하는 것을 좋아해요. 아이들은 상상의 날개를 펴 찰흙으로 원하는 모양을 만들고, 그렇게 만든 인형을 가지고 즉석에서 동화를 창작해서 이야기하죠. 또 한 조각 나뭇잎은 아이들에게 배가 되기도 하고, 편지지가 되기도 하며, 작은 바이올린이 되기도 해요. 이런 상상력과 창의력은 컴퓨터나 방송에 찌든 아이들에게는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죠.” 강인구 원장의 설명이다.
3년 전 단 3명의 아이와 함께 조촐하게 시작한 ‘아이나무’는 현재 제2의 도약기를 맞고 있다. 발도르프 교육에 뜻을 같이하는 유아교육 전문가들과 함께 ‘한국 자연주의 교육협회’를 구성한 것. 또 발도르프 교육을 연구하는 독일이나 일본, 대만의 기관들과 교류를 시작했고, 센터 내에서 치료가 목적인 언어 놀이 등도 함께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11월1일 대구에도 아이나무 유아놀이센터를 열었다. 대구 센터의 경우 음악 중심의 ‘교육 예술’을 토대로 한다. 여기서 말하는 교육 예술은 음악, 미술, 율동 등과 같은 예술 교과의 의미가 아니라 수업 전체를 예술적으로 구성하는 것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