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철한 9단은 올 초 응씨배 준우승에 이어 또다시 정상 등극에 실패함으로써 국내 기전에서는 ‘이창호 킬러’로 명성을 떨치면서도 국제대회에서 번번이 ‘우승 코’를 못 꿰어 ‘국내용’이란 오명을 떨쳐버리지 못했다.
흑은 초반 좌상변 접전 과정에서 카운터펀치를 허용, 상변 대마가 떨어지면서 공이 울리자마자 그로기 상태에 빠졌으나 우하귀의 백돌을 잡으며 기사회생했다. 관건은 상변 백집이 얼마나 나느냐에 달렸는데, 최철한 9단은 형세를 오판했는지 ‘장면도’ 흑1로 평범하게 끝내기했고 이걸로 그만이었다. ‘얼씨구나’ 좋아하며 백2로 막으면서 흑 에 대한 뒷맛이 깨끗하게 사라졌다.
‘참고도1’ 흑1의 뛰어듦이 왜 안 보였을까? 아무리 초읽기에 몰린 상황이라 하더라도 이 정도의 수는 아마추어 고단자만 돼도 어렵지 않게 찾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백2로 물러서면 흑5까지 간단하게 수가 난다. 그렇다고 ‘참고도2’의 백1·3으로 반발하는 것은 흑4까지 백쫔 두 점이 떨어지지 않는가. 245수 끝, 백 2집 반 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