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인터넷진흥원은 2004년 말 실시한 ‘2004년 정보화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인터넷 이용률이 지난해 처음으로 3000만명을 넘어서 전체 인구의 70% 선을 돌파했다고 한다. 수치가 중요하다기보다 젖먹이와 최고령층을 제외하고는 아동에서 노인까지 인터넷을 통한 정보화에 포괄되어 있고, TV와 전화 못지않게 일상매체가 되었다는 검증인 셈이다.
세대별 이용률을 보면 그야말로 나이의 역순이 된다. 9~19세까지가 96.2%로 1위, 20대 95.3%, 30대 88%로 이어져 60대 이상 10.1%가 가장 낮은 연령층이다. 하지만 60대 이상도 지난해의 5.2%에 비해 급증한 편이어서 그리 어두운 추세만은 아니다. 2001년 중국 전체의 유선전화 보급률인 13.9% 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문제는 각각의 비율보다 ‘상대적 불평등’이다. 9~19세의 이용률 96.2%에서 60대 이상의 이용률 10.1%를 빼면 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최상위와 최하위의 ‘거리’는 무려 86.1%나 된다. 외국의 경우와 비교하면 일본이 70, 영국 45, 미국 34로 우리나라의 세대 간 정보 불평등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비친다.
이러한 불평등의 양상은 다른 변수에서도 일관되게 다른 선진국에 비해 높다.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의 ‘정보격차 해소 백서’에 따르면 대졸 이상의 인터넷 이용률 92.3%와 중졸 이하의 9.8% 간 거리는 82.5%나 된다.
고소득과 저소득 간 불평등 격차 52.7, 장애인과 비장애인 간 불평등 격차는 33.4, 남녀 간 격차도 12.4나 된다. 이 수치들은 모두 미국 영국 일본과 비교할 때 차이가 커서 불평등이 심화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신분에 따라 정해지던 귀족, 평민 등의 계급이 무너지고 산업부흥과 자본주의에 의한 근대화가 일어날 때 소득 차이에 의한 빈부격차라는 불평등이 심화되었다. 우리나라도 양반과 상민의 구분이 무너지고 일제강점기 후 근대화를 겪었으나, 가부장적 전통의 남녀 간 불평등은 상당히 더디게 줄어드는 형편이다. 미국은 인종차별이라는 불평등이 심각한 사회문제인 반면, 우리나라는 노인·장애인 등 힘이 없고 불편한 사람들이 기회를 박탈당하는 사회적 편견에 의한 불평등이 존재해왔다.
‘불평등’은 자연스러운 생태계의 적자생존이 아닌 ‘사회구조적 문제’다. 역사적으로 볼 때 불평등 문제는 조기에 토론과 합의, 연구와 실천을 거쳐 바로잡아야 한다. 불평등이 오래되면 심화되고,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나면 제도와 관습으로 자리잡아 뿌리 뽑기가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우리의 자랑스러운 경쟁력인 ‘정보화’ 부문에서만큼은 ‘불평등’의 뿌리가 내리지 못하도록 지금 노력해야만 한다. 조금만 더 늦어지면 그 차이는 영원히 회복되기 힘들지도 모른다.
vincent2013@empal.com
세대별 이용률을 보면 그야말로 나이의 역순이 된다. 9~19세까지가 96.2%로 1위, 20대 95.3%, 30대 88%로 이어져 60대 이상 10.1%가 가장 낮은 연령층이다. 하지만 60대 이상도 지난해의 5.2%에 비해 급증한 편이어서 그리 어두운 추세만은 아니다. 2001년 중국 전체의 유선전화 보급률인 13.9% 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문제는 각각의 비율보다 ‘상대적 불평등’이다. 9~19세의 이용률 96.2%에서 60대 이상의 이용률 10.1%를 빼면 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최상위와 최하위의 ‘거리’는 무려 86.1%나 된다. 외국의 경우와 비교하면 일본이 70, 영국 45, 미국 34로 우리나라의 세대 간 정보 불평등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비친다.
이러한 불평등의 양상은 다른 변수에서도 일관되게 다른 선진국에 비해 높다.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의 ‘정보격차 해소 백서’에 따르면 대졸 이상의 인터넷 이용률 92.3%와 중졸 이하의 9.8% 간 거리는 82.5%나 된다.
고소득과 저소득 간 불평등 격차 52.7, 장애인과 비장애인 간 불평등 격차는 33.4, 남녀 간 격차도 12.4나 된다. 이 수치들은 모두 미국 영국 일본과 비교할 때 차이가 커서 불평등이 심화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신분에 따라 정해지던 귀족, 평민 등의 계급이 무너지고 산업부흥과 자본주의에 의한 근대화가 일어날 때 소득 차이에 의한 빈부격차라는 불평등이 심화되었다. 우리나라도 양반과 상민의 구분이 무너지고 일제강점기 후 근대화를 겪었으나, 가부장적 전통의 남녀 간 불평등은 상당히 더디게 줄어드는 형편이다. 미국은 인종차별이라는 불평등이 심각한 사회문제인 반면, 우리나라는 노인·장애인 등 힘이 없고 불편한 사람들이 기회를 박탈당하는 사회적 편견에 의한 불평등이 존재해왔다.
‘불평등’은 자연스러운 생태계의 적자생존이 아닌 ‘사회구조적 문제’다. 역사적으로 볼 때 불평등 문제는 조기에 토론과 합의, 연구와 실천을 거쳐 바로잡아야 한다. 불평등이 오래되면 심화되고,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나면 제도와 관습으로 자리잡아 뿌리 뽑기가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우리의 자랑스러운 경쟁력인 ‘정보화’ 부문에서만큼은 ‘불평등’의 뿌리가 내리지 못하도록 지금 노력해야만 한다. 조금만 더 늦어지면 그 차이는 영원히 회복되기 힘들지도 모른다.
vincent2013@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