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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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대 작가들의 신감각 色의 향연

  • < 이준희/ 월간미술 기자 dam3@lycos.co.kr >

    입력2005-03-02 16: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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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세대 작가들의 신감각 色의 향연
    섬진강가 매화와 산수유 노란가지를, 그리고 쌍계사 벚꽃 터널을 한 번이라도 본 서울 사람이라면 안타까운 봄맞이의 설렘을 여의도 윤중로에서라도 달래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서울에서의 봄맞이에 대한 기대는 밀려드는 인파와 자동차 경적, 쉼 없이 불어대는 교통 경찰의 호루라기 소리에 이내 흥이 깨지고 말 것임을 또한 각오해야만 한다. 하지만 서울이 제아무리 복잡하고 사람들로 넘쳐 난다 한들, 눈 크게 뜨고 찾아보면 섬진강 못지 않은 한적함과 여유로움을 만끽할 만한 곳이 한두 곳쯤은 숨어 있다.

    그중에 한 곳이 바로 사간동에 위치한 ‘정독도서관’이 아닐까. 바로 이곳에서 앞으로 우리 나라 미술계를 짊어지고 나갈 젊고 싱싱한 예비 작가들의 이색적인 전시가 열리고 있다. 이름하여 ‘무한광명새싹알통강추전’(4월 11∼25일).

    전시회 이름부터 색다른 이 전시는 이제 미술대학을 갓 졸업했거나 대학원에 재학중인 사람, 또는 작가로서 첫 발을 내민 개인과 그룹 59개 팀이 참여하고 있다. 이 전시를 감상하는 포인트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앞서 말한 대로 전시가 열리는 곳이 정독도서관이라는 특이한 장소성에 있고, 또 하나는 전시를 구성하고 있는 젊은 작가들과 그들의 작품에 있다.

    신세대 작가들의 신감각 色의 향연
    먼저 정독도서관은 지난 1900년 공립 중학교로 출발해 30년 이후 경기 중-고등학교를 거쳐 77년 도서관으로 바뀌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실내 2000평 옥외 5000여 평 규모의 건물과 부지는 교실-강당-미술실-운동장 등의 기능이 열람실-식당-제본실 등으로 변했을 뿐 건물 대부분의 외형과 역사를 간직한 채 남아 있다. 이렇듯 이 공간은 일제식민시대와 근대화를 거치면서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개-보수하면서 한국 사회의 불규칙적이고 왜곡된 근대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는 소중한 역사적 장소이다.

    이번 전시를 총괄하고 기획한 큐레이터 김미진씨는 “정독도서관이라는 장소적 해석에서 출발해 공간과 매체와 관객간의 소통을 적극적으로 다루려 한다. 새싹 작가들이 유서 깊은 장소를 재해석한 현장 탐구작업은 사회와 격리된 미술이 아니라 대중과 직접 소통하며 사회에 스며들어 현대 미술과 대중 사이의 간극을 좁히기 위한 시도”라고 전시의 성격을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배경을 바탕으로 신세대 작가들의 재기 발랄한 작품은 도서관 건물의 옥상과 외벽, 복도, 계단, 야외공간 등 전체 환경과 장소성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제각기 독특한 조형어법으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뿜고 있다.

    한편 이번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경원대, 계원조형에술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한성대, 홍익대 출신으로 각 학교의 지도교수를 비롯해 시간강사로 출강하는 현역 선배 작가들의 추천으로 선발된 신세대 작가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미술대학 재학중 보수적이고 아카데믹한 미술교육에서 벗어난 새로운 미술양식을 젊은 (작가)강사들을 통해 경험했을 뿐만 아니라 인터넷으로 대변되는 새로운 정보통신 미디어 환경에 익숙해진 세대인 것이다.

    짧은 봄이 다 가버리기 전에 전시가 열리는 정독도서관을 직접 방문함으로써 앞으로 진행될 우리 나라 미술계의 미래와 새로운 면모를 가늠해 보는 동시에 지나간 과거의 아련한 향수를 기억할 수 있는 타임머신에 무임승차할 수 있을 것이다(문의 02-734-5367).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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