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고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이건 실제로 우리 아이들이 겪고 있는 문제고, 현실입니다. 딸과 함께 보고 얘기를 나누고 싶은데, 그럴 수 없어 안타깝군요.”
문화개혁을위한시민연대(문화연대)가 주최한 영화 ‘눈물’ 시사회와 공개토론회에 참가한 한 학부모는 영화를 보고 난 뒤 이렇게 말했다.
1월20일 개봉된 영화 ‘눈물’은 ‘18세 관람가’ 판정을 받았다. 이는 10대들의 이야기를 10대가 볼 수 없음을 뜻한다. 최근 몇 년 동안 ‘비트’ ‘나쁜영화’ 등 10대들의 삶에 관심을 둔 영화들이 줄을 잇고 있음에도 우리 사회는 아직 청소년들의 ‘볼 권리’에 대해선 인색한 편. 문화연대가 학부모들과 일선 교사들을 대상으로 이런 토론회를 개최한 것은 영화등급 등 제도적인 문제와 청소년의 문화적 향수권에 대한 공개적인 논의를 이끌어내기 위해서였다.
“영화 ‘거짓말’이 만들어졌을 때는 성인들에게 보여줄 것인지 말 것인지로 논란을 벌였고, ‘눈물’에 대해서는 청소년들에게 보여줄 것인지 말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런 논란은 우리 사회의 위선적이고 이중적인 성의 잣대를 드러내는 것입니다. 가족간, 세대간의 소통을 가로막는 억압적 제도는 서로간의 의식과 문화의 격차를 넓혀 청소년의 일탈과 비행을 조장하는 결과를 낳고 맙니다.”
영화평론가 곽영진씨는 영상물이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기성세대들이 너무 과장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표현이 사실적이고 과격하다 하더라도 전달하는 메시지가 다르다면 여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 이와 관련해 전효관씨(서울시 청소년직업체험센터 ‘하자’ 부관장)는 “무조건 보지 못하게 한다고 해서 각종 비행-범죄-일탈로부터 청소년들이 안전하게 보호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 것은 어른들의 공포심에서 나오는 착각일 뿐”이라고 말했다.
영화를 본 교사들과 학부모들은 대체로 “이 정도면 고등학생 관람가로도 무리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어른들이 영화 ‘눈물’의 섹스신, 폭력신을 보고 충격을 받는 반면 10대들은 “뭐, 이 정도 가지고…”라는 반응들을 보이는 것도 재밌다. ‘하자’ 센터에서 영화를 관람한 한 학생은 “인터넷에 들어가면 더한 것도 볼 수 있는데, 겨우 이 정도 영화를 보지 말라고 단속하는 것이 우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전체`-`12세`-`15세`-`18세 관람가로 구분되어 있는 영화등급이 좀더 세분화될 필요가 있고, 외국의 경우처럼 ‘보호자 동반시 청소년 관람가’나 ‘제한상영가’ 등의 제도를 두는 등 개선과 보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청소년들의 볼 권리와 문화적 향수권을 인정하면서 세대간에 생산적인 소통을 이루어가야 합니다.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싸울 수밖에 없죠.”(전효관)
‘대한민국의 모든 10대들이 봐줬으면…’ 하는 바람으로 영화를 만들었다는 임상수 감독은 “어른의 눈으로 10대를 평가하는 우를 범하고 싶지 않아” 1년 간 가리봉동에서 안경장사를 하면서 10대들의 생활을 지켜봤고, 디지털카메라를 들고 골목을 누비며 이들의 삶을 리얼하고 다이내믹하게 그려냈다.
영화는 이들의 일탈행위뿐 아니라 이들이 기성세대와 부딪히며 겪는 좌절감도 세밀하게 포착하고 있다. 비행청소년에 대한 깊은 애정과 가식없는 시선은, 그들을 외면하고 격리하기에 바빴던 어른들을 불편하게 만든다. 이 영화가 그런 어른들만을 위한 영화가 되어버린 건 무척이나 아쉬운 일이다.
문화개혁을위한시민연대(문화연대)가 주최한 영화 ‘눈물’ 시사회와 공개토론회에 참가한 한 학부모는 영화를 보고 난 뒤 이렇게 말했다.
1월20일 개봉된 영화 ‘눈물’은 ‘18세 관람가’ 판정을 받았다. 이는 10대들의 이야기를 10대가 볼 수 없음을 뜻한다. 최근 몇 년 동안 ‘비트’ ‘나쁜영화’ 등 10대들의 삶에 관심을 둔 영화들이 줄을 잇고 있음에도 우리 사회는 아직 청소년들의 ‘볼 권리’에 대해선 인색한 편. 문화연대가 학부모들과 일선 교사들을 대상으로 이런 토론회를 개최한 것은 영화등급 등 제도적인 문제와 청소년의 문화적 향수권에 대한 공개적인 논의를 이끌어내기 위해서였다.
“영화 ‘거짓말’이 만들어졌을 때는 성인들에게 보여줄 것인지 말 것인지로 논란을 벌였고, ‘눈물’에 대해서는 청소년들에게 보여줄 것인지 말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런 논란은 우리 사회의 위선적이고 이중적인 성의 잣대를 드러내는 것입니다. 가족간, 세대간의 소통을 가로막는 억압적 제도는 서로간의 의식과 문화의 격차를 넓혀 청소년의 일탈과 비행을 조장하는 결과를 낳고 맙니다.”
영화평론가 곽영진씨는 영상물이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기성세대들이 너무 과장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표현이 사실적이고 과격하다 하더라도 전달하는 메시지가 다르다면 여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 이와 관련해 전효관씨(서울시 청소년직업체험센터 ‘하자’ 부관장)는 “무조건 보지 못하게 한다고 해서 각종 비행-범죄-일탈로부터 청소년들이 안전하게 보호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 것은 어른들의 공포심에서 나오는 착각일 뿐”이라고 말했다.
영화를 본 교사들과 학부모들은 대체로 “이 정도면 고등학생 관람가로도 무리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어른들이 영화 ‘눈물’의 섹스신, 폭력신을 보고 충격을 받는 반면 10대들은 “뭐, 이 정도 가지고…”라는 반응들을 보이는 것도 재밌다. ‘하자’ 센터에서 영화를 관람한 한 학생은 “인터넷에 들어가면 더한 것도 볼 수 있는데, 겨우 이 정도 영화를 보지 말라고 단속하는 것이 우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전체`-`12세`-`15세`-`18세 관람가로 구분되어 있는 영화등급이 좀더 세분화될 필요가 있고, 외국의 경우처럼 ‘보호자 동반시 청소년 관람가’나 ‘제한상영가’ 등의 제도를 두는 등 개선과 보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청소년들의 볼 권리와 문화적 향수권을 인정하면서 세대간에 생산적인 소통을 이루어가야 합니다.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싸울 수밖에 없죠.”(전효관)
‘대한민국의 모든 10대들이 봐줬으면…’ 하는 바람으로 영화를 만들었다는 임상수 감독은 “어른의 눈으로 10대를 평가하는 우를 범하고 싶지 않아” 1년 간 가리봉동에서 안경장사를 하면서 10대들의 생활을 지켜봤고, 디지털카메라를 들고 골목을 누비며 이들의 삶을 리얼하고 다이내믹하게 그려냈다.
영화는 이들의 일탈행위뿐 아니라 이들이 기성세대와 부딪히며 겪는 좌절감도 세밀하게 포착하고 있다. 비행청소년에 대한 깊은 애정과 가식없는 시선은, 그들을 외면하고 격리하기에 바빴던 어른들을 불편하게 만든다. 이 영화가 그런 어른들만을 위한 영화가 되어버린 건 무척이나 아쉬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