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미국 IT(정보통신) 시장의 기상도는 맑음일까, 흐림일까.
전반적인 경제 불안요소 때문에 낙관론과 비관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지만 실리콘밸리 전문가들은 적어도 이것만큼은 확실하다고 전망한다. 즉 지난해 후반부터 불어닥친 ‘인터넷 비즈니스의 몰락’과 같은 아픔은 다시 없다는 것. 이들은 올해 후반기에 접어들어 IT시장 전반이 본격적인 성장세로 반전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 기관인 메릴린치는 지난해 12월29일 발표한 한 보고서에서 올해 미국의 IT 시장은 ‘약간의 고통 뒤에 많은 것을 얻는’(Some pain, lots of gain) 양상을 띨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스닥 장세도 1·4분기에는 고전을 면키 어렵지만 2·4분기에 접어들면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며 IT 산업은 여전히 건재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 회사의 인터넷 분석가인 헨리 블레젯은 사견임을 전제하고 “미국은 이제 인터넷 비즈니스의 몰락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동안의 산업구조를 살펴볼 때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초기양상은 모두 비슷했다”며 낙관적인 전망에 무게를 실었다.
후반기부터 본격적인 성장세
사실 지난 80년대 초반 PC(개인용 컴퓨터) 붐이 일어났을 때도 상황은 비슷했다. 너도나도 PC시장에 진입하면서 대부분의 기업들이 뼈아픈 시련을 겪고 무너졌지만 살아남은 몇 개의 기업은 지금까지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메릴린치의 기술 전략가인 스티브 밀로노비치는 ‘캘리포니아 골드 러시’ 때와 상황이 엇비슷하다고 설명한다. 많은 사람들이 벼락부자의 꿈을 안고 캘리포니아로 몰려왔지만 ‘반짝인다고 모두 금은 아니다’라는 사실을 깨닫고 대부분이 포기했다는 것. 현재 인터넷을 위주로 한 IT 산업계도 이와 비슷해, 조만간 ‘진짜 금광’을 찾아낼 것이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모든 IT 전문 분석가들이 사견임을 전제로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이를 요약하면 2001년 미국 IT 시장의 기상도는 ‘흐린 뒤 차차 갬’이다. 비관론이 많지만, 초반기의 아픔을 딛고 일어나 더욱 성숙된 시장이 형성되리라는 전망을 부정하는 이는 거의 없다.
그렇다면 올해 유망한 분야는 어떤 것일까.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피씨 매거진’의 마이클 밀러는 2001년의 IT혁명을 주도할 분야를 이렇게 내다봤다.
우선 인터넷 혁명의 제2장이 올 한해 동안 펼쳐진다. 산업 구조조정의 마무리 단계에 와 있는 인터넷 시장은 B2B(Business to Business) 마켓을 중심으로 재조정될 것이며, 여기에 P2P(Peer to Peer)와 M2M(Machine to Machine)의 경향이 가세돼 수익 모델이 재창출된다는 것.
또 하나의 혁명이라 불리는 어플리케이션이 곧 시장 주도종목으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도 이미 활발하게 준비중인 ASP(Application Service Provider)가 본격적인 성장기에 접어든다는 것. ASP 업체들은 기업 회계에서부터 세일즈 관리프로그램까지 통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현재 미국에서는 NetLedger.com이나 SalesForce.com 등이 대표적인 ASP로 손꼽히고 있다.
이와 함께 P2P 모델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개인들간의 직접적인 교류를 통한 정보제공이 주를 이루는 ‘Peer to Peer’ 방식은 지난해 전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으며, 앞으로는 주요 비즈니스 모델로 성장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사용자들 간에 MP3 파일을 주고받을 수 있는 냅스터와 국내의 소리바다 등의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이미 많은 인터넷 사용자들이 사용하고 있는 DSL이나 케이블 모뎀과 같은 초고속통신망도 시장 주도 종목으로 한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초고속통신망은 올해 더욱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며 인터넷의 전반적인 서비스 질을 향상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올해 미국 IT 시장의 최대 지각변동은 무선(Wireless)혁명이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견된다. 지난해 컴덱스 쇼의 주요 관심사도 다름 아닌 무선 네트워크였다. 미국 주요 기업들은 이미 무선 네트워크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중이고, 개인들도 진보된 무선 휴대폰을 통해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각광받고 있는 M(Mobile)- Commerce의 근간이 될 것이 분명하다.
요즘 실리콘 밸리의 또 다른 관심사는 올해 미국 IT업계에 영향력을 끼칠 인물이 누군지를 따져보는 것이다. 하이테크 전문 기술지인 ‘업사이드 투데이’(Upside Today)지는 지난 1월2일자에서 2001년 미국의 가장 영향력 있는 IT 지도자 25인을 선정해서 발표했는데, 이중에는 관심을 끌 만한 인물들이 많다.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회장직을 맡고 있는 빌 게이츠는 단연 주목 대상이다. 이미 전세계적으로 유명인사가 되어 있지만, 2001년은 그에게 특별한 한해가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MS사의 독점 여부를 놓고 지루하게 끌고 있는 법정 공방이 어떤 식으로든 결말을 볼 것이기 때문이다. 운영체제를 제외하고는 이렇다할 성장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가 의욕적으로 인터넷 통합 프로젝트인 ‘.NET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회사의 사활이 걸린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도 눈길을 끄는 이유가 되고 있다.
시장가치 1위인 시스코 시스템사를 이끌고 있는 존 체임버도 관심대상에 올라 있다. 그는 네트워크 장비 제조업체인 시스코 시스템사를 불과 5년여 만에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성장시킨 입지적인 인물이다. 초고속통신망의 혁명기를 맞아 시스코 시스템사의 변화를 눈여겨볼 만하다.
닷컴의 대명사인 쇼핑몰 아마존의 대표이사 제프 베조스와 최초의 여성 전문경영인으로 주목받는 휼렛패커드의 칼리 피오리나도 이곳 전문가들이 자주 거론하고 있는 인물. 이들의 지난해 경영 성적은 그런 대로 괜찮은 편이었지만 이것이 운이 아닌 실력이었다는 것은 올해 판가름이 날 전망이다. 어렵게 조정기를 맞고 있는 인터넷 비즈니스 시장에 이런 거물들이 내놓을 새로운 수익 모델은 초미의 관심일 수밖에 없다.
경제의 경착륙 조짐과 고유가의 지속 등 각종 악재들로 인해 미국의 새해는 전반적으로 불안하게 출발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IT 산업계의 전망은 절대 어둡지만은 않다.
국내에서도 단순히 아이디어와 비즈니스 모델만으로 모든 벤처기업이 성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시점에서 독자적인 수익모델의 개발과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미국을 위주로 한 세계시장에 도전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의 경우 지난해의 혹독한 시련 속에서 B2B 등 기업간 전자상거래의 솔루션이 정착되었고, 무선인터넷의 발전 및 콘텐츠 유료화에 대한 가능성을 확보했다. 따라서 올해의 국내 IT산업도 미국과 같이 인터넷의 성숙된 기반 위에서 하반기에 접어들수록 점차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차세대 인터넷(NGI)에 대한 연구가 본격화되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장기적인 투자와 연구에 철저히 대비하는 전략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인터넷 시대의 금광은 누군가가 만들어 놓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만들어 가는 것임을 보여줘야 할 한 해다.
전반적인 경제 불안요소 때문에 낙관론과 비관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지만 실리콘밸리 전문가들은 적어도 이것만큼은 확실하다고 전망한다. 즉 지난해 후반부터 불어닥친 ‘인터넷 비즈니스의 몰락’과 같은 아픔은 다시 없다는 것. 이들은 올해 후반기에 접어들어 IT시장 전반이 본격적인 성장세로 반전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 기관인 메릴린치는 지난해 12월29일 발표한 한 보고서에서 올해 미국의 IT 시장은 ‘약간의 고통 뒤에 많은 것을 얻는’(Some pain, lots of gain) 양상을 띨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스닥 장세도 1·4분기에는 고전을 면키 어렵지만 2·4분기에 접어들면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며 IT 산업은 여전히 건재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 회사의 인터넷 분석가인 헨리 블레젯은 사견임을 전제하고 “미국은 이제 인터넷 비즈니스의 몰락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동안의 산업구조를 살펴볼 때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초기양상은 모두 비슷했다”며 낙관적인 전망에 무게를 실었다.
후반기부터 본격적인 성장세
사실 지난 80년대 초반 PC(개인용 컴퓨터) 붐이 일어났을 때도 상황은 비슷했다. 너도나도 PC시장에 진입하면서 대부분의 기업들이 뼈아픈 시련을 겪고 무너졌지만 살아남은 몇 개의 기업은 지금까지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메릴린치의 기술 전략가인 스티브 밀로노비치는 ‘캘리포니아 골드 러시’ 때와 상황이 엇비슷하다고 설명한다. 많은 사람들이 벼락부자의 꿈을 안고 캘리포니아로 몰려왔지만 ‘반짝인다고 모두 금은 아니다’라는 사실을 깨닫고 대부분이 포기했다는 것. 현재 인터넷을 위주로 한 IT 산업계도 이와 비슷해, 조만간 ‘진짜 금광’을 찾아낼 것이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모든 IT 전문 분석가들이 사견임을 전제로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이를 요약하면 2001년 미국 IT 시장의 기상도는 ‘흐린 뒤 차차 갬’이다. 비관론이 많지만, 초반기의 아픔을 딛고 일어나 더욱 성숙된 시장이 형성되리라는 전망을 부정하는 이는 거의 없다.
그렇다면 올해 유망한 분야는 어떤 것일까.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피씨 매거진’의 마이클 밀러는 2001년의 IT혁명을 주도할 분야를 이렇게 내다봤다.
우선 인터넷 혁명의 제2장이 올 한해 동안 펼쳐진다. 산업 구조조정의 마무리 단계에 와 있는 인터넷 시장은 B2B(Business to Business) 마켓을 중심으로 재조정될 것이며, 여기에 P2P(Peer to Peer)와 M2M(Machine to Machine)의 경향이 가세돼 수익 모델이 재창출된다는 것.
또 하나의 혁명이라 불리는 어플리케이션이 곧 시장 주도종목으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도 이미 활발하게 준비중인 ASP(Application Service Provider)가 본격적인 성장기에 접어든다는 것. ASP 업체들은 기업 회계에서부터 세일즈 관리프로그램까지 통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현재 미국에서는 NetLedger.com이나 SalesForce.com 등이 대표적인 ASP로 손꼽히고 있다.
이와 함께 P2P 모델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개인들간의 직접적인 교류를 통한 정보제공이 주를 이루는 ‘Peer to Peer’ 방식은 지난해 전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으며, 앞으로는 주요 비즈니스 모델로 성장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사용자들 간에 MP3 파일을 주고받을 수 있는 냅스터와 국내의 소리바다 등의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이미 많은 인터넷 사용자들이 사용하고 있는 DSL이나 케이블 모뎀과 같은 초고속통신망도 시장 주도 종목으로 한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초고속통신망은 올해 더욱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며 인터넷의 전반적인 서비스 질을 향상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올해 미국 IT 시장의 최대 지각변동은 무선(Wireless)혁명이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견된다. 지난해 컴덱스 쇼의 주요 관심사도 다름 아닌 무선 네트워크였다. 미국 주요 기업들은 이미 무선 네트워크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중이고, 개인들도 진보된 무선 휴대폰을 통해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각광받고 있는 M(Mobile)- Commerce의 근간이 될 것이 분명하다.
요즘 실리콘 밸리의 또 다른 관심사는 올해 미국 IT업계에 영향력을 끼칠 인물이 누군지를 따져보는 것이다. 하이테크 전문 기술지인 ‘업사이드 투데이’(Upside Today)지는 지난 1월2일자에서 2001년 미국의 가장 영향력 있는 IT 지도자 25인을 선정해서 발표했는데, 이중에는 관심을 끌 만한 인물들이 많다.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회장직을 맡고 있는 빌 게이츠는 단연 주목 대상이다. 이미 전세계적으로 유명인사가 되어 있지만, 2001년은 그에게 특별한 한해가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MS사의 독점 여부를 놓고 지루하게 끌고 있는 법정 공방이 어떤 식으로든 결말을 볼 것이기 때문이다. 운영체제를 제외하고는 이렇다할 성장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가 의욕적으로 인터넷 통합 프로젝트인 ‘.NET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회사의 사활이 걸린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도 눈길을 끄는 이유가 되고 있다.
시장가치 1위인 시스코 시스템사를 이끌고 있는 존 체임버도 관심대상에 올라 있다. 그는 네트워크 장비 제조업체인 시스코 시스템사를 불과 5년여 만에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성장시킨 입지적인 인물이다. 초고속통신망의 혁명기를 맞아 시스코 시스템사의 변화를 눈여겨볼 만하다.
닷컴의 대명사인 쇼핑몰 아마존의 대표이사 제프 베조스와 최초의 여성 전문경영인으로 주목받는 휼렛패커드의 칼리 피오리나도 이곳 전문가들이 자주 거론하고 있는 인물. 이들의 지난해 경영 성적은 그런 대로 괜찮은 편이었지만 이것이 운이 아닌 실력이었다는 것은 올해 판가름이 날 전망이다. 어렵게 조정기를 맞고 있는 인터넷 비즈니스 시장에 이런 거물들이 내놓을 새로운 수익 모델은 초미의 관심일 수밖에 없다.
경제의 경착륙 조짐과 고유가의 지속 등 각종 악재들로 인해 미국의 새해는 전반적으로 불안하게 출발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IT 산업계의 전망은 절대 어둡지만은 않다.
국내에서도 단순히 아이디어와 비즈니스 모델만으로 모든 벤처기업이 성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시점에서 독자적인 수익모델의 개발과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미국을 위주로 한 세계시장에 도전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의 경우 지난해의 혹독한 시련 속에서 B2B 등 기업간 전자상거래의 솔루션이 정착되었고, 무선인터넷의 발전 및 콘텐츠 유료화에 대한 가능성을 확보했다. 따라서 올해의 국내 IT산업도 미국과 같이 인터넷의 성숙된 기반 위에서 하반기에 접어들수록 점차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차세대 인터넷(NGI)에 대한 연구가 본격화되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장기적인 투자와 연구에 철저히 대비하는 전략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인터넷 시대의 금광은 누군가가 만들어 놓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만들어 가는 것임을 보여줘야 할 한 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