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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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나를 만들며 산다”

춤에 미치고 길거리 문화 즐기며 ‘자기 세계’ 구축

  • 장지원/ ㈜화이트커뮤니케이션 ttl 편집장

    입력2007-03-09 13: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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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대 후반과 20대 초반. 몇해 전 ‘X세대’라 불리며 새로운 소비의 주체로 떠올랐던 젊은이들. 1999년 가을에 바라보는 같은 나이의 세대들은 ‘Y세대’라는 과도기를 거쳐 현재는 ‘N세대’, 즉 Network Generation으로 불리고 있다. 그들은 손바닥 안에서 원하는 정보를 얻고, 음성과 문자를 이용하여 의사소통을 한다. 하지만 ‘N세대’라는 말은 자본, 정보, 기술이 합치돼 나타난 결과물로 이 세대들의 문화적 특징을 드러내기엔 너무나 편협한 느낌을 준다.

    휴대폰을 손에 들고 거리로 뛰쳐나온 이들의 문화적 특징은 뭔가 다르다. 주어지는 문화를 수용하던 몇년 전보다 훨씬 다양한 문화를 형성했고 그 다양함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며 즐기고 있다. 또 다양해진 만큼 그곳에서 주체로 활동하고, 스스로를 직접 만들고 있다.

    이른바 ‘Self-Made Generation’. 그들은 몇가지 뚜렷한 특징이 있다. 먼저 ‘춤’. 거리에서 삼삼오오 모여 최소출력의 스피커와 CDP 혹은 카세트플레이어만 가지면 곡이 끝날 때까지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 수 있다. 그들의 꿈은 ‘백댄서’. 춤만 출 수 있다면 무조건 좋다. 다른 욕심은 없다. 이들의 열망이 실내로 들어오면 고스란히 DDR로 옮겨진다. 보통사람들은 발을 가지고 움직이는데 반해 이들은 발뿐만 아니라 무릎 팔꿈치 등을 사용하기도 한다. 잠깐 사이에 회전하는 묘기도 서슴지 않는다. 곡의 시작부터 끝까지 10분도 채 안되는 시간을 위해 보통 서너 시간을 연습에 투자한다. 실전에서 스텝과 턴, 윈드밀, 토마스, 킥 등을 연속해서 펼쳐 보이며 스스로를 훌륭한, 주목받는 댄서로 키워간다.

    둘째 ‘길거리 문화’. ‘길거리 농구’가 그 선구자 격이다. ‘길거리 농구’는 좁은 공간에서 민첩한 몸놀림과 드리블을 이용하여 스피드와 공격력을 극대화시킨 스포츠. NBA에서나 볼 수 있었던 화려한 개인기를 마음껏 펼칠 수 있다. 또 승리의 짜릿함과 관중의 환호를 동시에 맛볼 수도 있다. 누구나 쉽게 농구코트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거리에서 만날 수 있는 ‘Hand-made Accessory’. 작은 테이블을 펼쳐 놓고 직접 재료를 사서 만들어 파는 이들은 남들과 차별화된 디자인과 상술로 단골 고객까지 확보하고 있으며 짭짤한 수입도 챙길 수 있다.



    언론매체에 적극적으로 참여

    셋째 적극적인 직접참여. 필자가 편집장으로 있는 무가지(無價紙) ‘ttl’은 독자의 참여로 만들어지는 잡지다. 매월 20여명의 독자들은 이 잡지에서 의상`-`액세서리 등을 주제에 맞게 제작하고, 사진을 찍으며, 글을 쓰고, 만화를 그리며, 인터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리고 참가 희망자가 늘어나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다.

    (18∼23)±2. 아직은 어떠한 것도 섣불리 결정하기 어려운 나이. 그러나 정신세계만큼은 훌쩍 자라 있는 ‘Self-made Generation’. 이들은 자신을 누가 대신 만들어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자신의 가장 큰 적이 ‘자신’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다. 또한 자신을 이기기 위해 상상할 수 없는 땀과 노력과 눈물을 흘려야 함을 아는 지혜가 있다. 바람이 불어오면 어디서 불어오는지 묻지 않는다. 다만, 눈을 부릅뜨고, 바람을 타고, 자신을 늘 깨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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