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캡처]
위계관계에선 취사선택 가공하기 마련
6월 5일 첫 방송된 SBS 아이돌 오디션 예능프로그램 ‘라우드’의 두 심사위원. [SBS 캡처]
그간 콘셉트를 조금씩 바꾼 오디션프로그램이 난립했다. 악의적 편집이나 억지 감동, 과도한 경쟁 구도, 일부 참가자의 비행, 투표 조작 등 지긋지긋한 부분도 많았다. ‘라우드’가 기존 오디션 그 이상을 지향한다면 취지에는 충분히 공감할 만하다. 다만 ‘그 너머’가 매력 무대인지는 의문을 가져볼 수 있다. ‘라우드’에는 자신이 직접 제작한 영상을 준비해온 참가자가 있었는데, 그의 경우 고정된 꼭지로서 매력 무대가 제값을 했다고 하겠다. 그러나 ‘개인기’를 보여주는 정도라면 지금까지 오디션에서도 심사위원이 참가자에게 즉흥적으로 시켜보는 경우가 허다했다. 또 그 자체로 하나의 포맷이라 해도 될 만큼 인지도와 영향력이 모두 높은 Mnet ‘쇼미더머니(Show Me The Money)’의 ‘지원 영상’ 같은 경우도 있다. ‘라우드’는 이외에도 참가자들의 카카오톡 프로필 이미지와 닉네임을 장치로 사용하는데, 방송 분량으로 보아 건질 게 많았던 눈치는 아니다. 아직은 ‘라우드’가 다른 오디션을 ‘넘어서는 점’을 보여주는 것 같지는 않다.
매력 무대의 문제는 이렇다. 누군가 위계관계 앞에 자신을 드러낼 때 이는 어쨌든 자신의 취사선택된 부분을 가공한 것이다. 그것이 오로지 진실이라는 건 그 모습이 마음에 든 윗사람만의 희망사항이다. “상무님, 사랑합니다!”를 진실로 받아들이는 건 상무님밖에 없다는 뜻이다. 하물며 선택받기 위해 골라낸 프로필 이미지와 문구에서 내면을 보겠다고? 진심이라면 너무 순진하거나, 아니면 관음증적이지 않나.
어떻게 내면을 표현할까
‘라우드’의 두 심사위원 박진영(왼쪽)과 싸이가 심사평을 하고 있다. [SBS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