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에도 한옥스테이가 인기다. [사진 제공 · 아원고택]
바람도 쉬었다 가는 대청마루, 구름이 닿을 듯한 처마, 계절을 고스란히 품은 마당, 그 마당 풍경을 한 폭의 그림으로 만드는 창까지…. 한옥은 눈이 닿는 곳마다 아름다움을 피워낸다. 1월 8일 tvN 새 예능프로그램 ‘윤스테이’가 방송되면서 사람들이 한옥 매력에 흠뻑 빠져들고 있다. ‘윤스테이’는 한옥고택에서 외국인들이 하룻밤 지내며 한옥의 정취를 느껴보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윤여정, 이서진, 정유미, 박서준, 최우식이 출연한다. ‘윤스테이’가 방송된 후 가장 화제를 모은 것은 윤여정도, 이서진도 아닌 촬영지 쌍산재였다. 방송과 동시에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는 “윤스테이 촬영지 어디?” “구례에 위치한 쌍산재” 등 촬영지를 묻고 답하는 실시간 댓글 수천 개가 달렸으며,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는 ‘윤스테이’의 쌍산재 포스트가 연일 올라오고 있다.
한옥고택 스테이를 체험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 ‘윤스테이’. [‘윤스테이’ 홈페이지 캡처]
‘윤스테이’가 방송된 이후 한옥스테이를 찾는 이도 급격히 늘고 있다. 경기 일산에 사는 조혜준(38) 씨는 지난 주말 가족과 함께 전북 완주의 한옥고택으로 1박 2일 여행을 다녀왔다. 조씨는 “방송을 보고 한옥의 매력에 빠져 여행을 결정했는데, 따뜻한 온돌에서 뒹굴뒹굴하며 하얀 눈이 소복이 쌓인 마당을 보고 있자니 절로 힐링이 됐다”고 말했다.
비대면 여행 가능한 한옥고택
‘윤스테이’ 촬영지인 쌍산재의 겨울 풍경. [쌍산재 홈페이지 캡처]
비대면 여행이 가능한 아원고택. [사진 제공 · 아원고택]
‘윤스테이’ 촬영지인 쌍산재는 전남 구례군 상사마을에 위치한 300년 고택(古宅)으로, 전통 가옥의 정취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특히 뒤뜰 서당채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대나무와 동백나무 숲길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윤스테이’가 방송되면서 쌍산재로 문의전화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현재는 코로나19 사태로 잠시 휴업 중이다.
전국에 다양한 규모와 형태의 한옥스테이가 있지만 쌍산재 같은 고택이 특히 인기다. 여러 채의 한옥 사이사이에 넓은 마당과 정원을 품고 있어 머무는 것 자체만으로도 여행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별채는 독채로 사용 가능해 비대면 여행도 할 수 있다.
사계절 내내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소강고택. [소강고택 홈페이지 캡처]
현재 한옥스테이로 운영되고 있는 한옥고택은 쌍산재 외에도 전북 완주 아원고택, 경북 안동 치암고택, 경북 봉화 소강고택 등이 있다. 아원고택은 경남 진주의 250년 된 한옥 2채와 전북 정읍의 한옥 1채를 완주군 소양면 대흥리 종남산 아래로 옮겨와 이축한 한옥스테이다. 한옥과 현대 건축물이 조화를 이뤄 색다른 멋을 낸다.
전하루 아원고택 매니저는 “코로나19 사태에도 여행객이 꾸준히 찾고 있다. 호텔과 달리 독채로 운영되고 문만 열면 자연을 만끽할 수 있어 안전하다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며 “코로나19가 모든 것을 멈추게 만들었지만 아원고택의 경우 매출에 큰 변화가 없었다”고 말했다.
한옥은 얼핏 보면 모두 비슷한 것 같지만 지역에 따라 건축 방식이 다르고 대청, 문살, 처마, 서까래, 주춧돌도 닮은 듯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이런 한옥의 숨은 모습을 찾는 것도 한옥스테이의 묘미다. 한옥고택에서 하룻밤은 자연과 오롯이 교감하며 한옥의 숨은 속살을 훔쳐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