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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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틀을 깨면 Z세대가 반응한다

[김상하의 이게 뭐Z?] 새로운 이미지, 파격적 형식, 이색 콘셉트에 크게 호응

  • 김상하 채널A 경영전략실 X-스페이스팀장

    입력2023-11-16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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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색창에 ‘요즘 유행’이라고 입력하면 연관 검색어로 ‘요즘 유행하는 패션’ ‘요즘 유행하는 머리’ ‘요즘 유행하는 말’이 주르륵 나온다. 과연 이 검색창에서 진짜 유행을 찾을 수 있을까. 범위는 넓고 단순히 공부한다고 정답을 알 수 있는 것도 아닌 Z세대의 ‘찐’ 트렌드를 1997년생이 알잘딱깔센(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 있게)하게 알려준다.

    개성을 중시하면서 스스로를 남다르다고 여기는 Z세대에게 이미지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Z세대는 물건 하나도 그대로 사용하기보다 새롭게 꾸미고 조립해 자기표현의 도구로 삼는다. 키보드에 키캡을 끼우고 헤드폰에 케이스를 입히는 것이 그 예다. 이러한 Z세대의 특징 덕에 스티커, 지비츠 등 크고 작은 꾸미기 제품 및 사업이 활성화되고 있다. 윗치폼이나 포스타입 같은 온라인 창작마켓이 커지는 것만 봐도 그렇다. 앞으로도 시장에서는 차별화된 상품으로 Z세대 고객을 사로잡는 것이 중요할 전망이다. 새로운 이미지와 아이디어로 Z세대의 관심을 끌고 있는 제품들을 알아보자.

    # 투명 플라스틱 튜브에 틴트가?

    무지개맨션의 ‘오브제 리퀴드’(왼쪽)와 ‘슬릭 매트 쿠션’.

    무지개맨션의 ‘오브제 리퀴드’(왼쪽)와 ‘슬릭 매트 쿠션’.

    최근 트위터에서 “도대체 이 틴트는 어디서 만든 거야”라며 Z세대의 이목을 끌어모은 립 제품이 하나 있다. 무지개맨션의 ‘오브제 리퀴드’로, 패키지 디자인이 지금까지 볼 수 없던 투명한 플라스틱 튜브 모양이라는 것이 특징이다. 틴트의 색감이 잘 보이는 것은 물론, 디자인 자체가 매력적이라 Z세대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이 틴트로 무지개맨션 하면 ‘디자인 잘하는 집’이라는 인식이 생겼을 정도다. 얼마 전에는 무지개맨션이 신제품 쿠션을 출시했는데, 이번에도 반응이 무섭게 오고 있다. 멋스러운 검정 쿠션을 끈으로 묶은 듯한 디자인으로 “쿠션이 맞나” 싶은 느낌을 자아내기 때문이다. 딸깍 소리와 함께 열리고 닫히는 기존 쿠션과는 외관부터 딴판이다. 제품력과 상관없이 무조건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디자인을 선보인 것이다.

    무지개맨션을 보고 사람들은 “‘차세대 템버린즈’가 될 것 같다”고 말한다. “웬만한 명품 코스메틱 브랜드보다 디자인을 훨씬 잘한다”는 평이 나오기도 한다. 무지개맨션은 이번 신제품 쿠션을 출시하면서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팝업스토어를 열었는데, 이 쿠션을 실제로 사용해본 사람들의 후기가 좋아 반응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요즘처럼 코스메틱 브랜드 수가 많고 경쟁이 치열할 때는 브랜드 자체의 개성 없이는 살아남기 힘들다. 특히 제품을 직접 사용하기 전에는 디자인과 외관이 먼저 눈에 들어오기 때문에 디자인에서부터 뚜렷한 개성을 보여주지 못하면 성공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런 점에서 Z세대가 무지개맨션에 호응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 이수현은 열받은 이찬혁 전시회

    악뮤 이찬혁이 최근 ‘이찬혁 영감의 샘터’ 전시를 열었다. [이찬혁 인스타그램 캡처]

    악뮤 이찬혁이 최근 ‘이찬혁 영감의 샘터’ 전시를 열었다. [이찬혁 인스타그램 캡처]

    악뮤 이찬혁이 최근 전시를 개최했다. 이쯤 되면 이찬혁 자체가 예술의 한 영역이 된 것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전시명은 ‘이찬혁 영감의 샘터’로, 10월 22일부터 11월 5일까지 2주간 이찬혁이 동료, 선후배 예술가들과 영감을 나누고자 기획한 전시다. 이 전시는 파격적인 형식으로 웨이팅이 엄청났다. 동생인 악뮤 이수현이 직접 전시를 관람한 뒤 “그냥 모든 상황이 열받고 아무리 눈을 돌려도 이찬혁뿐임”이라는 후기를 남겨 웃음을 자아냈다. 이 같은 이수현의 반응을 본 누리꾼들은 “혈육이 이런 전시를 하면 열받는 게 당연하다”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찬혁 영감의 샘터 전시는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에서 열렸는데, 전시가 진행된 건물 이름도 이찬혁 영감의 샘터였다. 전시명이자 건물 이름이 이찬혁 영감의 샘터인 것이다. 이를 두고도 사람들은 “신박하다”고 반응했다. 과거에는 이찬혁의 기행을 보면서 “대체 왜 저러지”라는 시선이 많았으나 이제는 이찬혁의 독특함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매김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향후 이찬혁 영감의 샘터 건물에서 더 많은 전시와 팝업스토어가 열릴 것으로 보이는 만큼, 건물 자체가 홍대 앞에 가면 한 번쯤 들러야 할 랜드마크가 되지 않을까 싶다.

    # 신는 크록스 No! 먹는 크록스

    하우크 카페의 크록스 케이크(왼쪽)와 스노볼 롤케이크.

    하우크 카페의 크록스 케이크(왼쪽)와 스노볼 롤케이크.

    11월 11일 빼빼로데이가 다가오면서 다양한 디저트 디자인이 쏟아지고 있다. 앞선 추석에는 명절을 맞아 굴비처럼 포장한 마카롱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처럼 요즘은 카페도 하나의 콘셉트를 가진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렇기에 Z세대는 더 신박한 카페를 찾아다니곤 하는데, 카페투어 인스타그램 계정(@cafe___tour__)에서 그러한 카페들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곳이 ‘하우크’ 카페다. 이 카페의 대표 메뉴는 크록스 케이크로, 진짜 신발 크록스에 생크림을 올리고 초를 올린 게 아닌가 싶을 만큼 유사한 비주얼을 자랑한다. 또 최근에는 이 카페에서 스노볼 모양의 롤케이크를 출시했다. 투명 스노볼 모양의 사탕을 살살 깨뜨린 뒤 아래에 있는 롤케이크와 함께 먹는 디저트다. 이처럼 이색적인 콘셉트와 이미지로 승부를 보는 카페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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