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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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Z세대가 푹 빠진 음식은?

[김상하의 이게 뭐Z?]

  • 김상하 채널A 경영전략실 X-스페이스팀장

    입력2023-09-21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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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색창에 ‘요즘 유행’이라고 입력하면 연관 검색어로 ‘요즘 유행하는 패션’ ‘요즘 유행하는 머리’ ‘요즘 유행하는 말’이 주르륵 나온다. 과연 이 검색창에서 진짜 유행을 찾을 수 있을까. 범위는 넓고 단순히 공부한다고 정답을 알 수 있는 것도 아닌 Z세대의 ‘찐’ 트렌드를 1997년생이 알잘딱깔센(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 있게)하게 알려준다.

    한국인에게 밥은 정말 중요하다. “밥이 보약이다” “밥심으로 산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이 때문인지 한국만큼 먹는 것에 진심인 나라도 없어 보인다. 음식 문화와 유행이 계속해서 변화하는 것은 물론, F&B(식음료) 분야에서 오픈런, 품절대란을 유발하는 신상품도 많이 나오고 있다. 이쯤 되면 한국인에게 의식주(衣食住)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식(食)이 아닐까 싶다. Z세대도 먹거리를 중시하는 건 마찬가지다. Z세대 마음을 사로잡은, 최근 유행하는 음식들을 알아보자.


    # 탕후루 종결판, 사이버 탕후루

    도미노피자가 피자 토핑 재료로 만든 사이버 탕후루. [도미노피자 트위터]

    도미노피자가 피자 토핑 재료로 만든 사이버 탕후루. [도미노피자 트위터]

    탕후루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 ‘밈(meme)의 민족’이라는 표현에 걸맞게 한국에서 탕후루는 이제 하나의 마케팅 유행이 된 모습이다. 최근 온라인상에서 자주 보이는 ‘사이버 탕후루’가 그것이다. 이모지 여러 개를 탕후루처럼 한 줄로 세운 뒤 마지막에 막대기를 붙이면 완성된다. 이때 과일뿐 아니라 동물 이모지도 사용되는데, K팝 팬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 멤버를 상징하는 동물로 사이버 탕후루를 만드는 등 다양한 변형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도미노피자는 피자에 들어가는 토핑 재료를 사이버 탕후루로 소개하기도 했다. 토핑 모양이 귀여운 것은 물론, 최신 트렌드를 잘 반영했다는 점에서 도미노피자의 사이버 탕후루 또한 Z세대로부터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다.

    여기에 더해 Z세대는 최근 설탕을 발라서 만드는 모든 음식을 탕후루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크리스피크림 도넛은 밀가루 탕후루, 멸치볶음은 멸치 탕후루, 고구마 맛탕은 고구마 탕후루 같은 식이다. 이 논리에 따르면 결국 온 세상 음식이 탕후루로 명명될 수 있는데, 이와 관련해 온라인상에서는 탕후루 범위가 대체 어디까지인가에 대한 우스운 논쟁도 벌어지고 있다. 트위터(현 X) 실시간 트렌드에 탕후루라는 단어가 등장하는 동안에는 탕후루에 대한 Z세대의 선호가 계속되고 있다고 보면 될 듯하다.

    # 빠르면서도 맛있다! 밥솥 레시피

    전기밥솥으로 손쉽게 만들 수 있는 ‘밥솥 카레’. [토마톡 TOMATOK 유튜브 채널  캡처]

    전기밥솥으로 손쉽게 만들 수 있는 ‘밥솥 카레’. [토마톡 TOMATOK 유튜브 채널 캡처]

    자취생의 가장 큰 고민은 바로 “오늘 뭐 먹지”다. 직접 음식을 만들어 먹자니 건강에는 좋지만 시간 측면에서는 결코 이득이 아니다. 그렇다고 배달음식을 계속 시켜 먹자니 비용도 비용이고, 처음에는 맛있던 음식이 점점 물리고 만다. 결국 집에서 음식을 하되 빠르게 만들어 먹고 치울 수 있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이에 한때는 자취생이 많은 Z세대 사이에서 식판으로 밥을 먹는 게 유행하기도 했다. 다이어트가 되고 치울 때도 편하다는 이유에서다.



    얼마 전 온라인상에 이런 자취생들의 고민을 해결해줄 레시피가 등장했다. 바로 전기밥솥에 모든 재료를 한꺼번에 넣어 빠르게 만드는 ‘밥솥 레시피’다. 그중에서도 ‘밥솥 카레’가 가장 인기를 얻었는데, 오뚜기 3분 카레처럼 정말 3분이면 만들 수 있어 화제다. 감자 3개, 양파 1개 반, 카레 가루, 물, 고기를 넣은 뒤 취사를 2번만 하면 채소와 고기가 푹 익은 카레를 먹을 수 있다. 즉석밥을 즐겨 먹어 집에 전기밥솥이 없는 자취생도 도전해볼 만한 초스피드 레시피가 얼마든지 있다. 그릇에 파스타 면 100g을 넣고 면이 잠길 만큼 물을 부은 다음 8분 동안 전자레인지에 돌려 파스타 소스를 부어 완성하는 전자레인지 파스타가 대표적이다. 배달음식 대신 뭔가를 직접 만들어 먹고 싶어 하는 Z세대 자취생들이 앞으로도 진화된 간편 레시피를 계속 선보일 것 같다.

    # 절에서 만들어 파는 버거라니

    지리산 화엄사가 비건 버거 사업자 그린마타와 함께 만든 비건 버거. [화엄사 제공]

    지리산 화엄사가 비건 버거 사업자 그린마타와 함께 만든 비건 버거. [화엄사 제공]

    신상품이 나올 때마다 기대감을 자아내는 F&B 브랜드가 몇 개 있다. 디저트 브랜드 누데이크가 그중 하나다. 걸그룹 뉴진스와 컬래버레이션한 토끼 케이크부터 얼마 전 새롭게 선보인 주먹밥(오니기리)을 닮은 크루아상 ‘오니와상’까지 모두 눈길을 끈다. F&B 시장에서는 이처럼 인기 있는 신상품을 먹어보기 위해 오픈런과 웨이팅을 불사하는 사람이 늘고 있고, 그런 애타는 마음을 증폭하려는 듯 일부러 신상품을 한정 수량만 제작·판매하는 브랜드의 ‘헝그리 마케팅’도 엿보인다.

    그러다 이번에는 정말 상상치도 못한 F&B 컬래버레이션이 등장해 Z세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리산에 위치한 유명 사찰 화엄사와 비건 버거 사업자 그린마타가 협업해 콩 단백질을 이용한 비건 버거를 출시한 것이다. 사실 비건 버거는 요즘 흔하지만, 사찰에서 버거를 만든다는 건 초유의 일이라 댓글로 신기하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벌써 “부처스 버거다” “속세리스의 맛일까” 같은 웃긴 댓글이 달리기 시작해 앞으로 다양한 밈이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F&B 상품에서 가장 중요한 맛만 보장된다면 대박 확률이 정말 높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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