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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대명 vs 비명 단일화, 민주당 당권 레이스 시작됐다

박지현 도전 무산… 본선 단일화 공동선언 공개 제안도 나와

  •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어대명 vs 비명 단일화, 민주당 당권 레이스 시작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왼쪽)과 박주민 의원이 7월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 후보자 포토 행사를 마친 후 인사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왼쪽)과 박주민 의원이 7월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 후보자 포토 행사를 마친 후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전당대회를 통해 당이 변화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그 지점이 너무 아쉽다. 계파 수장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출마하면 계파 갈등을 벌이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 민생을 챙기면서 대여 투쟁을 벌여야 할 때 아닌가. 당내 우려에도 출마한 사람들을 보니 아이고 참, 당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더불어민주당(민주당) 한 친문재인(친문)계 의원이 7월 19일 “결국 지명도순으로 당대표가 결정되지 않겠나”라며 씁쓸하게 말했다. 차기 당대표 선출을 한 달여 앞두고 민주당에는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라는 말이 공공연하다. 경쟁 후보들은 사법 리스크, 사당화 우려를 제기하면서 공세를 펼치지만 대세론이 쉽사리 꺾이지 않고 있다. 박용진 의원을 필두로 ‘비이재명(비명)계 후보 단일화’를 추진해 분위기를 반전하려는 시도도 나타난다.

지지율 격차 2배, 李 원톱 체제

8·28 전당대회를 향한 민주당 당권 레이스가 시작됐다. 이재명 의원이 어대명 기류를 타며 앞서나가는 가운데 박용진 의원을 필두로 한 ‘97그룹’(1990년대 학번·1970년대생)이 뒤를 쫓는 형국이다. 97그룹은 양박양강(박용진·박주민·강병원·강훈식)으로 구성됐다. 중진그룹에서는 김민석 의원과 친이낙연계로 분류되는 설훈 의원이 출마했다. 이동학 전 최고위원은 당내 유일한 청년 후보로서 도전한다.

현 상황은 이 의원 ‘원톱 체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7월 16일부터 사흘간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민주당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이 의원은 38.3% 지지율을 얻으며 1위를 차지했다(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p.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13.0%로 2위를 차지한 박용진 의원과 2배 이상 지지율 격차를 벌이며 대세론을 굳히고 있다. 조사 대상을 민주당 지지자로 제한할 경우 이 의원의 지지율은 65.4%로 더 상승한다. 이 경우 2위는 이동학 전 최고위원(9.6%)으로 바뀐다.

당초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전당대회 주요 변수로 부상했으나 당헌·당규상 기준(권리당원 6개월)을 충족하지 못해 피선거권을 인정받지 못했다. 박 전 위원장은 당에 정무적 판단을 내려줄 것을 요청했으나 이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박 전 위원장에 호의적이던 의원들마저 “지방선거 패배에 책임이 있다” “특정인을 위해 룰을 바꿔선 안 된다” 등 이유를 들며 지원을 거부한 것이다. 이 의원은 박 전 위원장의 후보 접수가 반려된 당일 “도전 기회를 주면 좋겠다”고 뒤늦게 말해 오히려 박 전 위원장으로부터 “출마가 좌절된 다음에야 도전 기회를 주면 좋겠다고 말하는 기회주의 정치”라며 면박을 당하기도 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무적 판단에 따라 박 전 위원장의 출마 허용이 얼마든지 가능했다. 결국 당에서 박 전 위원장이 그 정도로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전당대회 최대 변수는 97그룹이 후보 단일화를 성공할지 여부”라고 분석했다. 97그룹에서 후보 단일화를 이루면 이 의원 입장에서도 쉽지 않은 상황이 펼쳐진다는 것이다.

97그룹은 ‘비명 단일화’와 관련해 열린 입장을 내놓았다. 소장파 박용진 의원과 친문계 강병원 의원은 연일 “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선 당시 정무조정실장, 전략기획본부장 등을 맡아 신(新)이재명계로 분류되던 강훈식 의원 역시 컷오프 이후로는 단일화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강병원 의원은 7월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 의원을 제외한 6명의 당대표 후보에게 ‘본선 단일화 공동선언’을 공개 제안했다. 컷오프 결과 발표 전 본선 후보 단일화를 미리 약속하자는 것이다.

강병원 의원은 “이 의원이 당대표가 되면 민주당은 패배를 반성하지 않는 무책임한 정당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전했다. 그는 이 의원이 ‘공천권 포기’ 행보에 동참하지 않는 것을 두고도 “(계파정치를 펼치려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는 입장이다. 박용진 의원 역시 “(이 의원의) 사법 리스크가 객관적으로 존재한다”는 의견이다.

“사법 리스크 객관적 존재해”

다만 ‘친명 행보’를 보여온 박주민 의원이 단일화에 적극 나설지가 변수다. 박주민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단일화에 대해 열려 있다”면서도 “기계적이고 공학적이며 인위적인 단일화가 무슨 효과가 있겠느냐”며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줄곧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인 탓에 당내에서 “이 의원의 페이스메이커로 출마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번 전당대회가 1강(이재명) 3중(박용진·박주민·설훈)으로 흘러가리라 전망하는 시각이 있는 만큼, 박주민 의원이 후보 단일화에 나서지 않으면 비명 연대 구상은 어그러진다.

이 의원은 당내 여러 우려를 의식한 듯 말을 아끼고 있다. 7월 19일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묘소를 찾아 통합의 정치를 약속하며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그는 “계파공천, 사천, 공천학살이라는 단어는 사라질 것”이라고 약속했다.

당대표 예비경선(컷오프)은 7월 28일 중앙위원회 70%, 국민 여론조사 30%에 따라 치러진다. 컷오프를 통과한 후보 3명은 전국 17개 시도를 순회하며 권역별 대회를 치를 예정이다. 본 투표에서는 대의원 30%, 권리당원 40%, 국민 여론조사 25%, 일반당원 5% 기준이 적용된다.





주간동아 1349호 (p40~41)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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