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간동아 로고

  • Magazine dongA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美 위구르족 인권 탄압 부각, 신장은 中 일대일로 ‘급소’

‘위구르족 강제노동 방지법안’ 상원 통과… 국제사회 호응도 유도

  • 이장훈 국제문제 애널리스트 truth21c@empas.com

美 위구르족 인권 탄압 부각, 신장은 中 일대일로 ‘급소’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의 구도 우루무치. [VCG]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의 구도 우루무치. [VCG]

우루무치(烏魯木齊)는 중국 서부 신장위구르(이하 신장)자치구의 구도(區都)로, 고대 실크로드의 톈산(天山) 북로가 있던 해발 700~900m 초원지대에 위치한다. ‘광대한 목초지’라는 뜻을 담은 우루무치에는 대대로 위구르족이 살았다. 위구르족은 튀르크계 민족으로, 알타이어 계통의 독자적 언어를 사용해온 이슬람 수니파 무슬림이다. 생김새와 풍습, 종교가 중국 한(漢)족과는 완전히 다르다. 2000년 역사를 지닌 고도(古都) 우루무치는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의 영향으로 인구 증가 속도가 중국에서 가장 빠르며, 이로 인해 땅과 물 부족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과학원 신장생태지리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우루무치 인구는 지난 10년간 30%나 증가했으며, 주거지는 30년간 4.26배 늘어났다. 우루무치시 정부는 인구가 360만 명에 이르자 최근 인구를 400만 명까지로 제한하는 상한제를 도입했지만, 인구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보고서는 “많은 젊은이가 일자리를 찾아 우루무치로 오면서 인구가 급속히 팽창했다”고 지적했다. 신장 지역은 일대일로 육상 실크로드 경제지대의 핵심 거점이자 전진기지다. 우루무치는 신장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우루무치 원주민 대부분 강제 이주

중국 신장 지역 집단수용소에 수감된 위구르족들. [위키피디아]

중국 신장 지역 집단수용소에 수감된 위구르족들. [위키피디아]

그런데 우루무치 인종 분포를 보면 한족이 75%를 넘는다. 이 도시에서 살아오던 위구르족이 대부분 도시 외곽이나 농촌 지역으로 강제 이주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위구르족 상당수는 중국 정부가 설치한 ‘집단수용소’에 수감돼 있다. 우루무치는 이제 ‘한족의 도시’가 된 셈이다. 이 때문에 우루무치에선 2009년 7월 5일 발생한 위구르족의 분리 독립 시위 같은 유혈 사태가 다시는 일어날 수 없을 것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중국 정부는 당시 유혈 사태로까지 이어진 시위를 ‘신장 7·5사건’으로 명명하고, 197명이 사망하고 1721명이 부상했으며 사망자는 대부분 한족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독일에 본부를 둔 망명 위구르족 단체 세계위구르의회(WUC)는 당시 위구르족 사상자와 실종자가 수천 명에 달한다면서 ‘우루무치 대학살’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정부와 신장 자치구 정부는 유혈 사태 12주년을 맞아 “당시 사건은 국내외 극단주의자들과 테러리스트들이 저지른 잔인한 폭력 범죄”라면서 “분열주의 세력을 단호히 분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 자격으로 신장 자치구 무장경찰 특수작전 부대에 ‘대테러 선봉중대’ 칭호를 수여했다. 신장 지역에서 분리 독립을 요구하는 그 어떤 움직임도 일절 용납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경고라고 볼 수 있다.

미국 정부와 의회는 신장 지역에서 자행되는 중국 정부의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에 대한 인권 탄압에 맞서 각종 제재조치를 내리며 전방위적 압박에 나서고 있다. 미국 상원은 7월 14일 ‘위구르족 강제노동 방지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공화당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과 민주당 제프 머클리 상원의원이 초당적으로 발의했는데, 신장 지역에서 생산되는 모든 제품의 수입을 전면 차단하는 내용으로 돼 있다. 특히 이 법안에는 신장 지역에서 제조되는 제품을 강제노동 생산품으로 전제하는 ‘일응추정’(rebuttable presumption: 반박해 증명하지 않으면 사실이라고 인정) 원칙이 담겼다. 이에 따라 신장 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을 미국으로 들여오려는 수입업체는 해당 물건이 강제노동 산물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루비오 의원은 “중국공산당이 계속 자행하고 있는 인류에 대한 범죄를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기업들이 그런 끔찍한 학대에서 아무런 제지 없이 이익을 얻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원에서도 통과될 것이 분명한 이 법안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하면 발효된다. 미국 의회는 지난해 6월에도 위구르 인권법을 제정했다.



국제 인권단체, 中 소수민족 강제노동 주장

위구르족 여성들이 신장 지역에서 목화를 따고 있다. [VCG]

위구르족 여성들이 신장 지역에서 목화를 따고 있다. [VCG]

미국 정부는 7월 13일 국무부, 재무부, 상무부, 노동부, 국토안보부, 무역대표부 등 6개 부처 공동명의로 자국 기업들에 신장 지역의 강제노동과 인권 유린 등과 연계된 거래 및 투자를 중단하라는 내용의 경고주의보(경보)를 발령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미국은 중국의 집단학살과 반인륜 범죄, 인권 유린에 대해 범정부적 노력을 지속하고, 민간 및 동맹과 긴밀한 조율을 통해 계속해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는 이와 관련해 신장 지역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 인권 탄압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는 중국 기업들을 무더기로 제재했다.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7월 9일 중국 기업 14개, 6월 24일 중국 기업 5개를 각각 거래 제한 목록인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세관국경보호국(CBP)도 신장 지역에서 생산하는 태양광 패널의 핵심 재료인 폴리실리콘과 면화, 토마토 등에 대해 강제노동을 이유로 수입 금지 조치인 인도보류명령(WRO)을 내렸다. 폴리실리콘은 세계 공급량의 45%가 중국 신장 지역에서, 35%는 중국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조치는 조 바이든 정부의 신장 문제 관련 제재 중 가장 강력한 것”이라며 “친환경에너지 전환에 속도를 내려는 미국에도 파급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전 세계 면화의 20%를 생산하는 주요 수출국이다. 중국산 면화의 85%가 신장 지역에서 생산된다. CBP는 현재 중국산 제품 49개에 WRO를 내렸는데, 이 중 11개가 신장 강제 노동과 관련됐다.

미국이 신장 지역에서 행해지는 강제노동 등 중국의 위구르족 인권 탄압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이유는 중국을 압박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 수단일 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가장 정당한 명분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제 인권단체들을 비롯해 위구르족 난민과 각국 언론 및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2017년부터 신장 지역에 100만 명 규모에 달하는 집단수용소를 만들어 위구르족을 비롯해 카자흐족, 키르기스족 등 무슬림 소수민족을 감금해 강제노동을 일삼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주요 7개국(G7)과 유럽연합, 유럽의회, 유엔 인권대표 등도 신장 지역의 강제노동 등 인권 탄압을 비판해왔다.

이런 이유로 인류의 가장 보편적 가치인 인권과 민주주의를 외교의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조 바이든 정부는 중국의 신장 지역 소수민족 인권 탄압을 전면적으로 압박함으로써 유럽은 물론, 같은 무슬림인 중앙아시아와 중동 국가들의 지지를 얻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미·중 관계를 ‘민주주의 대 권위주의’의 대결이라고 규정해왔다.

신장은 中 전략 요충지이자 에너지 허브

미국의 또 다른 주요 노림수는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저지하는 것이다. 지정학적으로 볼 때 신장 지역은 중국의 전략 요충지다. 신장 지역은 중국 내륙과 중앙아시아, 중동, 유럽 등을 연결하는 고리다. 동시에 육상 실크로드에서 2개 철도망을 연결하는 교통 허브다. 첫 번째는 중국 내륙~신장~중앙아시아(카자흐스탄)~러시아~벨라루스~폴란드~독일의 유럽 노선, 두 번째는 중국 내륙~신장~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우즈베키스탄~투르크메니스탄~이란의 중동 노선이다.

특히 중국·유럽 화물열차(中歐班列)는 중국 22개 도시와 유럽 20개국 90개 도시 간 컨테이너 화물을 운송하는 새로운 무역 통로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방역물자 수송이 크게 늘어나면서 1만2406편이나 운행하는 등 전년 대비 51% 증가했다. 코로나19 때문에 해상과 항공 운송이 큰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중국·유럽 화물열차가 가장 값싸고 발 빠른 교통수단이 되고 있다. 중국과 카자흐스탄의 경계인 신장 지역 호르고스 자유경제구역은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핵심인 ‘신유라시아 대륙교량’의 출발지이자 물류 허브다. 호르고스에 집결한 중국 상품들이 중국·유럽 화물열차로 중앙아시아, 러시아, 유럽으로 수출된다.

게다가 신장 지역은 중국의 에너지 허브다. 카스피해~카자흐스탄을 거쳐 연결되는 송유관과 천연가스관, 투르크메니스탄~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을 통해 오는 천연가스관 등이 모두 신장 지역을 지난다. 중국이 지난해 수입한 천연가스의 40%는 투르크메니스탄과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에서 가스관을 통해 들어왔다. 중국은 또 파키스탄과 신장 지역을 연결하는 경제회랑을 건설하고 있는데, 이 경제회랑이 완공되면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도입하는 원유를 송유관을 통해 운송할 수 있다. 중국은 현재 급속하게 가까워지고 있는 이란과도 송유관 건설을 논의하고 있다. 이 송유관도 중앙아시아 각국을 거쳐 신장 지역과 연결된다. 중국 입장에선 일대일로 프로젝트에서 육상 실크로드가 성공하려면 위구르족의 분리 독립 움직임을 원천봉쇄하는 등 신장 지역을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이런 상황 때문에 미국이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에서 ‘급소’인 신장 지역의 위구르족 인권 문제를 집중 공격하는 전략을 구사한다고 볼 수 있다.





주간동아 1299호 (p52~54)

이장훈 국제문제 애널리스트 truth21c@empas.com
다른호 더보기 목록 닫기
1306

제 1306호

2021.09.10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