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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부산 투자특강 PREVIEW

“노후 준비와 주식투자는 마라톤 같은 여정”

초반에 너무 빨리 뛰면 쉽게 지치고, 쉬다가 나중에 하려면 따라잡을 수 없어

  •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노후 준비와 주식투자는 마라톤 같은 여정”

[GettyImages]

[GettyImages]

현재 한국은 많은 문제점에 직면해 있다. 노후 준비 부족, 인구 고령화, 저출산, 청년 취업난 등 어느 한 가지도 간단한 문제가 없다. 이것들은 하루아침에 생겨난 문제가 아니다. 오랜 기간 진행돼왔지만 단기적인 문제에만 집착하다 보니 미처 대비할 겨를이 없었던 것이다. 한국이 고성장을 해왔음에도 경제적, 사회적 문제가 계속 심화하는 이유는 돈의 소중함과 관리 방식을 모르는 ‘금융문맹(Financial Illiteracy)’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노후 빈곤율 50% 육박

개인도 마찬가지다. 미리미리 노후 준비를 했어야 하는데 대부분 은퇴 이후에 대한 설계가 없었다. 젊었을 때 자동차나 명품 등 낭비성 지출이 많았고, 결혼 후에는 자녀 사교육 명목으로 자산을 거의 다 써버렸다. 노후에 대한 생각이 별로 없어 막연히 잘되리라 믿었던 것이다. 단기적 해법은 없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장기적 해법을 고민하고, 차근차근 개선해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생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세계보건기구에서 발표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2030년 남녀 기대수명에 따르면 한국 남성은 84세, 여성은 91세까지 살 수 있다. 의료기술 발달과 함께 인간 수명은 점차 늘어나고 있고, 100세 시대가 도래했다. 하지만 노후 준비가 돼 있지 않은 사람에게는 100세 시대가 그리 좋은 소식만은 아닐 것이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50%에 육박해 OECD 평균의 4배에 달한다. 노인 자살률도 10년 이상 부동의 1위다. 이제 은퇴 이후 50년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누구나 노후 준비를 할 수 있다. 실제로 내 주위를 둘러보면 노후 준비가 된 사람은 지극히 평범한 이들이다. 하지만 한국 사람은 대부분 노후 준비를 하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자신도 모르게 부자가 되지 않는 반대의 길을 가고 있기 때문이다. 노후 준비에 대한 구체적인 설계가 없는 것이다. 본인의 노후 준비보다 자녀들을 위해 너무 많은 돈을 지불해왔고, 열심히 일하기만 하면 노후가 저절로 대비되는 양 생각했다. 

노후 준비를 못 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과도한 사교육비 때문이다. 남들보다 단지 1m를 앞서기 위한 과도한 사교육으로 부모의 노후는 물론, 자녀의 행복할 권리까지 훼손되고 있는 현실은 분명 정상이 아니다. 일각에서는 공교육과 사교육의 공방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공교육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사교육 비중이 증대될 수밖에 없다, 혹은 사교육의 극심한 과열로 공교육 현장이 무너지고 있다는 식의 대립이다. 하지만 결국 그 교육이 아이들을 위한 것이라면 공교육이냐 사교육이냐를 막론하고 아이들의 미래와 행복에 대한 고려가 우선시돼야 하지 않을까. 아이들이 행복하지 않으면 국가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고, 이는 국력 손실로 이어진다.




세계 최고 교육열, 금융 교육은 전무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사진 제공 · 존 리]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사진 제공 · 존 리]

한국의 교육열은 세계 최고지만 금융 교육은 전무한 수준이다. 금융의 비중이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는 데 반해, 한국에서는 가정과 학교, 사회 어디에서도 돈의 소중함이나 돈을 제대로 모으고 투자하는 방법 등을 가르쳐주지 않는다. 반면 미국은 초등학교부터 학생들이 참여하는 주식투자클럽 등이 활성화돼 있어 경제와 금융을 접할 기회가 많다. 한국도 금융문맹국에서 벗어나려면 자녀들의 금융 교육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초등학교 주식투자클럽을 만들고, 워런 버핏처럼 어려서부터 투자를 배우며 실천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사람들은 대부분 주식은 위험하고 은행 예금이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은 정반대다. 은행에 있는 자금이 가장 위험하며, 주식이 장기적으로는 가장 안전한 자산이다. 은행에 가만히 두면 원금 보장은 가능해도 인플레이션을 감안할 경우 결국 시간이 갈수록 자본이 줄어드는 것과 마찬가지다. 노후 준비를 제대로 하려면 젊어서부터 투자로 자산 규모를 늘려가다 50대 은퇴 시점 이후에 규모가 커진 노후 자금으로 여생을 보낼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젊을수록 투자에 적극적이어야 하고, 수입의 일정 부분을 노후를 위해 투자해야 한다. 

노후 준비와 주식투자는 100m 달리기가 아니다. 마라톤처럼 꾸준히 뛰어야 완주할 수 있다. 마라톤은 초반에 너무 빨리 뛰면 쉽게 지치고, 쉬다 나중에 한꺼번에 달리려면 남들을 따라잡을 수 없다. 주식투자도 마찬가지다. 길게, 그리고 멀리 보는 안목을 가지고 꾸준히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루하루 아낀 여유자금을 동업자의 마음으로 좋은 기업에 투자한다면 지금 조금씩 아낀 그 돈이 나중에는 생각보다 큰 힘이 될 것이다. 

‘노후’ 하면 먼 훗날의 일로 여겨질지 모르지만, 반드시 찾아올 수밖에 없는 과정이다. 따라서 노후 준비는 무조건 일찍 시작할수록 유리하다. 은퇴 후 행복한 삶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주간동아 2019.10.25 1211호 (p74~75)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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