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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문서로 확인된 유엔사-합참 갈등

휴전선 대응 태세 이견 심화…국방부는 왜 총격전 공개 안 하나

미군 문서로 확인된 유엔사-합참 갈등

미군 문서로 확인된 유엔사-합참 갈등
‘주간동아’는 987호 ‘남북 총격전 월 1회 수준, 휴전선이 위험하다’ 기사를 통해, 지난해 하반기 이후 비무장지대(DMZ) 인근에서 군사적 충돌이 비약적으로 늘었고 이를 둘러싼 한국군과 유엔군사령부(유엔사)의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군정위)가 진상 조사에 착수하고,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미군사령관이 유엔군사령관 자격으로 합동참모본부(합참)를 방문해 한국군의 휴전선 대응 태세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는 내용이었다.

이러한 보도 내용이 최근 미국 측 공식자료를 통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6월 2일 주한미군사령부와 한미연합사령부, 유엔사가 6월 2일 공동으로 발간한 ‘전략 다이제스트(Strategic Digest)’라는 책자(사진)를 통해서다. 영어와 한국어로 함께 발간된 이 책자는 정전협정 준수와 관련한 유엔사의 임무를 기술하면서 ‘2014년 한 해 동안 한국군이 비무장지대와 북방한계선에 접근하는 북한군을 향해 11차례 대응사격을 가했다’고 언급하고, ‘이러한 사건을 통해 치명적 부대를 운용하기 전에 적의 의도와 조치를 정확히 평가할 필요성이 있음을 인식할 수 있었다’고 적시했다.

이러한 확인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단 2014년 한 해에만 11번에 이른다는 남북 간 총격전 횟수는 이제까지 한 번도 공식 발표된 적이 없다. 987호 기사에서 주간동아는 국방부가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권은희 의원에게 보고한 자료를 바탕으로 지난해 6월부터 연말까지 총 5차례 총격전이 벌어졌다고 보도한 바 있지만,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모두 합할 경우 총격전 횟수가 총 11차례에 이른다는 사실은 국회에도 보고된 적이 없다. 전문가들은 물론 군 당국자들조차 ‘이례적일 정도로 높은 수준’의 긴장이 지난해 내내 최전선에 팽팽했지만, 일반 국민은 물론 국회도 이에 대해 알지 못했다는 뜻이다.

미군 측이 책자에서 언급한 ‘치명적 부대를 운용하기 전에 적의 의도와 조치를 정확히 평가할 필요성’이라는 대목은, 그 과정에서 유엔사와 한국군 간 불거진 이견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휴전선에서 벌어진 총격전 대부분에서 남측이 먼저 방아쇠를 당긴 것과 관련해 ‘한국군의 지나치게 경직된 태도가 긴장수위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유엔사 측 인식을 고스란히 반영한다는 것. 쉽게 말해 ‘무조건 방아쇠부터 당기지 말고 북한 측 의도를 먼저 파악하라’는 경고 아닌 경고라는 해석이다.

한 당국자는 “해당 문장은 유엔사 군정위가 지난해 총격전에 대해 작성, 회람한 조사보고서 결론을 그대로 차용한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 국방부는 공개하지 않은 총격전 횟수 등 민감한 데이터와 비판적 평가를 공개책자에 실어 내보냈다는 것 자체가 스캐퍼로티 사령관의 ‘불만’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북한은 6월 6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괴뢰패당은 연평도의 불벼락이 결코 지나간 일이 아니라는 것을 똑바로 알고 함부로 날뛰지 말아야 한다”고 언급하는 등 최근 들어 긴장 수위를 급격히 높이고 있다. 통일연구원은 6월 1일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5월 들어 군사적 위협에 대한 언급을 늘리는 등 동향이 염려스럽다’고 분석했다. 평양의 다음 행보가 어디로 튈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서, 도발 대응 태세를 둘러싼 한미 양국군 사이 갈등이 한층 더 심각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주간동아 2015.06.15 992호 (p26~26)

  • 황일도 기자 shamo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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