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곳에선 세월의 더께와 함께 고즈넉한 향토의 멋이 배어난다.
아시아 최초의 슬로시티, 전남 담양군 창평면 삼지내마을. 살랑살랑 봄바람에 벚꽃이 하염없이 흩날린다.
엄마의 마음에도 아이의 가슴에도 벚꽃 닮은 흰분홍 ‘소망꽃’이 피어난다.
느려서 더 포근하게 다가오는 풍광은 숨 가쁘게 달음박질치는 도시인의 삶을 위무하는 달콤한 휴식이다.
제19대 총선일인 4월 11일, ‘느리게 사는 마을’에선 환호도 탄식도 없었다. 그저 계절마다 꽃이 피고 지듯,
우리네 삶의 아름답고 여유로운 한 시절이 있을 뿐. 그렇게 슬로시티의 봄날은 간다.
주간동아 833호 (p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