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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시게 꽃 피는 봄날

  • 사진·김형우 기자 free217@donga.com 글·김진수 기자 jockey@donga.com

눈부시게 꽃 피는 봄날

눈부시게 꽃 피는 봄날
굽어진 돌담길을 휘감아 걷는다. 하나 둘씩 그윽한 자태를 드러내는 고택.

그곳에선 세월의 더께와 함께 고즈넉한 향토의 멋이 배어난다.

아시아 최초의 슬로시티, 전남 담양군 창평면 삼지내마을. 살랑살랑 봄바람에 벚꽃이 하염없이 흩날린다.

엄마의 마음에도 아이의 가슴에도 벚꽃 닮은 흰분홍 ‘소망꽃’이 피어난다.

느려서 더 포근하게 다가오는 풍광은 숨 가쁘게 달음박질치는 도시인의 삶을 위무하는 달콤한 휴식이다.



제19대 총선일인 4월 11일, ‘느리게 사는 마을’에선 환호도 탄식도 없었다. 그저 계절마다 꽃이 피고 지듯,

우리네 삶의 아름답고 여유로운 한 시절이 있을 뿐. 그렇게 슬로시티의 봄날은 간다.



주간동아 833호 (p10~11)

사진·김형우 기자 free217@donga.com 글·김진수 기자 jo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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