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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SOS! 대한민국 어린이로 살아가기 11

선진국 아이들은 ‘금이야 옥이야’ 보호받는다

선진국 아이들은 ‘금이야 옥이야’ 보호받는다

[USA] 차에 두고 내리는 것도, 운전석 옆자리에 태우는 것도 불법

선진국 아이들은 ‘금이야 옥이야’ 보호받는다

미국에선 12세 이하의 어린이를 집에 혼자 남겨두지 못하게 법으로 규정했다. 어른이 모두 외출할 경우 베이비시터를 고용해야 한다.

2007년 기자가 뉴욕 특파원으로 있을 때 얘기다. 한인교포 여성 A씨가 쇼핑몰 주차장에 주차한 뒤 세 살짜리 아이를 차에 남겨둔 채 쇼핑몰로 들어갔다. 금방 다녀올 생각이었기 때문.

그런데 10분 뒤쯤 쇼핑을 마치고 나오자 경찰이 기다리고 있었다. 경찰은 A씨를 즉각 체포했다. 아이를 위험에 빠뜨렸다는 이유에서였다. 자동차에 아이만 있는 것을 발견한 미국인이 경찰에 신고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그 다음에 벌어진 상황도 한국적인 사고방식으론 좀처럼 이해되지 않았다. 경찰은 아이를 가족에게 보내는 대신 시(市) 아동담당 직원에게 인계했다. A씨 가족에게 아이를 맡길 수 있을지 판단하기 위해 좀더 조사를 해야겠다는 게 이유였다.

자신의 아이를 자동차에 ‘방치’하고 쇼핑한 A씨가 과연 아이를 양육할 만한 부모로서의 자격이 있는지를 검증하겠다는 것. 이 사건은 당시 한인교포 사회에서 화제가 됐다. 개인적으로도 많은 것을 생각해봤다. 경찰의 과잉반응인가, 아니면 아이의 복지를 위한 당연한 행동인가. 부모를 체포하고 일시적으로 양육권까지 박탈한 것은 공권력의 과잉반응이라는 반론을 낳을 수 있겠지만, 주차장에 아이를 방치한 부모에게 책임을 물은 것은 합리적인 조처라고 생각한다.



한여름 더위가 맹위를 떨칠 때 한국에서 간혹 등장하는 뉴스가 있다. 아이를 자동차에 둔 채 내렸는데 질식해 숨졌다는 소식이다. 미국에서처럼 아이를 자동차에 남겨놓고 볼일 보러 가는 보호자를 처벌한다면 이런 뉴스는 보지 않게 될 것이다. 미국에선 아이를 운전석 옆자리에 태우는 것도 불법이다. 교통사고가 발생해 에어백이 터지면 몸무게가 가벼운 아이에게 치명상을 입힐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래서 아이들은 반드시 뒷좌석에 타도록 돼 있다.

도로에서 ‘특별대우’ 받는 아이들

선진국 아이들은 ‘금이야 옥이야’ 보호받는다
이처럼 미국에선 아이를 보호하기 위한 여러 제도와 법을 마련해놓고 있다. 대표적인 제도가 특정 연령 이하(주마다 다른데 대개 8~12세) 어린이를 혼자 집에 두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법으로 강제하지 않더라도 학교 등에서는 대체로 12세 이하 어린이를 집에 혼자 남겨놓지 못하게 권고한다. 그래서 부모가 저녁에 외출할 때는 ‘베이비시터’에게 돈을 주고 맡기거나, 믿을 만한 이웃집에 아이를 보낸다.

기자도 초등학교에 다니던 두 딸을 누군가에게 맡기고 볼일을 보러 나가야 했다. 간혹 귀찮게 느껴진 것은 사실이지만, 화재나 낯선 이의 침입 등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아이가 위험에 빠지는 것을 막을 수 있어 큰 불만은 없었다.

도로에서도 아이들은 ‘특별대우’를 받는다. 어린이는 성인보다 사물을 종합적으로 바라보는 능력이 떨어져 교통사고의 희생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학교 주변에선 모든 차량이 낮은 규정속도를 지켜야 하며, 속도위반을 하면 통상 과속 티켓의 2배 벌금을 내야 한다. 스쿨버스가 학생들을 내려주거나 태우기 위해 멈췄을 때는 그 뒤를 따라오던 차든, 반대편에서 오던 차든 무조건 멈춰야 한다.

이를 어겼다가 적발되면 벌금이 200~500달러에 이른다. 반복해서 적발되면 면허가 취소되고 심지어 구속되기도 한다. 따라서 운전자들은 거리에서 스쿨버스만 보면 잔뜩 긴장한다. 또한 학교에서는 어린이들이 성폭력의 희생자가 되지 않도록 정기적으로 가정통신문을 보내 주의를 환기시킨다. 기자도 몇 차례 학교 당국으로부터 그런 편지를 받았다. 편지는 “자녀들에게 낯선 사람이 길을 묻거나 말을 걸면 절대 응대하지 말도록 교육하고, 성인은 어린이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도록 돼 있다는 점을 주지시켜라”고 당부한다.

물론 미국에서도 어린이를 상대로 한 불미스러운 일이 많이 벌어진다. 그런 일이 발생하면 보통 그 지역에는 비상이 걸린다. 아무리 경미해도 어린이를 상대로 한 것이면 경찰이 해당 학교를 정기적으로 순시하는 등 예방조치에 들어간다. 어린이를 대하는 미국 사회의 두드러진 특징은 어린이를 독립된 인격체로 대한다는 점이다. 부모에게 보호자로서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정부가 양육권을 박탈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한국식으로 부모가 자녀를 체벌하다간 체포될 수도 있다. 체벌했다가 자녀의 신고로 체포되는 부모가 실제로 가끔 있다. 미국은 자녀를 ‘부모의 소유물’처럼 보는 시각을 단호히 배격한다. 할리우드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주인공은 평소엔 착하고 성실하지만 술만 마시면 과음을 해서 결국 일자리를 잃고 아내와도 별거하고 있다. 그의 딸은 별거 중인 아내와 산다.

어느 날 딸과 단란한 시간을 보낸 뒤 아내에게 데려다주려고 차를 몰고 가다 음주운전으로 적발되는데, 단속 경관이 친한 친구였다. 그를 가엾게 여긴 경관은 “이번은 봐줄 테니 제발 정신 차려라”고 한다. 그런데 뒷좌석에서 잠자던 딸이 일어나는 것을 보자 경관은 “이건 나도 어쩔 수 없다”며 그를 체포한다. 음주운전까지는 봐줄 수 있어도 어린아이를 태우고 음주운전한 것은 용인할 수 없다! 영화의 주제와는 별 관련 없는 대목이지만, 평균적인 미국인이 어린이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잘 보여주는 장면이다.

공종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kong@donga.com

[GERMANY] 부모, 학교, 사회가 뜻 모아 아동 보호 … 능력 넘어서는 공부 스트레스도 적어

큰아들을 슈투트가르트의 한 유치원에 보내던 날, 설렘 반 걱정 반이었다. 아이가 잘 적응할지, 위험한 요소는 없는지 여느 엄마들처럼 노심초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수업이 끝나는 시간에 맞춰 아이를 데리러 유치원에 갔다가 이색적인 광경을 접했다. 부모가 직접 데리러 오지 못할 사정이 있는 아이는 부모가 지정한 대리인에게 인도되는데, 대리인임을 증명하는 증명서와 신원을 교사가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었다. 큰아들이 지금 스물두 살이니 15년도 더 된 옛날 얘기다.

부모끼리 도와 안전사고에 대비

지금도 독일에서는 초등학교 때까지 아이를 혼자 귀가시키거나, 교사가 알지 못하고 증명서도 없는 낯선 사람에게 아이를 인도하는 일은 없다. 혼자 다니는 것에 익숙해진 고등학생 때도 혼자서 학교 밖을 나설 때는 부모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198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독일에서는 일하는 엄마를 ‘까마귀 엄마’라고 부르며 부정적으로 여겼다. ‘까마귀 엄마’는 아이들을 잘 챙기지 않고 아침, 저녁은 물론 점심까지 차갑게 식은 음식을 준다는 뜻에서 붙여진 말.

그러나 경제적 상황과 사회 인식이 변화하고 여성의 사회진출이 확대되면서 지금은 ‘까마귀 엄마’로 부르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일하는 엄마들끼리 순서를 정해 아이들을 학교에서 집으로 실어 나르고, 귀가 후 따뜻한 음식을 주는 ‘공동육아’가 확산되면서 엄마의 빈자리와 그에 따른 정서상, 안전상 위해요소를 줄일 수 있게 됐다.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국가 차원에서도 아이들의 안전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독일에서는 아이를 혼자 방치하는 것은 범죄라는 인식이 강하다. 학교나 유치원 운동장에 어린이가 한 명이라도 놀고 있으면 반드시 교사가 나와 지켜본다는 점도 우리나라와 다른 점이다. 한번은 유명 정치인의 운전기사가 8~9세 여자 어린이 2명이 길을 걷고 있는 모습이 안쓰러워 차에 태워 목적지까지 데려다준 일이 커다란 사회적 이슈가 됐다. 아이들을 태우는 광경을 목격한 시민이 경찰에 신고했고, 아이들의 부모도 문제 제기를 했기 때문.

아이들은 그 운전기사를 고용한 정치인의 이웃에 살고 있었고, 운전기사의 의도도 순수했지만 그만큼 독일에서는 낯선 사람이 아이들에게 접근하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가 확산돼 있다. 부모는 즉각 학교에 건의해 아이들이 모르는 사람의 호의에 “싫다”고 확실히 의사표현할 수 있도록 교육하게 했고, 자기방어를 위한 호신술도 가르치게 했다. 이러한 교육은 독일 전역으로 확대됐다.

‘될성부른 나무’ 미리 뽑아 스트레스 줄인다

선진국 아이들은 ‘금이야 옥이야’ 보호받는다

미경 뵐러 씨(오른쪽에서 두 번째)는 남편, 네 아들과 함께 2007년 12월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한 태안 앞바다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펼쳤다. 뵐러 씨는 자녀들에게 각종 자원봉사 활동을 적극 권유한다.

가정과 사회의 이러한 관심 덕분에 어린이 성폭력 피해도 크게 줄고 있다. 어린이 성폭력 사건의 경우 여성 경찰과 상담자가 수사 및 보호를 맡아 피해 아동의 수치심을 줄이고, 피해가 심할 때는 어린이 보호센터에서 아이를 맡아 관찰·치료하거나 원할 경우 어머니와 함께 여성 성폭력 보호소에 거주할 수 있게 한다.

피해자에 대한 지원 범위와 정도는 각 지방자치단체와 관련법에 따라 다르지만, 피해자에 대한 치료와 보호를 사회와 국가가 도맡아 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언젠가는 자신의 벗은 몸을 보여주며 쾌락을 느끼는 일명 ‘바바리맨’이 초등학교 화장실에 숨어 들어가 아이들을 놀라게 한 사건이 있었다. 다행히 큰 피해는 없었지만 그 후 수업 중에는 학교 문을 완전히 잠그고, 학교를 방문하는 학부모에게도 반드시 방문 예약을 하게 하는 안전 시스템이 도입됐다. 아동과 학부모에 대한 성폭력 예방교육이 정기적으로 이뤄진 것은 물론이다.

이에 더해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자들에게 최고형을 선고하고, 신원 공개는 물론 경찰에 정기적으로 거주지를 알리는 의무적 신고제도를 운영하며,재범자는 경찰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DNA 정보를 관리하는 것 역시 성폭력 예방에 도움을 주고 있다. 한편 독일에서는 취학 전에 이뤄지는 조기 교육도 읽기, 쓰기, 영어 등 지식 전달에 초점이 맞춰진 한국과 달리 음악, 미술 등을 통한 감성 개발과 체육 수업을 통한 신체 발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부모들도 이러한 교육에는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한다. 가끔씩 한국의 어린 학생들이 공부 스트레스로 자살한다는 소식이 국제 뉴스를 통해 알려지면, 주변의 많은 독일인이 충격을 받았다고 말한다.독일의 아이들이라고 해서 공부 스트레스가 없지는 않다. 독일에서는 4년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8년제 고등학교에 진학하는데, 초등학교 3, 4학년 성적으로 대학 진학 여부가 일찍이 결정된다.

학교 시험에서 1, 2등급을 받은 아이들은 곧바로 고등학교에 진학해 대학에 가고, 그렇지 않은 아이들은 직업교육을 받게 된다. 그래서 대학 진학을 염두에 둔 아이들은 3, 4학년 성적에 신경을 많이 쓴다. 또 어렵기로 유명한 고등학교 졸업시험을 위해 공부에 매달리는 고등학교 고학년 학생도 많다. 그러나 과외나 ‘0교시 수업’을 통해 무리하게 공부하거나 부모가 공부 스트레스를 주는 사례는 거의 없다. 과외의 목적도 한국처럼 선행학습이 아니라 뒤처지는 아이들의 ‘나머지 공부’ 개념이다. 아이들의 진로를 이처럼 일찍 결정함으로써 공부에 소질도 흥미도 없는 학생이 억지로 공부하며 받는 스트레스를 줄인다는 점 역시 독일 교육의 특징 중 하나다.

한국에 돌아와 살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우리나라에선 돈만 있으면 남의 손을 빌려 아이들을 돌볼 수 있는 여지가 지나치게 많다는 점이다. ‘학원 뺑뺑이’를 돌리고 밖에서 파는 음식을 언제든, 얼마든지 사먹을 수 있게 용돈을 쥐어주는 것이 한국 학부모 대부분의 모습인 것 같다.

하지만 선진국이라는 독일에선 육아나 교육에서 보수적, 전통적 가치관을 내세우는 경우가 많다. 부모가 시간을 내 아이의 도시락을 싸주고, 직접 아이를 데려다주고 데리러 오면서 많은 대화를 나누는 것이 부모의 일차적 책임이라고 인식하는 것이다.

미경 뵐러 아시아써클협회 대표 asia_circle@naver.com

미경 뵐러 씨는 삼성 계열사의 독일 현지 연수 중 독일인 남편을 만나 결혼, 1987년부터 2007년까지 슈투트가르트에 거주하며 네 자녀를 키웠다. 독일에서 바덴뷔르템베르크주 독미협회장, 제임스번스 문화원 임원 등을 역임했으며 2007년 귀국, 독일의 정치·경제인들을 중심으로 국제문화교류 활동을 펼치는 아시아써클협회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JAPAN] 아이 1명당 매달 34만원 지급 … 아동수당 등 정책적 배려로 출산 장려

선진국 아이들은 ‘금이야 옥이야’ 보호받는다

무료검진 쿠폰이 있는 어린이 건강수첩.

요즘 일본 뉴스에 자주 나오는 말이 있다. ‘고도모데아테(子供手て)’, 우리말로 번역하면 ‘아동수당’이다.

고도모데아테는 민주당 하토야마 정권이 총선 공약으로 내건 정책으로 ‘아이 제일주의’를 표방한 민주당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아소 전 총리 내각의 ‘신자유주의’ 정책과는 확실히 다른 방향이다.

아이 1명당 매달 2만6000엔(약 33만8000원)을 중학교 졸업 때까지 지급하고, 공립고등학교를 무상화해 아이 키우는 비용을 최대한 줄이겠다는 것이 고도모데아테의 골자.

전국적으로 약 1900만명이 아동수당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이를 위해 6조엔(약 78조원)의 재원이 필요하다. 10월에 열린 국회에서는 내년도 수정 예산안을 통해 5조5000억엔(약 71조5000억원)의 재원을 아동수당으로 확보했다.

‘차일드 라인’ 전화 개설 어린이들 상담

일본엔 이미 아동수당이 있었다. 일본은 물가가 비싸 가계를 책임지는 부모에게 아동수당은 큰 혜택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민주당은 고도모데아테 정책을 통해 아동수당은 더욱 늘리고, 아이에게 들어가는 비용은 줄여 부모의 부담을 더 줄여주겠다는 것. 출산수당도 있다. 아이 1명을 낳으면 38만엔(약 494만원)을 정부로부터 보조받는다. 2011년 3월까지 한시적으로 4만엔이 증액된 42만엔(약 546만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정책적 혜택만 있는 게 아니다. 일본은 아이를 키우기에 좋은 사회 환경을 갖췄다. 최근 장인어른 환갑잔치 때문에 처가가 있는 도야마현을 방문했다. 아이가 태어난 지 4개월밖에 되지 않아 장거리 기차여행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열차뿐 아니라 역내에도 아이들을 위한 편의시설이 완벽하게 갖춰져 있어 아이를 데리고 여행하는 것이 전혀 불편하지 않았다. 신칸센 좌석은 유모차가 들어갈 정도로 앞뒤 공간이 넓었고, 다목적실이 있어 기저귀를 갈거나 모유 수유할 때 남의 눈치를 안 봐도 됐다.

일본은 승용차 전 좌석의 안전벨트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는 성인뿐 아니라 갓 태어난 아기에게도 적용된다. 어기면 운전자에게 벌점이 부과된다. 따라서 아이가 있는 가정은 반드시 승용차용 차일드 시트를 구입해야 한다. 차일드 시트 없이는 어디도 갈 수 없다. 동네 슈퍼마켓에 갈 때도 마찬가지. 또 자전거를 많이 타는 일본에서는 13세 이하 어린이를 자전거에 태울 때 헬멧을 착용시키도록 한다.

일본은 학교 내 폭력이나 집단 따돌림이 만연한 나라다. 이로 인해 괴로움을 받는 어린이가 많다. 그래서 1998년 ‘차일드 라인’이라고 불리는 상담전화가 도쿄도 세타가야(世田谷)구에 처음 개설됐다. 차일드 라인은 학교에서 있을 수 있는 교우관계, 연애 같은 비교적 가벼운 고민뿐 아니라 이지메, 성적 학대 등 심각한 이야기도 털어놓을 수 있는 곳. 10년이 지난 지금 36개 현으로 퍼져 전국의 어린이를 상담하는 창구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선진국 아이들은 ‘금이야 옥이야’ 보호받는다

니혼TV의 어린이 대상 이벤트에 참여한 가족. 일본에는 어린이 또는 가족 대상 이벤트가 많이 열린다.

2008년에는 타스포(TASPO) 카드 제도가 시행됐다. 이는 성인 식별이 가능한 IC 카드로, 미성년자가 자판기를 통해 담배를 구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만들어졌다.

타스포 카드 발행과 단말기 설치 등에 많은 비용이 들었지만 미성년자의 흡연율을 낮춰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와 담배 제조사 및 자판기 제조사, 정부의 협력에 힘입어 타스포 카드는 전국적으로 시행됐다.

필자가 사는 도쿄도 지바현 마쓰도시엔 아이가 자유롭게 뛰놀 수 있는 공원이 많다. 우리 부부도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산책하러 자주 간다.

또 시가 보유한 토지를 일반인에게 분양할 때, 가족 중 어린이가 있으면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인근 사이타마현의 경우 출생신고를 하면 ‘어린이카드’를 준다. 현에 있는 패밀리 레스토랑이나 유아용품 전문점 등 가맹점에 이 카드를 제시하면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최근 3년간 일본의 신생아 출생률은 매해 상승했다. 솔직히 그동안 일본이 아이 키우기에 좋은 나라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아이 키우기에 좋은 정책과 환경을 공고하게 만들어가는 것 같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둘째를 낳을 계획이 없었는데, 요즘은 고민이 커졌다.

도쿄=김동운 통신원 dogguli@hotmail.com



주간동아 2009.11.03 709호 (p4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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