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07

2009.10.20

흉터 없이 모낭만 이식 “이보다 잘 자랄 순 없다”

포헤어모발이식센터 최첨단 비절개 모발이식술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입력2009-10-16 09: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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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흉터 없이 모낭만 이식 “이보다 잘 자랄 순 없다”

    포헤어모발이식센터 이규호 원장이 두피검사를 하고 있다.

    “대머리만 아니면 모두 용서할 수 있다!”

    요즘 결혼 적령기 여성들이 상대방의 조건을 이야기할 때 흔히 입에 올리는 우스갯소리다. 가발로 대머리를 감춰온 남성이 애인에게 그 사실을 털어놓으려는 순간, 상대방 여성이 이런 말을 한다면 얼마나 참담할까.

    탈모에 대한 이러저러한 고민은 이제 남의 일이 아니다. 국내 탈모인구는 1000만명을 육박한다. 국민 4~5명 중 1명은 탈모로 고민한다는 얘기. 그들은 베갯잇에 떨어진 머리카락 한 올, 머리를 감을 때 빠지는 머리카락 한 올에 울고 웃는다.

    탈모가 시작됐다면 선택할 수 있는 치료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은 약물치료와 두피관리. 탈모현상을 일찍 인지하고 빨리 시작한다면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약물치료는 어디까지나 예방의 수단일 뿐, 탈모가 많이 진행되어 빠진 머리카락을 되돌릴 수는 없다.

    이때 고려할 수 있는 방법이 뒷머리의 모발을 앞머리나 정수리에 옮겨 심는 모발이식술이다. 주로 탈모 유전인자가 작용하지 않는 뒷머리나 옆머리에서 모발을 채취해 탈모가 진행된 정수리나 앞머리 부분에 이식하는 방법이다.



    두피 떼어내지 않아 생착률도 높아

    모발이식술의 방법은 몇 가지로 나뉜다. 국내에서 주로 시행하는 것은 두피절개이식술(FUSS)로 뒷머리의 두피를 옆으로 길게 떼어낸 후 모낭을 분리해 이식하는 방법이다. 이때 두피를 떼어낸 자리를 따라 길게 상처가 생기는 단점이 있다. 다른 방법으로는 두피를 떼어내지 않는 구식 비절개이식술(FUE)이 있는데, 이 시술은 모낭 손상률이 13% 정도로 높은 데다 수술 뒤 모낭이 살아남는 생착률도 90% 정도에 그쳐 그다지 많이 사용되지 않는 방법.

    이런 문제점을 극복한 방법이 ‘포헤어모발이식센터’ 아시아 본원에서 도입한 CIT 모발이식술이다. 개발자인 존 콜 박사의 이름을 딴 CIT(Cole Isolation Technique) 모발이식술은 뒷머리에서 두피를 떼어내지 않고 모낭만 채취해 옮겨 심는 방법으로 흉터 없이 이식할 수 있다. 또한 기존 모발이식 방법이 1회에 최대 3500모낭 정도만 이식할 수 있는 데 비해 CIT 방식은 최대 5000모낭 정도를 적출해 이식할 수 있다.

    단위면적(1cm²)당 이식밀도 역시 국내에서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식모기(60모발)보다 많은 70~90모발을 이식할 수 있어 촘촘하고 자연스러운 이식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포헤어모발이식센터에서는 모발 손상을 줄이고 효과를 높이기 위해 시술 전 환자 개개인의 모발 특성을 분석한다. 자체 교육을 이수한 전문 모낭분리팀이 시술에 앞서 20여 개의 모낭을 샘플로 채취한 후 특성을 분석한다. 채취 단계에서 모발이 잘리는 등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모발 방향과 각도 등을 고려해 이식할 수 있어 더욱 자연스러운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모낭의 채취와 이식이 동시에 이뤄지는 것도 특징이다. 기존 모발이식술은 모낭의 채취와 이식 과정이 따로 진행돼 모낭이 분리된 후 체외에 머무는 시간이 2~4시간으로 길었다. 하지만 CIT 방식을 쓰면 채취와 동시에 이식을 진행할 수 있어 모낭의 체외 노출시간을 10분 이내로 줄일 수 있다. 이는 모낭 손상률을 낮추고 이식된 모발의 생착률을 높이는 등 시술 결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흉터 없이 모낭만 이식 “이보다 잘 자랄 순 없다”

    초기 탈모 환자의 두피 모습. 머리카락이 가늘어지고 있다(왼쪽).

    한편 포헤어모발이식센터는 더 좋은 시술 결과와 더 높은 모낭 생착률을 얻기 위해 미국 애틀랜타의 본원과 체계적인 협진 시스템을 운영한다. 미국 본원의 수석 의료진이 정기적으로 시술에 대한 자문을 하고 그 결과를 확인하는 것은 물론, 주 1회 이상 화상회의를 통해 시술 경험을 공유하고 공동연구를 진행한다. 포헤어모발이식센터 이규호 원장은 “CIT 모발이식술 도입을 통해 모낭 손상률은 3% 이내로 낮추고 생착률은 95% 정도로 높일 수 있었다”며 “절개를 부담스러워하는 여성형탈모 환자나 헤어라인을 위한 부분 이식, 잘못된 이식을 교정하는 재이식술 환자에서도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CIT 모발이식술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모낭을 한 올 한 올 정밀하게 이식해야 하기 때문에 시술시간이 길다는 게 그중 하나. 일반적으로 1000모낭 정도를 이식하는 데 약 8시간이 소요돼 기존 시술시간의 2배에 달한다. 환자의 인내심이 필요한 대목. 또한 두피절개이식술과는 달리 이식 때 머리를 짧게 잘라야 한다는 것도 문제. 머리를 짧게 자를 여건이 안 된다면 ‘C2G’ 이식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모낭을 추출하는 부위만을 작게 짧게 자르기 때문에 원래의 머리길이를 최대한 유지할 수 있어 빠른 일상생활 복귀가 가능하다.

    PRP 요법 등 최신 치료법 적용

    포헤어모발이식센터는 기존 모발이식술뿐 아니라 모발이식과 탈모의 새로운 치료법에 대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팀과 공동으로 모발 이식, 모낭줄기세포 배양 등 모발이식에 대한 각종 임상연구와 연구결과를 실용화하기 위한 모발의학연구소도 열었다. 최근에는 줄기세포 관련 기술을 응용한 ‘혈소판응축 혈장’(PRP: Platelet Rich Plasma) 요법을 모발이식과 탈모치료에 적용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PRP 요법은 혈액 내의 혈소판에 포함된 다양한 성장인자를 치료에 이용하는 방법으로 이미 피부과 치료 분야에서 노화방지와 피부개선 등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PRP 요법을 모발이식과 탈모 치료에 적용할 경우 △모발이 굵어지고 △성장기간이 늘어나며 △모발의 휴지기가 단축되면서 이식된 조직의 생착률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모발이식 때 발생할 수 있는 두피 염증이나 출혈, 두피 홍반 등의 치유나 개선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포헤어모발이식센터에서 병원 의료진을 대상으로 시술한 결과, PRP 요법을 적용한 부위는 통증이 덜하고 염증 등의 상처가 빨리 아물며 출혈도 빨리 멎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는 혈액에서 추출한 PRP 용액을 탈모발생 부위나 모발이식 부위에 직접 투여하는 방법으로 선별된 환자에게 시행하고 있다. 포헤어모발이식센터 강성은 원장은 “PRP 요법, 모낭줄기세포를 이용한 모낭의 배양과 이식 등 새로운 탈모치료 방법의 실용화에 앞장서겠다”며 “향후 탈모유전자의 발현 자체를 막는 방법 등 탈모의 근본치료를 위한 연구도 활발히 전개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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