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90

2009.06.16

‘정의는 살아 있다’ 소박한 감동

뮤지컬 ‘삼총사’

  • 현수정 공연칼럼니스트 eliza@paran.com

    입력2009-06-11 14: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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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는 살아 있다’ 소박한 감동
    체코 뮤지컬 ‘삼총사’(연출 왕용범, 작곡 마이클 데이비드)는 프랑스 작가 알렉산드르 뒤마의 동명 소설과 ‘철가면’(브라질론 자작)을 바탕으로 재창작된 뮤지컬이다. 이 뮤지컬에는 소설의 뼈대를 이루는 ‘목걸이 사건’은 나오지 않는다. ‘목걸이 사건’이란, 왕이 왕비의 불륜을 힐책하고자 자신이 준 다이아 목걸이(왕비가 버킹엄 공작에게 선물한)를 모두 걸고 나오라고 하자, 삼총사와 달타냥이 우여곡절 끝에 왕비에게 목걸이를 가져다주고 그녀를 곤경에서 구출한다는 것이다.

    대신 이 뮤지컬에는 ‘철가면’에서처럼 왕이 철가면이 씌워진 채 납치되는 내용이 나온다. 납치한 범인은 권좌를 노리는 리슐리외 추기경으로, 알고 보니 그는 오래전 왕권다툼을 막기 위해 버려진 왕의 쌍둥이 형제였다.

    전체 줄거리는 왕의 총사가 되려고 파리로 온 달타냥(박건형, 엄기준 분)과 ‘삼총사’가 왕을 구출한다는 것이다. 그 밖에 추기경의 오른팔로 일하는 악녀 밀라디의 비밀스러운 과거, 밀라디(배해선, 백민정 분)와 아토스(신성우, 유준상 분)의 러브스토리가 서브플롯으로 재미를 준다.

    단순명쾌함은 이 작품의 단점이면서 매력 포인트이기도 하다. 이야기의 진행이나 캐릭터가 단순하다는 점은 작품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게 한다. 플롯을 설명으로 전개하는 것이 특징이기도 한데, 예를 들면 밀라디와 아토스가 연인 관계였다는 사실은 두 사람이 마주친 순간 플래시백 된 극중극(등장인물에 의해 극중에서 이뤄지는 연극)을 통해 알려준다.

    음악도 서정적이면서 귀에 익숙한 멜로디에 인물의 심경을 담았다. 작품을 쉽게 풀었기 때문에 주제를 명확히 전달하는 장점이 엿보인다. ‘목숨보다 명예가 중요한 사람들이 있다’ 혹은 ‘정의는 죽지 않고 살아 있다’는 게 현실에서도 통용되기를 바라는 낙관적인 정서는 감동을 안겨준다. 배우들의 연기가 재미를 더했고 목소리의 배합이 매우 잘 맞았는데, 특히 테너 민영기(아라미스)의 가창력과 바리톤 김법래(포르토스)의 안정감 있는 음색, 김소현(콘스탄스)의 소프라노 음색이 전체적인 사운드에 입체감을 준다(문의 02-764-7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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