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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트럼프 쇼크

‘하야’ 정국에 미국까지…

한국 ‘안보 무임승차론’ 주장한 트럼프 당선… 식물 대통령에 강경 야당, 국정 표류 장기화

  •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하야’ 정국에 미국까지…

‘하야’ 정국에 미국까지…

박근혜 대통령(왼쪽)이 11월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를 전격 방문해 정세균 국회의장과 대화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2008년 9월 리먼브라더스 파산으로 촉발한 미국발(發) 금융위기로 미국 다우지수는 평균 40% 가까이 하락하고 실업률도 10%를 상회할 만큼 크게 높아졌다. 미국발 금융위기는 미국 경제위기에 그치지 않고, 세계경제의 혼란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당시 미국은 비교적 신속하게 경제위기를 수습해나갔다. 2009년 1월 취임한 40대 후반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속도감과 안정감을 겸비한 리더십을 발휘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는 경제위기를 리더십으로 돌파한 사례로 꼽을 만하다.

1997년 김영삼 대통령 임기 5년 차에 한보, 삼미, 진로, 기아, 해태 등 굵직한 대기업이 줄줄이 도산했다. 그뿐 아니라 그해  5월 김영삼 대통령의 차남 현철 씨의 국정농단 사건까지 불거져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지지는 곤두박질쳤다. 1993년 취임 초 하나회 척결과 금융실명제 전격 실시 등으로 90% 가까이 올랐던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한 자릿수로 내려앉았다. 등 돌린 민심 탓에 사실상 국정에서 손을 떼고 식물 대통령으로 전락한 사이 한국 경제는 외환위기로 치달았다. 이 두 사례는 대통령의 리더십에 따라 국가 운명이 크게 엇갈릴 수 있다는 점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국민에게 무릎 꿇으라” 목소리 높이는 야당

11월 대한민국은 ‘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 정국이 지속되고 있다. 국정운영의 리더십을 상실한 박근혜 대통령은 11월 8일 국회를 전격 방문해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해 총리를 추천하면 총리로 지명하겠다. 총리에게 내각 통할권을 부여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총리 추천 제안 하루 만에 더불어민주당(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 3당 대표는 이를 공식 거부했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박 대통령은 더는 내치든 외치든 자격이 없다”며 “국민에게 무릎 꿇으라” 요구했고,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한 발 더 나아가 “아무리 생각해도 (박 대통령의) 2선 후퇴는 곧 하야일 수밖에 없다”며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도 “(박 대통령이) 국민의 불안을 외면한 채 다시 어떤 수를 부려보려고 한다”며 대통령의 제안에 깔린 정치적 복선을 경계했다.



결국 야권의 거부로 대통령 리더십 부재에 따른 국정 표류는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야 3당 대표는 최순실 사태에 대한 강력한 검찰 수사를 촉구하는 한편,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와 별도로 특검을 요구한다는 공조 방침을 밝혔다. 검찰 수사-국정조사-최순실 특검 등 야 3당의 공조는 최순실 게이트가 올해 연말은 물론,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수 있음을 예고한다.

국내에서 대통령 리더십이 무너진 상황에서 미국에서는 대외 고립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주창해온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45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했다. 선거운동 기간 한국에 대해 ‘안보 무임승차론’을 제기한 트럼프는 취임 이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할 개연성이 높다. 또한 그가 전면에 내세운 ‘미국 우선주의’를 실현하고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도 큰 상황이다.

안보와 외교, 경제 문제가 복잡하게 맞물린 한미동맹을 촘촘하게 조율해야 할 막중한 시기에 국가 리더십 부재는 대한민국 안보 및 경제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침묵하는 다수 국민은 광장에 나온 시민에게, 그리고 야당 지도자들에게 이렇게 묻고 있다. ‘내우외환에 처한 대한민국 국익은 누가, 어떻게 지킬 수 있을 것인가.’ 






주간동아 2016.11.16 1063호 (p27~27)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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