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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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칙으로 通하는 세상

테러가 불러온 ‘빅 브라더’

  • 김규회 정보 큐레이터·동아일보 지식서비스센터 부장 khkim@donga.com

    입력2016-10-07 17:4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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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 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는 게릴라식 테러가 30년 가까이 요지부동이던 영세중립국 스위스의 정보법까지 바꿔놓았다. 스위스는 9월 25일(현지시각) 국민투표를 실시해 사생활을 감시당할 수 있다는 ‘빅 브라더(Big Brother)’ 논란을 잠재우고 정보기관 감청법을 추인했다.

    빅 브라더는 긍정적 측면에서는 선의의 목적으로 사회를 돌보는 보호적 감시를 뜻하지만, 부정적 측면에서는 정보 독점을 통해 권력자가 행하는 사회통제 수단을 가리킨다. 보통 감시와 통제의 경찰국가를 상징할 때 이 말을 쓴다.

    이 말은 사회적 통찰과 풍자로 유명한 영국 소설가 조지 오웰(George Orwell·1903~50)의 소설 ‘1984’에서 비롯됐다. 소설 속 빅 브라더는 가공의 인물로, 전체주의 국가 오세아니아를 통치하는 절대 독재권력의 상징이다. 배경은 스탈린 시대 소련에서 차용했다. 빅 브라더는 강력한 통제장치인 텔레스크린(Telescreen)을 통해 인간의 자유를 박탈하고 사회를 감시하는 존재다. 음향과 영상까지 전달하는 텔레스크린은 집, 거리, 직장 등 사회 곳곳에 설치돼 개인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당의 선전 영상과 조작된 통계를 내보내며 개인의 생각과 사상을 세뇌한다. 주인공 윈스턴 스미스(Winston Smith)는 당의 통제에 반발하고 저항하지만, 나중에는 굴복하며 오히려 빅 브라더를 더욱 찬양하고 사랑하게 된다. 디지털정보 시대 빅 브라더가 우리를 주시하고 있다면….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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