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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국현의 낭만 IT

100만 IT 인력 양성론의 ‘허실’

100만 IT 인력 양성론의 ‘허실’

100만 IT 인력 양성론의 ‘허실’
2001년 초, 정부와 재계는 중대 전략을 발표합니다. 2005년까지 5년간 100만명의 IT(정보기술) 인력을 양성하겠다는 계획이었지요. 이름도 그럴싸한 ‘eKorea 전략’이란, 쉽게는 인문계 졸업자와 군 전역자 등 추가 인력을 확보해 해마다 20만명 정도의 IT 인력을 배출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중앙정부의 힘을 끌어들여 제조업 등 재래산업에서의 감축 인력을 흡수, IT를 산업화하겠다는 야심이었지요. 수많은 IT 교육 6개월 속성과정이 여기서 비롯됐고, 관련 산업(학원·교재 등)이 붐을 이뤘습니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지금 업계의 평가는 냉담합니다. 기업은 당장 현장에서 일할 수 있는 ‘즉시 전력’을 필요로 하는데, 100만명의 초보자는 효용가치가 없는 거나 마찬가지니까요. 초보자를 재교육할 시간과 능력을 갖춘 벤처 기업은 거의 없는 실정입니다. 때문에 정부의 꾐(?)에 빠져 IT에 입문한 이들은 심지어 ‘6개월짜리’라는 괄시까지 받아가며 취업이나 적응에 실패, 결국 업계를 등지는 일이 다반사였습니다.

‘eKorea 전략’이 어느새 막바지에 다다른 지금 대한민국은 이미 IT 강국의 자리에 올라섰습니다. 그러나 애초의 비전인 ‘소프트웨어 강국’과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IT 문외한이 6개월의 학습으로 갑자기 전문가가 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러나 그 덕에 수많은 사람들이 IT에 관심을 갖게 됐고, IT의 가능성을 함께 꿈꾸게 된 점만큼은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100만명의 전문가는 당장 배출하지 못했지만, 100만명의 애호가들이 창의력을 더해나갈 수 있다면, 우리 IT의 미래는 기대할 만하기 때문입니다.



주간동아 471호 (p68~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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