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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직장 스트레스 지수는?

직무스트레스학회 ‘한국형 측정 도구’ 공개 … 조사 결과 상사와의 관계·성차별 등이 가장 큰 문제

당신의 직장 스트레스 지수는?

당신의 직장 스트레스 지수는?
한국인이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주요 요인은 무엇일까. 최근 한국직무스트레스학회는 3년여에 걸쳐 조사·개발한 ‘한국형 직무 스트레스 요인 측정 도구’를 공개했다. 각종 직무 스트레스에 따른 반응의 정도로 가늠하는 ‘사회심리적 스트레스 평가 도구’와 ‘피로측정 도구’도 함께 선보였다.

연구를 이끈 연세대 원주의대 정세진 교수(예방의학)는 “그간 국내에서 사용한 대다수 직무 스트레스 측정 도구는 외국 것을 검증 없이 들여온 것이었다”며 “이번 연구는 우리의 문화 패턴이나 사고방식을 기초로 삼은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서구와 달리 남성의 경우 ‘관계 갈등’ ‘직장문화’, 여성은 ‘성차별’ 등으로 큰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계 갈등’의 핵심은 상사와의 관계다. 서구에서는 상사의 기능이 갈등의 완충 요인으로 작용하는 데 반해, 수직적·권위주의적·가부장적인 우리 문화 속에서는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키는 주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상사와의 관계에 집중한 나머지 동료와의 관계는 그 중요도가 매우 미미한 것 또한 특징적이다.

개인주의적이며 계약에 바탕한 서구식 직장문화와 달리 가부장적·집단주의적·지역주의적·혈연주의적인 직장문화 또한 큰 스트레스 요인이다. 합리적 의사소통 체계가 미흡한 가운데, 회식이나 술자리 등 비공식적 직장문화가 사회생활에서 지나치게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퇴근 뒤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때부터 실질적인 비즈니스가 이루어져 스트레스를 받는 절대 시간이 연장되는 ‘고(高)스트레스형’ 사회 구조인 셈이다.



근로자 정신 건강은 기업 경쟁력에 영향

이는 반대로 상사가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경우 직무 스트레스를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음을 뜻한다. 서울아산병원 홍진표 교수(정신과)는 “유머 넘치고 희생적인 한두 명의 선임자에 의해 부서 분위기가 부드러워지고 활력이 넘치는 것은 흔한 예”라고 말했다.

당신의 직장 스트레스 지수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어깨가 뻐근하고 눈이 침침해지는 등의 신체적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직무 스트레스는 다양한 반응을 불러온다. 인제의대 서울백병원 우종민 교수(신경정신과) 팀이 2003년 5~10월 전국 10개 지역 사업장근로자 27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의 19~29.5%에 이르는 근로자들이 ‘증상별 고위험군’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피로 29.5%, 좌절 27.6%, 긴장 25.2%, 소화불량·두통 등 25.1%, 우울 24.7%, 분노 22.8%, 공격성 19%). ‘고위험군’이란 당장 질병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방치할 경우 증상이 심해져 적응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반응성 우울증, 대인공포증, 불안증, 신경쇠약증 등으로 악화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근로자의 정신 건강은 기업 경쟁력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다. 우종민 교수는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적 질병은 그 중증도(重症度)에 비해 작업 손실과 생산성 저하가 훨씬 크다”고 말한다.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 질환보다 오히려 더 위협적이라는 것이다.

그런 만큼 요즘 세계 선진 기업들은 근로자의 스트레스 해소와 정신 건강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 IBM, 제너럴 모터스, 존슨 앤드 존슨, 소니 등 세계 유수 기업이 채택하고 있는 EAP(Employment Assistance Program) 등이 대표적 정신건강관리 시스템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삼성전자, 유한킴벌리 등이 EAP와 유사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물론 근무조건이 같다고 해도 각 구성원이 받는 스트레스 정도는 조금씩 다를 수 있다. 성격 차이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유형은 따로 있다”고 말한다. 말이나 걸음걸이가 빠르고, 야심이 크고 공격적이며, 시간에 대한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한꺼번에 여러 일을 하려 하고, 일이 있으면 빨리 해놓아야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유형은 심혈관계 질환에 걸릴 위험성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3배나 높다고 한다.

그런 만큼 스트레스를 덜 받고 건강하게 생활하려면 자신이 어떤 요인으로 인해 얼마만큼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지를 측정해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스트레스 자체를 아주 없앨 수는 없으니 자신의 생각, 마음, 생활습관, 신념 등을 변화시켜 좀더 여유 있게 대처하는 법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설문 통해 스트레스 요인 파악 가능

자신이 주로 어떤 요인에 의해 직무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지를 알아보려면 의 24개 항목을 풀어 8개 영역별 환산점수를 내고, 이를 남성은 , 여성은 의 참고치를 기준 삼아 비교해보면 된다. 각 직무 스트레스 요인으로 인한 육체적·심리적 상태를 측정하려면 의 ‘사회심리적 스트레스 평가 도구’와 의 ‘피로측정 도구’를 활용한다. 을 기준 삼아 자신의 상태를 가늠할 수 있다.

당신의 직장 스트레스 지수는?

여성이 남성보다 직무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음은 신경정신과, 예방의학과 전문의들이 조언하는 대표적 스트레스 해소법이다.

1. 비합리적인 신념을 수정한다

한국직무스트레스학회 조사에 따르면, 성취 결과에 대해 자신의 노력이나 의지가 중요하다고 평가하는 사람일수록 스트레스를 적게 받았다. 반대로 우연적 요인에 의해 결과의 성패가 좌우된다고 믿는 사람은 스트레스가 심했다. 예를 들어 승진에서 누락됐을 때 합리적 사고를 하는 사람은 “열심히 했는데 안 됐다. 운이 나빴지만 내 노력이 부족했을 수 있으니 더 열심히 하자”는 결론을 내린다. 그러나 어떤 이는 심사가 불공정했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일할 의욕마저 잃어버린다.

2. 통제할 수 있는 ‘나’에게서 해결책을 찾는다

스트레스 요인을 파악해보고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것일 때에는 재빨리 대처 방식을 바꾼다. 스트레스의 원인에 적응하려 노력하는 것이다. 상사가 필요 이상 화를 내더라도 “저 사람은 원래 성격이 저렇다. 내가 미워서가 아니라 성격 탓이니 신경 쓰지 말자”고 생각한다. 상사의 지시가 과하더라도 수정할 수 없는 상황이면 빨리 이를 인정하고 긍정적으로 사고하는 편이 낫다.

3. 속 터놓고 말할 사람을 구한다

직장동료, 친구, 가족 가운데 터놓고 대화할 수 있는 대상이 한두 명은 있어야 한다. 정신적 고통을 나누다 보면 자신이 처한 상황을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볼 수 있다. 특히 직장동료나 상사의 적절한 사회적 지지(지원 또는 인정)는 스트레스 완화에 큰 도움이 된다. 주변에서 지지자를 찾기 어려우면 전문의나 심리상담가를 찾는 것도 한 방법이다.

4.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을 명확히 구분한다

중간관리자의 경우 상사나 부하직원의 과도한 기대 때문에 본인의 능력과 권한 밖의 일까지 껴안고 가는 경우가 많다. 할 수 없는 일은 과감히 포기하는 것이 서로간의 스트레스를 줄이는 길이다.

5. 쉴 때는 ‘열심히’ 쉰다

점심시간에는 일에 파묻혀 어영부영하지 말고 꼭 식사를 한다. 어떻게든 하루 30분 정도의 자유시간을 확보해 공상을 하도록 한다. 공상은 스트레스를 해소해줄 뿐만 아니라 창조성도 길러준다. 휴일에도 잠에 빠져 지내기보다는 몸을 움직여 즐길 수 있는 일을 찾는다.

6. 일이 없으면 사무실을 떠난다

간혹 “집보다 사무실이 편하다”며 업무가 끝난 뒤에도 자리를 지키고 앉아 PC를 들여다보는 사람들이 있다. 집에 가서 쉬든 다른 취미 생활이나 자기계발을 위한 시간을 갖든 사무실을 떠나는 것이 좋다. 같은 자세로 오래 앉아 있는 것, 컴퓨터를 오래 보는 것 등은 모두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는 일이다.

7. 평소 좋은 신체 컨디션을 유지한다

이틀에 한 번 정도 숨이 가쁘고 땀이 날 정도의 운동을 10~20분 가량 한다. 요가나 복식호흡은 스트레스 해소에 큰 도움이 된다. 규칙적인 식사, 적당한 칼로리 섭취, 금연과 절주, 취침 패턴 지키기도 중요하다.

당신의 직장 스트레스 지수는?


당신의 직장 스트레스 지수는?




주간동아 2005.01.11 468호 (p30~32)

  • 이나리 기자 bye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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