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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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부랑 허리’ 만드는‘척추 압박골절’

낙상 등 척추 손상, 골다공증 등 원인… 골 시멘트 이용한 새 치료법 효과 탁월

  • < 장일태/ 세란병원 진료부원장 www.seran.co.kr >

    입력2005-01-27 12: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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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부랑 허리’ 만드는‘척추 압박골절’
    할머니의 꼬부랑 허리는 나이가 들면 자연스레 생기는 ‘나이테’가 아니다. 넘어지는 충격으로 척추뼈 앞쪽이 눌려 찌부러지는 척추 압박골절을 방치했기 때문에 생기는 증상이다.

    척추 압박골절은 얼마 전 타계한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지난해 이 질환으로 입원하면서 일반인에게도 널리 알려진 병명. 뼈가 약해진 노인들에게나 생길 법하지만, 실제로는 지나친 다이어트 등으로 골다공증이 빨리 찾아온 젊은 여성이나 40, 50대 여성에게도 생길 수 있다. 또 교통사고로 인한 골절 등 다양한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요즘처럼 바깥 활동량이 많아지고 집안 대청소 등으로 분주한 한때를 보낼 동안에 특별히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척추 압박골절은 낙상 등 척추 손상을 입었거나, 골다공증 환자의 척추뼈에서 칼슘이 빠져나가 작은 충격에도 척추뼈가 납작하게 부서지듯 주저앉는 골절을 말한다. 보통 척추뼈의 일부분이 깨어져 심한 허리 통증을 유발한다. 가장 많이 발생하는 부위는 흉추 12번과 요추 1번. 뼈가 많이 부서져 신경을 심하게 압박하는 경우엔 빨리 수술을 해 신경을 누르는 부분을 제거하여야 한다.

    여성에게는 골다공증이 처음 오는 40, 50세에서 시작하여 60세 이상인 경우 약 4분의 1에서 골다공증으로 인한 척추 압박골절이 발생한다. 80세 이상에서는 거의 모든 여성에게 발생한다.

    정주영씨 노년 괴롭힌 질병



    잘 알다시피 골다공증이란 뼈에 구멍이 생기고 약해져서 경미한 충격에도 뼈가 쉽게 부러지는 병. 따라서 골다공증으로 인한 압박골절은 창문을 열거나, 물건을 들어올리거나, 노면이 고르지 못한 도로를 차를 타고 지나다가 차가 가벼운 엉덩방아를 찧거나, 어린이를 업는 등 일상생활에서 흔히 일어난다. 욕실에서 미끄러졌을 때도 골절이 일어날 수 있고, 때로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골절상을 입기도 한다.

    골다공증성 척추 압박골절의 가장 큰 문제는 본인은 물론 가족들까지 아주 가벼운 외상으로 여기기 쉽다는 점. 그러나 압박골절은 때때로 걷지 못할 정도로 등에 극심한 통증이 오거나 심하면 하체 마비 등의 심각한 후유증을 낳기도 한다. 이런 골절은 한번 생기면 반복하는 경우가 많으며 방치하면 등이 굽는 척추후만증으로 진행하므로 무엇보다 조기치료가 중요하다.

    또 경미한 교통사고라 하더라도 척추 압박골절을 입지 않았는지 정밀검진이 필요하다. 사고 당시 허리가 뻐근한 것 외에 특이한 증상이 없다가도 이를 방치하면 수개월 후 신경을 눌러 다리에 통증이 오거나 대·소변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교통사고가 일어났을 때 진찰한 의사가 척추 압박골절이 의심된다고 하면 반드시 방사선 동위원소 검사 등으로 골절 여부를 확인하여야 한다.

    그동안 척추 압박골절은 대부분 나이든 사람에게 생겨 수술 치료가 힘들었고, 수술 후에도 골다공증으로 인해 골융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결과도 좋지 않았다. 때문에 최소한 한 달 이상 진통제를 복용하고 척추보조기를 착용한 채 침상에서 안정을 취해야 했다. 이는 곧 골다공증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엔 고령환자들을 위한 새 치료법인 골 성형술을 국내에서 시행하고 있다. 골 성형술은 골 시멘트라는 특수재료를 바늘을 이용해 골절한 척추뼈에 밀어넣어 골절한 부위를 채우는 치료법. 이 방법은 오랫동안 골절 치료에 쓴 것이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척추골절에는 쓰지 못했다. 골 시멘트는 굳으면서 100℃의 열을 내는데, 이 열로 척추뼈를 지나는 척추신경을 손상할 우려가 있기 때문. 그러나 프랑스 의료진이 척추신경에 손상이 가지 않도록 안전한 골 시멘트 주입법을 개발하면서 우리 나라에서도 척추골절 치료에 곧잘 쓰인다.

    ‘꼬부랑 허리’ 만드는‘척추 압박골절’
    치료방법은 일단 컴퓨터 단층촬영(CT)이나 핵자기공명상촬영(MRI)으로 골절 부위를 진단한 뒤, 엑스레이 투시화면을 보면서 골절한 척추뼈에 바늘을 찔러넣고 이 바늘을 통해 액체상태의 골 시멘트를 주입한다. 주입한 골 시멘트는 10분 내에 굳으며 정상 뼈와 같은 강도를 유지한다. 환자의 등에 국소마취만 한 뒤 시술이 가능하며, 시간은 40분쯤 걸린다. 시술 후 3명 중 1명은 바로 걸을 수 있을 정도로 증상이 크게 좋아진다. 또 거의 모든 환자의 통증을 개선하는 것이 이 치료법의 장점. 전신마취 없이 주사침으로 골 시멘트를 주입하므로 흉터도 거의 없고 시술 다음날 바로 퇴원할 수 있다.

    주의할 것은 압박골절한 척추뼈에 외벽 결손이 심할 경우에는 골 시멘트가 새어나가 주위 신경을 누를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사전에 MRI, CT 등으로 이를 확인하여야 한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가장 좋은 골절 예방법은 젊었을 때부터 꾸준히 운동을 해 근력을 강화하고 충분한 영양섭취로 골다공증에 걸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특히 중풍 등으로 보행이 불편한 환자의 가정에서는 걷는 데 장애가 될 만한 물건들을 미리 치워놓아야 한다. 평소 우유 등 칼슘성분이 많은 식품을 섭취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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