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83

2001.05.10

교과서 밖의 ‘생활사’ 생생한 현장으로 초대

  • < 김현미 기자 khmzip@donga.com >

    입력2005-01-25 15: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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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과서 밖의 ‘생활사’ 생생한 현장으로 초대
    사계절 출판사의 ‘한국생활사박물관’ 시리즈는 얼마 전 SBS 출판대상 책 창작부분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지난해에는 출판 편집장들이 뽑은 올해의 베스트 10에 올랐고, 어린이도서연구회선정 최고의 책, ‘월간디자인’의 2000 우수디자인 프로젝트상을 수상하는 등 상복이 많은 편이다.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좋다’고 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법. 2000년 7월 ‘선사생활관’ 출간을 기점으로 ‘고조선생활관’ ‘고구려생활관’ ‘백제생활관’까지 펴낸 이 시리즈는 권당 1억7000만~1억8000만원의 제작비가 들어갈 정도로 공을 들인 기획물이다. 그냥 돈만 쓴 게 아니라 기획 초기단계에 책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를 놓고 국제한국학회팀과 1년간 매주 토요일마다 만나 논의했고, 가상의 박물관 형태로 만들자는 데까지 합의한 후 책의 포맷을 잡기까지 2년이 걸렸다고 한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정치-경제 중심의 국사교과서를 벗어나 ‘생활사’라는 21세기 역사학과 역사교육의 화두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옛 집의 기와 한 장, 옛 사람의 머리카락 한 올도 여기서는 귀중한 자료가 된다. 각 시대 전문가 4~5명이 팀을 이뤄 집필을 맡고, 사진자료가 부족한 부분은 일러스트로 대체하면서 우리 나라에서 ‘다큐멘터리 일러스트’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기도 했다. 각 책의 내용감수뿐만 아니라 곽영권 교수(서울시립대 산업디자인)의 일러스트 감수까지 거치며, 생생하고도 엄밀한 고증에 힘쓴 결과, 1, 2권에서 조금 아동물 냄새가 나고 어설프게 느껴진 삽화들이 3권 ‘고구려생활관’에서부터 눈에 띄게 좋아졌다는 평가다.

    최근에는 1권 ‘선사생활관’이 초판 1만 부를 모두 소화하고, 2쇄에 돌입했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린다. 제작비를 넘어서려면 1만5000(1, 2권)~1만6800원(3, 4권)짜리 책이 각 3만 부씩은 팔려야 한다는 계산이지만, 출판사측도 단기간에 제작비를 뽑겠다는 생각은 없다. 입소문이 나면서 독자들의 꾸준한 반응에 상당히 고무된 상태. 2002년까지 1,2권 완간을 목표로 묵묵히 거북이걸음을 하는 사계절의 ‘한국생활사박물관’ 편찬팀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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