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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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렌’ 참패 이후 흥행에 불 댕길까

  • 입력2005-05-30 15: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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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론 하워드의 ‘분노의 역류’가 나온 것은 1991년. 그로부터 10년 가까이 흐른 지금, 한국에서 ‘불’을 내세운 대규모 재난영화가 비슷한 시기에 선보이면서 영화계 안팎의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제작단계에서부터 묘한 신경전을 벌여온 두 영화 ‘싸이렌’과 ‘리베라 메’. 관심은 누가 먼저 극장에 간판을 거는지였고, 그런 면에서 ‘리베라 메’보다 2주 먼저 개봉한 ‘싸이렌’이 승리의 기선을 잡은 듯 보였다.

    그러나 ‘싸이렌’의 흥행성적은 영 신통찮다. 개봉 2주가 지났지만 홍보사는 정확한 관객 수조차 말하길 꺼린다. 엄청난 참패임을 직감할 수 있다. 애초 ‘싸이렌’과 맞부딪치는 상황을 두려워했던 ‘리베라 메’측은 이제 경쟁상대를 같은 날 개봉하는 ‘단적비연수’로 삼고 있다. 시사회 반응에서 ‘싸이렌보다 훨씬 재밌다’는 쪽이 많아 ‘단적비연수’와의 대결이 해볼 만하다는 분위기.

    ‘싸이렌’이 신현준과 정준호의 투톱 시스템을 채택한 반면, ‘리베라 메’는 최민수 차승원 유지태 김규리 등 호화시스템에 스릴러적 요소까지 가미해 중량감에서 유리하다. 화재장면의 압도적 이미지도 ‘싸이렌’보단 앞선 편. ‘싸이렌’의 실패가 드라마의 취약성 때문인 반면 ‘리베라 메’는 인간의 일그러진 보복심과 증오의 알레고리로 불을 사용하여 인간과 불의 악마성을 현실감 있게 그려간다. ‘싸이렌’의 방화범 선우재덕과 비교할 때 ‘리베라 메’의 범죄자 차승원의 카리스마는 보다 강력하고 매혹적이다. 또 다른 불 영화 ‘리베라 메’가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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