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간동아 로고

  • Magazine dongA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경제

‘무현금사회’로 달려가는 핀테크

금융·非금융 경계, 국가 간 금융거래 장벽 해체 가속화

  • 전해영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hjeon@hri.co.kr

‘무현금사회’로 달려가는 핀테크

‘무현금사회’로 달려가는 핀테크

3월 21일 서울 종로구 K뱅크 준비법인 사옥을 방문한 임종룡 금융위원장(가운데). 임 위원장은 이날 “해외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인터넷은행을 구축해달라”고 당부했다. 사진 제공 · K뱅크

카카오톡, 카카오택시로 우리 경제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온 카카오가 2015년 인터넷은행 설립 계획을 발표하면서 핀테크 산업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핀테크란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금융-정보기술(IT) 융합형 신기술·신산업을 의미한다. 엄격한 규제가 적용되는 일반 금융기관과 달리, 핀테크 기업은 한층 더 자유로운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전 세계 수백만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무현금사회’로 달려가는 핀테크
핀테크 기업은 금융서비스의 본질이 바로 정보에 있다는 점을 주목한다. 대표적인 예로 P2P(peer to peer) 대출을 살펴보자. P2P 대출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개인과 개인, 기업과 기업 간 직접 대출거래가 이뤄지는 방식을 말한다(그림 참조). P2P 대출이 가능해진 것은 정보통신기술(ICT)이 발전해 더 낮은 비용으로 개인과 소규모 기업 등에 대한 정보 접근이 가능해진 데서 기인한다. 미국 P2P 기업인 ‘온덱(On Deck)’은 자체 개발한 빅데이터 분석 알고리즘을 이용해 대출 신청자의 신용을 평가하고 투자자에게 공개한다. 투자자는 이를 참고해 직접 신청자에게 대출해준다.

핀테크는 2005년 영국에서 P2P 대출이 처음 등장한 것을 시작으로 지급결제, 자금중개, 위험관리, 정보관리 등 기존 모든 영역에 적용되며 금융업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 핀테크가 글로벌 금융과 IT산업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주목받으면서 핀테크 산업에 대한 글로벌 투자 규모는 2008년 9억3000만 달러(약 1조700억 원)에서 2013년 29억7000만 달러(약 3조4000억 원)로 연평균 26.1% 증가했다. 핀테크 스타트업도 활성화하면서 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전 세계 금융 스타트업 업체 수는 2014년 1월 2개에서 2016년 2월 16개로 증가했다. 우리나라도 지급결제 부문에서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삼성페이 등 다양한 사업자가 핀테크 서비스를 도입해 초기 시장이 형성된 상태다.

핀테크 산업의 부상은 ‘금융회사(bank)와 금융서비스(banking)의 분리’ 현상을 주도하며, 이에 따라 ①금융업의 기능별 분해(unbundling) ②금융 가치사슬의 재구조화(restructuring) ③금융업과 비금융업의 경계 약화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첫째, 금융거래가 ICT 기업에 의해 처리되면서 금융업이 기능별로 분해돼 새로운 방식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핀테크 스타트업은 세분화된 금융서비스 영역에서 혁신적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기존 금융회사의 업무 영역을 대체하고 있다. 초기에는 소비자에게 접근이 쉬운 지급결제 서비스를 중심으로 성장했으며 점차 금융 소프트웨어, 데이터 분석, 플랫폼 영역으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둘째, 기존 금융회사의 금융 가치사슬 재구조화가 이뤄지고 있다.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에 위협을 느낀 기존 금융회사들이 경쟁우위를 유지하고자 선제적 대응에 나서는 것인데, 이런 재구조화 방식에는 먼저 혁신적인 자체 금융서비스 출시가 있다. 일례로 터키 최대 은행 가란티(Garanti)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과 위치기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해 개인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출시한 바 있다. 기업 간 합종연횡도 두드러지는데, 중국 최대 보험사인 핑안보험의 경우 2014년 알리바바, 텐센트와 합작해 중안보험을 설립했다. 그 밖에도 웰스파고(Wells Fargo)와 홍콩상하이은행(HSBC), UBS 등 세계적 금융회사들은 핀테크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러시아 최대 은행 스베르방크(Sber Bank), 영국 버클레이즈(Barclays), 스페인 BBVA 등은 글로벌 핀테크 기업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핀테크 성장은 금융업의 자연 독점적 성격을 변화시키고 금융업과 비금융업의 경계, 금융거래의 국가 간 경계를 약화하고 있다. 금융업은 대표적인 망(network)산업이자 규제산업으로, 당국의 엄격한 감독하에서 자격 요건을 갖춘 은행 등 일부 금융회사에게만 허용돼왔다. 그런데 핀테크 기업이 기존 금융인프라를 우회해 금융서비스를 제공함에 따라, 금융회사와 비금융회사의 경계가 불분명해지고 금융업에 대한 규제 관점도 변화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금융업 규제 완화가 현실화하면서 핀테크 산업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



금융산업 규제에 가로막힌 한국

‘무현금사회’로 달려가는 핀테크

2015년 11월 3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국내 첫 인터넷 전문은행 사업자 예비인가 심사 결과 사업자로 선정된 카카오뱅크와 K뱅크 두 컨소시엄이 사업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핀테크 산업이 성장하면서 금융업의 지형이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은 자명해 보인다. 한국은 모바일 환경과 기술력으로 보면 핀테크 산업이 발달하기에 좋은 조건을 갖췄으나, 금융산업 규제로 핀테크 산업의 발전이 지체돼온 측면이 있다. 그러나 최근 정부는 핀테크 산업 지원을 공표했으며, 민간 영역에서도 다양한 핀테크 사업자가 등장해 신규 금융서비스를 출시하는 추세다.

핀테크 산업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려면 다음과 같은 과제가 해결돼야 한다. 첫째, 정부는 새로운 금융 시스템이 더욱 안전하고 대중적으로 보급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IT 기업들과 기존 금융기관을 포함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하고 금융서비스 규제를 둘러싼 논의와 협력을 주도할 필요가 있다. 둘째, 핀테크 활성화의 핵심인 보안 강화를 위해 기술적,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금융 환경 속에서 고도화, 지능화하는 금융 보안 위협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기업은 일시적 분위기에 편승해 검증되지 않은 서비스를 무리하게 출시하기보다 시장성을 충분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수익성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출시한 서비스는 향후 기업 및 금융기관의 부담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 넷째, 장기적으로 ‘무현금사회’를 지향하는 변화가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부작용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한 사회적 준비가 필요하다. 모든 소비자가 연령 및 소득에 관계없이 다양한 지급 수단을 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비현금 지급 수단의 편리성과 수용성을 제고해야 한다.  







주간동아 2016.04.20 1034호 (p52~53)

전해영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hjeon@hri.co.kr
다른호 더보기 목록 닫기
1216

제 1216호

2019.11.29

방탄소년단은 왜 그래미 후보에도 못 올랐나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