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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수능 끝, 편입 준비 시작?

‘재수보다 쉽다’ 입소문에 고교시절부터 준비…명문대로 갈아타려는 대학생들

  • 김지현 객원기자 bombom@donga.com

수능 끝, 편입 준비 시작?

수능 끝, 편입 준비 시작?

대학수학능력시험 직후 대학 편입을 준비하는 청춘이 늘고 있다. 서울 김영편입학원 신촌캠퍼스에서 학생들이 편입시험 대비 수업을 듣고 있다. 이상윤 기자

2월 고교를 졸업한 서모(19) 씨는 대학 편입을 준비하고 있다. 서씨는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본 직후 편입 계획을 세웠다. 수능 당일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성적이 낮게 나왔고, 재수해도 대입에 성공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서씨는 편입 준비에 매진하느라 고교 졸업식에도 가지 않았다. 그는 “수능은 변수가 많아서 공부한 만큼 좋은 결과를 받으리란 확신이 없다”며 “명문대에 가고자 일찌감치 편입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능 직후 대학 편입 준비에 뛰어드는 젊은이가 늘고 있다. 김영편입학원 한 관계자는 “편입 준비생들은 입학한 대학이 마음에 들지 않아 편입을 계획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나, 요즘에는 아예 고교시절부터 편입을 고려하는 학생이 늘고 있다. 3~4년 전부터 일부 편입 준비생의 연령층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이 학원 서울 신촌캠퍼스에서는 수강생 20여 명을 별도로 관리하고 있다. 모두 정규 대학과정에 입학하지 않고 편입 준비를 시작한 학생들이다. 이들은 대부분 1년 반 동안 학점 취득과 편입 영어공부를 하고 나머지 반년은 편입학원 종합반 수강에 매진해 그해 연말 편입시험을 치른다.
대학생활을 한창 즐길 나이에 편입부터 준비하는 이유는 뭘까. 먼저 ‘수능에 희망이 없다’고 판단해서다. 윤모(19) 씨는 고교시절 전국연합학력평가(모의고사) 성적이 전국 10% 안팎으로 상위권이었지만 수능을 망치자 바로 편입 준비에 들어갔다. 윤씨는 “수능을 신뢰할 수가 없다. 한두 문제 틀려도 2~3등급을 받기 일쑤”라며 “매번 난이도 조절에 실패하는 수능에 매달리느니 편입시험을 치는 것이 명문대 진학에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윤씨처럼 ‘수능으로는 좋은 대학에 가기 힘들다’고 생각하는 젊은이들이 편입학원으로 향한다.
재수에 비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편입은 2년제 대학 졸업 또는 4년제 대학에서 2학년 과정을 마친 후 응시하는 ‘일반편입’과 4년제 대학 졸업 후 진행하는 ‘학사편입’이 있다. 일반편입의 경우 대학 정규과정 또는 학점은행제 교육기관에서 80학점을 이수하면 편입시험을 볼 자격이 주어진다. 2년 내 80학점 이상을 수료하고 영어, 전공시험 등 대학별 편입시험을 통과하면 대학 3학년으로 편입이 가능하다.
일찍 편입을 준비하는 학생은 1년 안에 학점을 모두 이수한다. 김한상 김영편입학원 신촌캠퍼스 원장은 “편입 준비생들은 1년 안에 교과목 수강 42학점과 독학사 등 자격증 취득으로 학점을 채우고, 나머지 1년 동안은 편입학원에 다니면서 영어와 수학 등을 공부한다”며 “자격증별로 4~20점까지 학점이 인정되는데, 특히 경영학과에 진학할 경우 텔레마케팅, 유통관리사, 행정관리사 등 다양한 자격증을 학점 이수로 인정해주기 때문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편입은 수능에 비해 공부할 과목 수가 적다. 따라서 공부과정 자체가 수능보다 쉽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 편입시험은 주로 전공시험과 면접, 영어(인문계열) 또는 영어와 수학(자연계열)을 보기 때문에 문과 학생은 영어를, 이과 학생은 영어와 수학을 집중적으로 공부한다. 반면 수능은 국어, 수학, 영어, 사회·과학탐구, 제2외국어 등 최소 5개 과목을 준비해야 한다. 김영편입학원 수강생 임모(20) 씨는 “고3 때 5개 과목을 준비하느라 너무 힘들었다. 다시는 그 고생을 하고 싶지 않아 편입시험을 치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같은 학원 수강생 황모(20) 씨는 “편입 준비는 영어에만 몰두할 수 있어 좋다”며 “영어시험이 토플보다 어려운 수준이지만 난도가 높으니 ‘물수능’보다 정당한 결과가 나오리라 믿는다. 또 고급 영어 실력을 쌓는 게 인생에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수능은 가·나·다 3군으로 나눠 지원할 수 있는 반면, 편입은 시험 날짜가 겹치지 않는 범위에서 다수 대학에 지원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상위권 학생끼리 경쟁, 점점 좁아지는 문

하지만 편입이 재수보다 나은 결과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대학생도 재수생도 아닌 모호한 위치에서 공부 의지가 뚜렷하지 않으면 실패하기 십상이다. 특히 대학 부설 오프라인 학점은행제 교육기관에 다니는 경우 관성에 물들기 쉽다. 김한상 원장은 “대학 평생교육원 등에서 학점을 따는 학생이 많은데, 이들에게 현재 위치에 만족하지 말라고 주의를 준다. 본 대학 캠퍼스를 밟고 대학생들과 비슷한 학생증을 사용하다 보면 거기에 익숙해지게 된다”고 말했다. 즉 ‘4년제 명문대 진학’ 목표가 희석되기 쉬운 환경에 노출된다는 것. 김 원장은 “편입 준비생은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박쥐’ 같은 존재다. 소속감이 없어 공부하다 지치면 방황하기 쉽다”고 조언했다.  


수능 끝, 편입 준비 시작?

2015년 1월 15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에서 편입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수험장을 나오고 있다. 2015학년도 편입학전형에는 모집인원 124명에 3959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31.69 대 1을 기록했다. 동아DB

편입 준비생들의 실력이 높아져 경쟁도 만만치 않다. 김 원장은 “수강생의 수능 성적은 대부분 상위 15~60%에 해당한다. 즉 일정 수준 이상의 실력자들 간 싸움”이라며 “일반편입 준비생도 2년제 대학 졸업생에서 수도권 4년제 대학 재학생으로 바뀌는 추세다. 경쟁률이 100 대 1에 이르기도 해 수시나 정시모집보다 만만한 게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학점 이수를 위해 온라인 학점은행제 교육기관을 이용할 때는 자기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황영훈 KG패스원 위드유편입학원 원장은 “편입은 자율적으로 준비하는 만큼 자기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학원 졸업생인 김모(26) 씨는 한 사이버대에서 학점을 이수하고 2013년 고려대에 학사편입, 현재 취업을 앞둔 상태다. 김씨는 “나와 같은 성공 사례가 흔하진 않다. 온라인 학점은행제 교육기관은 비용이 싸고 통학시간을 아낄 수 있지만 자신을 감시 및 통제하는 지도자가 없어 공부 습관이 흐트러질 수 있다”며 “나도 소속감이 없어 정체성 고민에 빠지면서 한때 우울증까지 겪었다”고 말했다. 황 원장은 “취업난이 심화하면서 명문대 진학의 방법으로 편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일찍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속적인 자기관리와 의지가 성공 여부를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주간동아 2016.03.23 1030호 (p46~47)

김지현 객원기자 bom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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