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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잭슨도 ‘막국수 막국수’ 했다니까요 [SynchroniCITY]

실컷 먹으며 삽시다, 고민 고민하지 말고~

  • 안현모 동시통역사·김영대 음악평론가

마이클 잭슨도 ‘막국수 막국수’ 했다니까요 [SynchroniCITY]



영대 이제 책 쓰기도 거의 다 끝나가네요. 곧 인쇄 들어갈 거 같아요.

현모 와… 고생하셨어요.

영대 이 책 쓰면서 현모 님 도움도 많이 받았으니 무조건 좋은 책이 나와야죠.

현모 이렇게 또 한 권의 책을 뽑으셔서 부럽습니다.



영대 저에겐 일이기도 하니까요. 작가가 책 안 쓰면 직무유기죠. 게다가 출판사 측에서 책이 완성되기도 전 북토크랑 강연 날짜를 미리 쫙 잡아놔서요.

현모
그런데 손가락은 왜 그렇게 아프셨던 거예요? 책 쓰는 게 속기는 아니잖아요.

영대 제 업무 환경이 좀 열악해요. 노트북컴퓨터로 타자를 계속 치다 보면 손가락에 관절염 비슷한 증세가 생길 때가 있어요. 그래서 보통 기계식 키보드, 큰 모니터… 이런 게 받쳐줘야 하는데 맨날 생각만 하고 결국 개선을 못 한 채 또 책을 써버렸네요.

현모 어휴, 책보다 건강이 우선이죠! 집에서 일하시니까 업무 환경은 스스로 개선하면 되는 거고.

영대 그죠. 근데 귀찮기도 하고 돈 쓰기도 싫고… 이런저런 핑계 대다 놓쳐버린 거죠. 물건이야 주문만 하면 쉽게 오는데 말이죠.

현모 저처럼 미련한 부분이 있으시군요. 사서 고생하는 스타일. ㅎㅎ

영대
제가 그동안 건강이 크게 두 번 나빴었는데요. 한 번은 600쪽짜리 책을 카페에 앉아 노트북으로 몇 년에 걸쳐 번역하다 허리랑 어깨가 나갔고, 또 한 번은 몇 년 전 박사학위 논문을 쓰느라 너무 오래 앉아 있다 등, 목, 허리가 또 한 번. ㅠㅠ

현모 듣기만 해도 끔찍해요!! 한 번 망가지면 되돌리기 힘들다고요!!! 저도 목디스크로 고생해봐서 알잖아요. 그래서 어머니가 저한테 늘 하시는 말씀이 “몸은 남이 챙겨주는 게 아니라 스스로 챙기는 거”라고.

영대 맞아요. 이제부터 진짜 관리하려고요.

껍질이 벗겨지지 않은 메밀까지 ‘막’ 넣어 만든 막국수. [GETTYIMAGES]

껍질이 벗겨지지 않은 메밀까지 ‘막’ 넣어 만든 막국수. [GETTYIMAGES]


현모 어려운 일 끝내셨으니 책이 찍혀 나오거든 기념 파티(?)해요~.

영대 분명 그 막국수 집에서 하자고 할 거 같은데요? ㅎㅎㅎ

현모 ㅎㅎㅎ 거기서 옹기종기 앉아 출간기념회를 하고 아주머니들 사인도 해주고 그럽시다. ㅎㅎ

영대 막국수의 ‘막’이 막 한다, 막 먹는다는 의미인가.

현모 아! 저 이번에 음식 전문가들과 냉면 다큐를 촬영했거든요. 이번 기회에 확실히 알게 됐는데, 막국수도 본래는 냉면이래요.

영대 예전에 강원도 막국수 집에 간 적이 있는데 아주머니들이 다들 냉면이라고 부르더라고요.

현모
원래는 냉면도 그냥 ‘국수’로 불렸대요. 냉면은 왕에게도 올릴 만큼 정교하게 메밀껍질을 벗긴 것만 골라서 만들었다면, 막국수는 그때그때 집에 있는 재료를 대충 넣고 메밀도 껍질이 벗겨지지 않은 것까지 ‘막’ 넣어서 만들었대요. 그리고 ‘막’ 뽑은, 갓 뽑은 면이라는 뜻도 있고요. 그 차이더라고요.

영대 군침 도네요. 날도 더워졌는데. ㅜㅜ

현모 헉, 저도 갑자기 너무 배고프네요.

영대 그거 아세요? 제가 지난해 미국에서 한국으로 영구 귀국했잖아요. 심형래 영구 말고요.

현모 (못 들은 척.)

영대 정든 시애틀을 떠난다는 게 한편으로 좀 슬펐는데, 딱 두 가지가 위안이 되더라고요. 하나는 코로나19 방역이 훌륭한 곳으로 간다, 그리고 다음이 바로 평양냉면이었어요. 그때까지 평양냉면을 한 번도 못 먹어봤거든요. 이제 한국 가면 드디어 먹어보겠구나 마음이 설렜죠.

현모 이해해요. 사람 사는 데 먹는 게 제일 중요하니까요. 저도 예전에 싱가포르에서 일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막국수를 먹을 수 없어 못 간다’고 했던 일화가 있어요. 저의 이런 다양한 막국수 관련 에피소드를 사실 얼마 전 SBS 예능프로그램 ‘강호동의 밥심’에 출연했을 때 실컷 풀었는데, 그날 내용이 ‘언어’에 집중되는 바람에 방송에는 안 나갔네요.

영대 저는 마포 을밀대에서 처음 먹은 ‘평냉’ 맛이 아직 잊히지 않아요. ‘마침내 만났구나, 나의 맛을!’ 이런 느낌이었어요. 남들은 엄청 취향 타는 음식이라고 하는데, 저는 처음부터 무척 좋더라고요.

현모 ㅋㅋ 소위 정통파 사이에서 을밀대는 입문 등급이긴 하지만요. 한때 서울시청으로 매일 출근하던 기자 시절, 발등이 신발 모양대로 동그란 자국을 남기고 까맣게 탄 적이 있어요. 왜 탔나 생각해보니 점심시간마다 을밀대 앞에서 오랫동안 줄을 서 있어 발이 햇볕에 그을렸던 거더라고요.

영대 ㅎㅎㅎ 정말 뭘 해도 진심이라니까.

현모 다른 지역으로 취재 나가는 날에도 근처에 냉면 맛집이 있으면 꼭 냉면집에서 밥을 먹었는데, ‘양 많이’를 시켜도 그릇을 싹싹 비운다고 선배들이 매우 흐뭇해하곤 했죠.

영대 저는 예술을 하는 사람들, 특히 음악 하는 사람들이 평냉을 좋아하는 이유도 알 거 같아요. 뭐 기분 탓도 있겠지만요.

현모 앗, 그러고 보니 남편이랑 첫 데이트 날에도 둘이 압구정 냉면집에 갔네요. 하하하하. 그 정도로 냉면 마니아였다는.

영대 저도 요새는 평냉 ‘도장 깨기’ 중이랍니다. 아직 못 가본 맛집이 많아요. 당장 의정부도 아직 못 가봤다는.

현모 저도 영대 님한테 소개하고 싶은 집이 많아요. ㅋㅋㅋ 일단 지난번에 같이 갔던 곳처럼 채식으로 냉면을 즐길 수 있는 집을 한 군데 더 알게 됐거든요.
 서초동에 울릉이라고, 한우로 워낙 유명한 집이라 제가 갈 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신메뉴로 냉면 몇 종류가 추가됐더라고요. 그중에서 골동면!! 한라산 아래 첫 마을에서 딴 제주 메밀을 아침마다 맷돌로 갈아서 만든 면에 산나물을 고명으로 올리고 들깨와 들기름을 더하면 그 어우러짐이 정말 기가 막혀요.

영대 으아, 지금 사진 찾아보고 있는데 제대로네요. 저는 수육까지 세트로 먹어봐야겠어요!

현모 가끔 사람들이 고기를 안 먹으면 몸에서 힘이 안 나지 않냐고 하는데, 저한테는 막국수가 그런 존재인 듯해요. 막국수 못 먹게 하면 큰일 날 듯. ㅜㅜ

영대 좋아하는 막국수 실컷 먹으면서 막국수처럼 삽시다. 고민 고민하지 말고…. 그러고 보니 막국수라는 이름도 인생 지침 같네요.

마이클 잭슨의 ‘Wanna Be Startin’ Somethin’’이 수록된 THRILLER 앨범. [구글 캡처]

마이클 잭슨의 ‘Wanna Be Startin’ Somethin’’이 수록된 THRILLER 앨범. [구글 캡처]

현모 맞다!!! 마이클 잭슨 노래 중에 막국수 노래가 있는 거 아세요?

영대 잉? 제가 마이클 잭슨 노래를 전부 꿰고 있는데….

현모 하하하하, 이거 맞히면 진짜 인정이요.

영대 뭐지?? 맞히고 싶어요!! 잠깐만요….

현모 한 열여섯 살인가 학창 시절에 발견하고는 그동안 아무한테도 말한 적 없다 저번에 ‘강호동의 밥심’ 작가에게만 BGM으로 쓰는 게 어떻겠느냐고 살짝 얘기했는데, 절대 못 맞힐걸요?

영대 뭔가 ‘막국수’랑 비슷한 발음이 들어갈 거 같은데….

현모 혹시라도 맞히면 진짜 ‘찐베프’로 승격!

영대 와… 너무 금방 맞혔다. 하하하하. “Ma ma se, ma ma sa, ma ma coo sa” 마이클 잭슨의 ‘Wanna Be Startin’ Somethin’’.

현모 헉!!!!!!!!!!!!!!!!!!!!!!! 말도 안 돼!!!!!!!!!!!!!!!!!!!!!!!!

영대 후훗. 싱크로니시티 무시하면 안 되죠. 감이 오더라는.

현모 으아 대박!!!!!!!!!!!!!! 제목까지 단번에~!~!

영대 리애나도 불렀잖아요. ㅋ

현모 계속 ‘막국수 막국수’ 하는 게 도대체 무슨 말이에요?

영대 아프리카 카메룬에서 탄생한 ‘마코사(makossa)’라는 음악 장르인데, 카메룬의 색소폰 연주가 마누 디방고가 ‘Soul Makossa’라는 노래를 내면서 널리 알려졌죠. 마이클 잭슨이 그 일부 구절을 갖다 쓰면서 법정 소송이 일기도 했고요. ㅋㅋㅋ

현모 우와, 하늘에 있는 마이클 잭슨이 미소 짓고 있을 거 같아요.

영대 오늘 현모 님한테 일생일대의 신뢰를 얻은 날이네요. ‘까방권’(까임 방지권의 줄임말로 ‘잘못해도 비난하지 않는다’는 뜻) 획득. ㅋㅋㅋ 앞으로 다른 건 다 몰라도 상관없을 듯. ㅋ

현모 오늘은 막국수+싱크로니시티=막크로니시티네요. 뭔가 말이 되는 영어 단어 같지 않아요? Macronicity, 거시적 차원의 마법 같은 우연의 일치라는 의미….

영대 웃긴 게, 평생 이런 현모 님의 생각을 맞히는 사람은 저 하나일걸요? 별거 아니지만 승리했습니다!!

현모 (아직도 놀라움에 ‘말잇못’….)


(계속)


안현모는… 방송인이자 동시통역사. 서울대,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졸업. SBS 기자와 앵커로 활약하며 취재 및 보도 역량을 쌓았다. 뉴스, 예능을 넘나들며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우주 만물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본 연재를 시작했다.





김영대는… 음악평론가. 연세대 졸업 후 미국 워싱턴대에서 음악학으로 박사학위 취득.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집필 및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 ‘BTS : THE REVIEW’ 등이 있으며 유튜브 ‘김영대 LIVE’를 진행 중이다.





주간동아 1293호 (p58~60)

안현모 동시통역사·김영대 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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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99호

2021.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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