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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알바도 수습이 필수?!

최저임금 90%만 지급해도 되는 규정 ‘남용’…교육 핑계 ‘무급 근무’시키기도

  •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정보라 인턴기자·고려대 경영학과 4학년

알바도 수습이 필수?!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서 물품을 정리하고 있는 직원. 최근 최저임금이 급격하게 오르면서 수습 기간을 요구받는 아르바이트생이 늘어나는 추세다. [뉴스1]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서 물품을 정리하고 있는 직원. 최근 최저임금이 급격하게 오르면서 수습 기간을 요구받는 아르바이트생이 늘어나는 추세다. [뉴스1]

지난해 12월부터 광주 남구 편의점 미니스톱에서 근무하고 있는 A(19·여) 씨는 시급 6000원을 받고 있다. 올해 최저시급 8350원보다 2000원 넘게 모자라는 금액이다. 왜 최저시급도 못 받고 있을까. 그는 “면접 전 사장님과 통화할 때 수습 기간이 3개월이고 그 기간에는 시급이 6000원이라고 들었다. 부당한 대우인 건 알지만 아르바이트 자리 구하기가 너무 어려워 어쩔 수 없이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최저임금법은 수습 중인 근로자에게 최저임금보다 낮은 시급을 지급하는 것을 허용한다. 1년 이상 근로계약을 한 경우에 한해 최대 3개월까지만 수습 기간을 둘 수 있으며, 수습 중 임금은 최저임금 대비 90% 이상이어야 한다(최저임금법 제5조 2항 및 동법 시행령 제3조). 다만 배달원, 경비원, 청소원 등 단순노무직종자에 대해서는 수습 기간을 둘 수 없다. 

이에 따라 수습 중인 ‘알바생’에게 최저시급보다 800원가량 적은 7515원(8350원×0.9)을 지급할 수 있다. 그런데 청년 아르바이트생을 많이 고용하는 편의점이나 카페 등이 이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채 수습 근로를 요구하고 있어 청년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근로계약 기간을 실제보다 늘리거나, 수습 기간을 두지 않는 대신 주휴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수습 없는 대신 주휴수당 받지 말라?!

부산 동구 편의점 GS25에서 근무하는 B(19·여) 씨는 “면접 때 사장님에게 3개월만 일하겠다고 했는데도 근로계약서에는 1년 계약으로 돼 있어 수정해달라고 요구하니 ‘그냥 놔두자’고 했다”며 “처음 한 달을 수습 명목으로 하고 시급을 6000원만 주려고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까지 경기 용인시 한 제과업체에서 근무한 C(19·여) 씨는 “주휴수당을 달라고 했더니 ‘수습 기간이 없는 대신 주휴수당을 뺐다’는 대답을 들었다”고 했다. 주휴수당은 수습 기간과 무관하며, 근로기준법 제55조에 따라 주15시간 이상 근무한다면 누구나 받을 수 있다. 그러나 C씨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하루 5시간씩 근무했음에도 주휴수당을 받지 못했다. “3개월만 일하기로 했고, 주휴수당 얘기를 꺼낸 것은 근무한 지 1주일이 된 때였다”며 “주휴수당을 받으려면 나머지 근로 기간을 모두 수습 기간으로 하라는 것은 너무 심한 것 아니냐고 했더니 상사가 심드렁하게 ‘그럼 그만두든가’라고 해 정말 황당했다”고 말했다. 



서울 서대문구 한 헬스클럽에서 카운터 업무를 하는 D(26) 씨는 일을 배운다는 명목으로 첫 출근하고 이틀간 8시간에 걸쳐 무급으로 일했다. 그는 “어려운 일이 아닌데도 8시간 교육이 왜 필요한지 의문”이라며 “못 받은 임금을 받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채용 전 무급 노동을 요구하며 아르바이트생을 뽑는 업체도 있다. 대구 수성구 한 프랜차이즈 초밥뷔페 레스토랑에 아르바이트 면접을 보러 간 E(19) 씨는 “‘두 시간 교육을 통해 얼마나 일을 잘하는지 보고 뽑겠다’면서 접시를 나르고 테이블 닦는 일을 시켰다”고 말했다. 그를 포함해 이러한 ‘근로형 교육’을 받은 사람은 10명 남짓. 그는 “합격했다는 연락도 없었고, 2시간 일한 것에 대한 급여도 받지 못해 너무 속상했다”고 털어놨다.


카페 알바인데…“3개월 수습 후 정식 채용”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무급 교육은 가능하지만 무급 근로는 문제가 될 수 있다. 교육은 ‘업무 수행에 필요한 오리엔테이션’이기 때문에 실제 업무에 투입돼 중간 중간 교육을 받는다면 사실상 노무를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해 12월 인터넷에서는 ‘이디야 채용형 인턴’이란 제목의 글이 화제가 됐다. ‘동생이 집 앞 (이디야) 카페 알바 면접에서 8 대 1 경쟁률을 뚫고 교육받으러 오라는 전화를 받았다. 동생 포함 총 3명이 교육받으러 오는데, 4시간 무급 교육을 받고 평가해 1명만 뽑는다고 한다. 뽑히고 나서도 3개월 수습 기간을 두고 채용을 확정한다고 한다. 이게 바로 취업난인가’라는 글이었다. 이에 대해 아르바이트 조건이 너무 가혹하다는 의견과 최근 2년간 최저임금이 크게 오르다 보니 아르바이트생 임금 챙겨주기가 어려운 사장의 마음이 이해되기도 한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에 대해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아르바이트생 채용은 가맹점주 권한”이라며 “본사는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노무 교육을 실시하며 최저임금법 관련 사항을 꾸준히 알리고 있다”고 밝혔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아르바이트 수습 기간 악용 행태에 대해 “일부에서 일어나는 문제일 뿐이며, 대다수 소상공인은 법을 준수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르바이트생이 불법적인 수습 기간을 감내하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아르바이트노동조합(알바노조)이 지난해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156명 중 불법적인 수습 기간을 경험한 사람이 118명으로 76%에 달했다. 이는 2016년 설문조사 결과(72.95%)와 유사한 수준. 신정웅 알바노조 비상대책위원장은 “특히 서울·수도권 외 지역의 편의점, 카페, PC방 등에서 근로계약 기간이 12개월 미만임에도 아르바이트생에게 수습 기간을 요구하는 경우가 빈번하다”며 “고용노동부는 아르바이트 수습 기간의 합법적 요건과 관련해 홍보를 강화하고, 사용자와 아르바이트생은 업무 개시 전 합법적인 근로계약서를 작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주간동아 2019.01.11 1172호 (p62~63)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정보라 인턴기자·고려대 경영학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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