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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감추고 싶은 아킬레스건 있다”

서울 시내면세점 2라운드…지키고 빼앗고 롯데·SK·두산·신세계 쟁탈전

“감추고 싶은 아킬레스건 있다”

“감추고 싶은 아킬레스건 있다”

올해 서울에서 면세점 사업 특허가 만료되는 SK네트웍스 워커힐면세점(왼쪽)과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면세점 2차 대전의 서막이 열렸다. 이번 대전에서는 면세점 사업 특허가 끝나는 SK네트웍스 워커힐면세점(11월 16일), 신세계조선호텔면세점(12월 15일), 롯데면세점 소공점(12월 22일),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12월 31일)을 놓고 롯데그룹, 두산그룹, 신세계DF, SK네트웍스가 불꽃 튀는 싸움을 벌인다. 부산에서는 신세계DF와 패션그룹형지가 경쟁을 벌인다. 서울에서 맞붙는 4개 기업은 저마다 “우리가 적격”이라며 면세점 사업권 확보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각 기업마다 숨기고 싶은 약점 또한 있어 승패를 속단할 수 없다. 관세청은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심사를 진행해 11월 중에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면세업계 1위인 롯데에게는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의 아들 동주-동빈 형제의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된 것이 부담 요소다. 롯데면세점은 롯데 내에서도 수익성이 큰 사업이라 재입찰 탈락 시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된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10월 12일 인천 롯데면세점 제2통합물류센터에서 열린 ‘롯데면세점 비전2020 상생2020’ 행사에 참여한 데 이어 10월 29일에는 사재 70억 원을 청년희망펀드에 기부한다고 밝혔다. 신 회장의 사재 출연은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이 터진 이후 세 번째로, 사재 출연 규모는 총 270억 원에 이른다. 업계에서는 이를 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법정싸움이 본격화된 가운데 추락한 기업 이미지 개선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본다.

기업 총수들, 사재 털어 사회공헌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소유와 경영은 별개 문제로 봐야 한다”며 “롯데면세점은 30년 넘게 면세업에 종사하며 탄탄한 기본기를 쌓은 전문경영인인 이홍균 대표이사가 경영 전반에 관한 모든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경영과 소유가 명확히 분리된 상황에서는 전문경영인의 역량이 곧 사업자의 경쟁력이다. 면세점 사업자 특허 심사에서도 이러한 점을 고려해 실질적인 운영능력을 제대로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첫 도전인 두산은 뒤늦게 뛰어든 만큼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롯데와 같은 날인 10월 12일 면세점 기자간담회를 연 데 이어 신세계의 면세점 기자간담회가 있던 26일에는 같은 시간에 동대문 미래창조재단 출범식을 가졌다. 동대문 미래창조재단에는 초기 재원으로 두산이 100억 원, 박용만 두산 회장이 사재 100억 원 등 등 총 200억 원을 출연했다.

서울 동대문에서 오랫동안 패션쇼핑몰 두타를 운영해온 두산에게는 면세점 사업 전문성 확보와 네트워크 및 물류 인프라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중공업 분야에 주력해오던 그룹사가 면세점 사업에 뛰어든 것을 두고도 주력 사업이 부진하니 사업구조를 재편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두산 관계자는 “상반기에도 면세점 사업 경험이 전무했던 기업이 면세점 특허권을 따냈다. 경쟁 입찰의 취지가 그런 경험을 제로베이스로 두고 사업자를 정하겠다는 것”이라며 “지역 특성에 맞는 운영으로 16년 동안 성공 스토리를 써온 두타 운영 경험과 노하우를 면세점 운영에 많이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력 계열사의 상반기 손실 등에 대해서는 “면세점 심사 시 재무구조 측면에서 그룹 차원이 아닌 ㈜두산만이 대상인데, 부채 비율은 70% 이하로 자금 흐름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7월 면세점 사업자 선정 당시 동대문 상권 탈락 업체들의 공통적인 문제였던 주차시설 확보 여부에 대해서는 “버스와 승용차 1000여 대를 수용할 수 있는 전용주차장을 이미 확보한 상태”라고 말했다.

7월 서울 시내면세점 1차 대전에서 사업권 확보에 실패한 신세계DF와 SK네트웍스는 이번 2차 대전에서 각각 기존 면세점을 수성하는 동시에 새로운 사업권을 확보해야 한다.

신세계DF의 약점은 후보지인 신세계백화점 본점이 롯데면세점 본점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입지 특성상 도심에서의 교통 혼잡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성영목 신세계DF 사장은 10월 26일 웨스틴조선호텔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어느 도시든 도심 경쟁력이 결국은 그 나라의 관광 경쟁력을 결정한다는 게 우리의 조사 내용이다. 도심 포화 문제보다 더 무서운 건 도심 공동화현상”이라며 “한국 내 경쟁이 아닌 일본과의 경쟁을 염두에 둬야 한다. 면세점 사업이 질적 성장을 이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주차 문제에 대해서는 “대형버스 106대 정도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총수가 직접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롯데, 두산과 달리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성 사장은 “정 부회장은 항상 오너는 그룹 비전과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고 실행은 오로지 현장에 있는 경영자가 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충분히 의지가 있고 강력한 지원도 있어서 사업계획서에 정 부회장의 인사말을 넣었다”고 말했다. 이날 제시한 사회공헌, 관광활성화 방안에 대해서는 “7월에 특허 획득은 실패했지만 약속했던 부분들은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라며 계속 해나갈 것임을 강조했다.

“감추고 싶은 아킬레스건 있다”

면세점 사업권 확보에 나선 성영목 신세계DF 사장, 문종훈 SK네트웍스 사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왼쪽부터).

4개 기업 “우리가 준비된 사업자”

SK네트웍스는 기존 워커힐면세점과 동대문 신규 면세점을 연계한 서울 동부권 관광 활성화에 초점을 맞춘 ‘이스트 서울·이스트 코리아’ 전략을 내세웠다.

SK네트웍스의 신규 면세점 후보지인 동대문(케레스타)은 경쟁업체 두산의 안마당인 데다 7월 실패한 카드이기도 하다. 문종훈 SK네트웍스 사장은 10월 27일 서울 중구 SK네트웍스 명동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7월 신규 면세점 사업권 확보 당시 많은 회사가 건물을 임차했다 실패했는데, 우리는 임차건물이지만 30년 장기계약을 했고, 신규 면세점 특허 관련 계약을 유지해왔기에 즉시 입주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SK네트웍스 역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전면에 나서지 않았다. 문 사장은 “SK는 지주회사가 있고 각 계열사가 수평적인 구조로 CEO(최고경영자)들이 독립적으로 경영하고 있다. 신규 면세점에 대해서는 회장님과 논의를 거친 사안으로, 단일 회사 사업에 관해 회장님이 직접 나와 말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하면서 경쟁사 오너들의 사재 출연에 대해서는 “SK는 전부터 이미 4개 재단을 통해 상시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해왔다”고 답했다.

‘이스트 서울·이스트 코리아’ 전략은 워커힐면세점 수성, 동대문 입성에 성공했을 때를 전제로 한 전략이다. 권미경 SK네트웍스 면세사업본부장은 “워커힐면세점은 지난해부터 확장 공사와 브랜드 유치 등 수성 의지를 드러내왔다. 면세점 사업은 규모의 경제를 갖추지 않으면 국가경쟁력에 도움이 되는 산업으로 키울 수 없다. 앞으로 지역에 차별화된 면세점을 갖고 규모의 경제, 브랜드 유치, 운영의 효율성 등을 갖춰나가야 한다고 생각해 신규 입찰에 임한 것”이라고 밝혔다.



주간동아 2015.11.02 1011호 (p46~47)

  •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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