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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전처럼 아르바이트 못 하죠”

최저임금 인상으로 빙하기 맞은 방학 아르바이트 시장

“이제 전처럼 아르바이트 못 하죠”

한 아르바이트생이 편의점에서 일하고 있다. 일부 편의점은 인건비 인상분을 메우려고 야간수당을 주지 않고 있다. [동아일보]

한 아르바이트생이 편의점에서 일하고 있다. 일부 편의점은 인건비 인상분을 메우려고 야간수당을 주지 않고 있다. [동아일보]

“방학이 아르바이트를 구하기 힘든 ‘알바 혹한기’라지만 지금은 거의 빙하기 수준이에요.” 

서울 중랑구에 사는 대학생 최모(24) 씨의 말이다. 학기 중 주말 아르바이트를 했던 최씨는 이번 겨울방학에는 주중 아르바이트로 유학 자금을 모을 심산이었다. 하지만 PC방, 편의점, 카페 일자리가 거의 없었다. 있다 해도 최저임금을 제대로 맞춰주지 않는 업체가 많았다. 최씨는 “최저임금이 오른 만큼 주머니 사정이 나아질 것이라 기대했는데 오히려 지난해보다 더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6470원이던 최저임금이 올해부터 7530원으로 오르자 소상공인들은 아르바이트 일자리를 줄이기 시작했다. 높은 시급 탓에 아르바이트생을 쓸 여력이 없기 때문. 있는 일자리도 문제다. 일부 업주는 인상된 최저임금 적용을 피하려고 눈속임 공고를 내기도 한다. 

정부는 지원금 3조 원을 풀어 최저임금 인상 충격을 막고자 노력 중이다. 그러나 정작 업주들은 “이름뿐인 지원책”이라며 고개를 돌리고 있다.


“아예 아르바이트 구하는 곳이 없네요”

1월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 자리에서 최저임금 인상 문제에 관해 말하고 있다. [뉴시스]

1월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 자리에서 최저임금 인상 문제에 관해 말하고 있다. [뉴시스]

올해 최저임금 인상률은 16.4%. 연평균 최저임금 인상률 8.6%의 2배가량이다. 앞으로 2년간은 이 같은 인상 폭이 계속될 전망이다. 정부는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 원까지 인상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는 매년 15%가량 올려야 한다. 



갑작스럽게 인상 폭이 커지니 당초 최저임금 인상을 발표했을 때도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주의 반발이 거셌다. 하지만 정부는 소득주도 성장을 내세워 임금 인상을 단행했다. 처음에는 갑자기 오른 인건비로 사정이 어려운 일부 업체가 생길 수 있으나 결과적으로는 임금 인상분이 소득주도 성장으로 이어져 경기가 활성화되고 나아가 좋은 일자리도 늘어난다는 것. 

하지만 인상 여파를 체감하게 된 업주들은 당장 일자리를 줄일 계획이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해 6월 외식업, 도소매업, 개인 서비스업 등 소상공인 사업주 총 35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 중 294명(83.8%)이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 원으로 인상돼 수익 감소 등 경영환경이 악화되면 종업원 감원이나 폐업 등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인상된 최저임금이 적용되자 아르바이트 자리가 크게 감소했다. 아르바이트 구인구직 사이트 ‘알바몬’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아르바이트 구인공고는 59만6309건으로 전년 동기(60만812건)에 비해 줄었다. 4503건밖에 안 줄었으니 별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매년 큰 폭으로 늘다 이번에 급격히 정체됐다는 게 문제다. 2013년 12월 아르바이트 구인공고는 총 31만2033건. 이후 매년 약 10만 건씩 꾸준히 증가해왔다. 4년 만에 처음으로 아르바이트 자리가 크게 준 것이다. 

원래 1월에는 방학 동안 아르바이트를 하려는 대학생이 많다.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줄었으니 말 그대로 아르바이트 고용난이 시작된 것. 서울 금천구의 대학생 정모(25) 씨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PC방 야간 아르바이트나 번화가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 등 기피 아르바이트로 꼽히던 일자리는 구할 수 있었는데 최근에는 그것마저 씨가 말랐다”고 밝혔다. 

얼마나 아르바이트를 구하기 힘든 걸까. 이를 직접 확인하고자 기자가 직접 1월 6일부터 9일까지 구인구직 사이트를 통해 아르바이트를 구해봤다. 입사 전까지 6년간 거의 쉬지 않고 수십 개 아르바이트를 해왔던 ‘베테랑 알바생’이니 쉽게 일자리를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으나 오산이었다. 아예 올라온 일자리가 없었다. 일단 주택가 편의점, PC방 등 비교적 손님이 없어 편하다는 아르바이트는 자리가 없었다.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구인공고도 지역과 관계없는 방송 보조출연이나 계약직 텔레마케터, 고객상담원 등이 대부분이었다. 

번화가 인근 아르바이트로 눈을 돌렸다. 번화가에 위치한 가게는 손님이 많고 취객을 만날 확률도 높아 그간 아르바이트 구직 경쟁률이 높지 않았다. 하지만 이곳에서도 일자리를 구하기는 어려웠다. 편의점이나 PC방, 만화카페, 카페 등의 공고는 거의 찾을 수 없었다. 물론 아르바이트 자리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 술집이나 고깃집, 토킹바 등은 여전히 아르바이트생을 구하고 있었다. 그나마 이러한 일자리가 남아 있는 이유는 원래 시급이 최저임금 이상이었기 때문. 

고깃집은 불판 닦기 등 일이 고돼 지난해에도 시급으로 8000~9000원을 주곤 했다. 술집 아르바이트생은 취객을 상대하는 등 접객이 힘들어 고깃집과 비슷한 급여를 받았다. 토킹바 등 특수 접객 직종은 원래 시급이 2만~3만 원대였다.


일단 수당이라도 안 주겠다는 점주들

가뭄에 콩 나듯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곳이 있었다. 하지만 일하는 시간이 매우 짧았다. 이는 주휴수당 지급을 피하기 위해서다. 현행법상 주 15시간 이상 일하는 근로자에게는 유급휴가가 주어진다. 주 40시간 일하는 근로자는 매주 하루분 일당을 추가로 지급받는다. 마포구와 서대문구 인근의 카페의 경우 하루에 6시간, 일주일에 이틀 근무하는 조건이 많았다. 이렇게 계약하면 아르바이트생에게 주휴수당을 주지 않아도 된다. 이 때문에 오히려 아르바이트생을 더 많이 구하는 곳도 드물게 있었다. 짧게 일하는 아르바이트생을 여럿 구하겠다는 심산이다. 

서울지하철 2호선 합정역 인근 카페에서 2년째 아르바이트를 하는 김모(23·여) 씨는 “원래 방학 때는 일하는 시간을 늘려 급여를 많이 받았는데 올해부터는 방학 때도 한 주에 이틀씩 12시간만 일하게 됐다”며 “방학 때 바짝 돈을 모아 학기 중 용돈 부족분을 충당하려던 계획이 무산됐다”고 했다. 김씨는 “다른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려고도 해봤지만 도무지 일자리가 없어 포기했다. 당장 다음 학기 용돈이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아르바이트 구인구직 사이트 ‘알바천국’이 지난해 12월 회원 145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6.9%가 ‘점주로부터 아르바이트 근무 시간 단축 통보를 받았다’고 응답했다. 아예 해고 통보를 받은 경우도 15.5%에 달했다. 이들 응답자 중 약 42%는 점주가 무인기계를 도입해 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법망 내에서 주휴수당을 피하는 업주는 그래도 나은 편이었다. 일부 업주는 최저임금을 맞춰주는 대신 주휴수당을 줄 수 없다고 못 박기도 했다. 취업준비생을 가장하고 아르바이트를 구하던 중 서울 관악구 인근의 PC방 아르바이트 구인공고를 봤다. 시급은 7530원, 근무시간은 주 6일에 하루 8시간이었다. 점주에게 전화를 걸어 주휴수당이 지급되는지 물었다. 점주는 “PC방에 앉아 있다 손님이 음식을 주문하면 전자레인지에 돌려 갖다주면 되는 일이다. 지난해라면 모르겠지만 올해부터는 임금도 올랐는데 이렇게 쉬운 일에 주휴수당까지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비슷한 사례는 또 있었다. 지난주 경기 안양시의 한 음식점 서빙 아르바이트에 지원한 이모(21) 씨는 주휴수당을 지급하느냐고 채용담당자에게 물었다 면박을 당했다. 근무시간은 하루 6시간씩 주 5일이었다. 채용담당자는 이씨에게 “주휴수당을 지급하려면 주 40시간 이상 일해야 한다. 어린 학생이 벌써부터 어른을 속여 돈을 받아내려 한다”며 이씨에게 화를 낸 것. 하지만 매주 15시간 이상 일하면 주휴수당이 발생한다. 

편의점이나 PC방 등 야간근무가 많은 업종에서도 야간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곳이 있었다. 관련법에 따르면 아르바이트생이 야간근무나 계약 이상의 연장 및 휴일근무를 하면 통상임금의 1.5배 이상을 지급해야 한다. 하지만 이를 잘 모르는 아르바이트 구직자는 통상임금을 받으며 야간근무에 투입되곤 한다. 올해 대학 입학 예정인 서울 금천구의 양모(19) 씨는 지난달부터 인근 편의점에서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양씨는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밤 10시에 출근해 다음 날 8시에 퇴근한다. 야간근무를 하지만 양씨는 그간 최저임금만 받으며 일해왔다. 

이후 야간근로수당(야간수당)에 대해 알게 된 양씨는 점주에게 법정수당을 제대로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점주는 “손님도 없고 경영상태가 좋지 않아 야간수당까지는 주기 어렵다. 낮은 급여가 불만이라면 야간수당 주는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아가라”고 했다. 

실제로 구인구직 사이트에 간혹 보이는 편의점 및 PC방 야간 아르바이트의 경우 야간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곳이 많았다. 서울 구로구의 한 편의점 모집공고는 야간근무임에도 시급이 7530원으로 명시돼 있었다. 이에 해당 편의점에 전화해 아르바이트 자리에 관해 물었다. 그러자 점주는 “언제부터 출근이 가능하냐”며 금방 채용할 듯 이야기했다. 하지만 기자가 야간수당에 관해 묻자 자신이 착각했다며 “그쪽 야간 아르바이트는 이미 구했다”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장모(30) 씨는 서울 송파구의 한 PC방 야간 아르바이트를 구하려다 점주에게 기분 나쁜 말만 잔뜩 들었다. 구인공고에는 ‘최저임금 보장’이라고 돼 있었으나 야간수당이 적용되지 않은 시급이 적혀 있었다. 이에 장씨가 점주에게 야간수당 지급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점주는 “요즘 젊은 사람들이 문제다. 있는 일자리에도 만족하지 못하고 수당이니 뭐니 따지면 아무도 채용하지 않을 거다. 그러니까 그 나이에도 아직 직장을 잡지 못하는 것”이라고 했다. 장씨는 “최근 최저임금 인상으로 소상공인이 힘들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법정수당을 제대로 주지 못하는 사실을 부끄러워하기는커녕 적반하장으로 구직자에게 화를 내는 업체라면 이번 임금 인상을 계기로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저희는 야간수당 없습니다”

“이제 전처럼 아르바이트 못 하죠”
월급제라며 구직자를 현혹하는 업체도 있었다. 최저임금을 적용해 주 40시간 일하면 근로자는 주휴수당을 포함해 157만456원을 받는다. 서울 중구 한 음식점은 최저임금이 아닌 월급제로 운영되며 월 급여로 160만 원이 지급된다는 공고를 냈다. 공고에 따르면 근무 시간은 협의해 결정하는 것으로 돼 있었다. 구직자를 가장하고 전화를 걸자 주 6일 출근에 하루 8시간 근무, 그중 이틀은 주말이었다. 최저임금으로 계산하면 주말수당을 빼고도 월급은 180만 원이 넘는다. 문제를 제기하자 업주는 “공고에 명시된 액수 이상의 월급을 주기는 어렵다”며 전화를 끊었다. 

수습기간이 있다며 임금을 깎는 경우도 있었다. 대학생 박모(25) 씨는 1월 첫 주 구인구직 사이트에서 아르바이트를 구하다 괜찮아 보이는 일자리를 찾았다. 서울 종로구 인근의 한 음식점이었다. 월급제여서 처음에는 망설였지만 시급으로 환산해보니 7600원. 최저임금보다 소폭 높았다. 하지만 면접 자리에서 박씨는 의아한 말을 들었다. 3개월의 수습기간이 있고 그동안은 급여의 70%만 지급된다는 것이었다. 계약기간은 6개월. 결국 근무기간의 절반 동안은 최저임금도 보장받지 못하는 일자리였다. 

근로기준법상 수습기간을 두는 것은 고용주의 자유다. 하지만 수습기간 급여를 차등지급하려면 계약기간이 1년 이상이어야 하며 수습기간은 최장 3개월이다. 수습기간 급여도 고용주 마음대로 정할 수 있지만 하한선이 있다. 최저임금의 90% 이상은 지급해야 한다. 

일부 사업에서 최저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사례가 발생하자 정부가 나섰다. 정부는 1월 8일 ‘최저임금 특별상황점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운영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후 28일까지 20일간 최저임금 준수 관련 서한 발송과 설명회 등 계도에 나서기로 했다. 이후 29일부터 3월 말까지 △아파트·건물 관리업 △편의점 △주유소 △슈퍼마켓 △음식점 등 5개 업종을 중심으로 5000여 개 사업장을 집중 점검할 예정이다. 

위반사항이 발견되면 일단 시정지시 후 이를 이행하지 않거나 최근 3년간 최저임금 미지급 이력이 있는 사업주는 즉시 사법처리할 계획이다. 최저임금법 제28조에 따르면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임금을 지급할 경우 3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한다.


“내 가게인데 아르바이트생 벌이가 더 좋네”

주유소에서 일하는 한 아르바이트생. 최근에는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왼쪽). 일부 카페는 주휴수당 지급을 피하고자 여러 명의 아르바이트생을 짧은 기간 고용하는 방식을 쓰고 있다. [동아일보, 뉴스1]

주유소에서 일하는 한 아르바이트생. 최근에는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왼쪽). 일부 카페는 주휴수당 지급을 피하고자 여러 명의 아르바이트생을 짧은 기간 고용하는 방식을 쓰고 있다. [동아일보, 뉴스1]

하지만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인도 할 말은 있다. 경기는 나아지지 않았는데 임금만 오른 형국이라 부담이 크다는 것. 이를 감당하지 못한 업주는 대부분 아르바이트생 고용을 줄이거나 임금에 해당하지 않는 수당을 없애기 시작했다. 경기 성남시의 대학생 윤모(23·여) 씨는 최근 일하던 음식점과 6개월 근로계약을 연장했다. 윤씨는 최저임금이 오른 만큼 월급이 꽤 늘어날 것으로 생각했지만 정작 이달 말 손에 쥘 급여는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식대와 교통비가 더는 지급되지 않기 때문. 

윤씨는 주말 마감조로 오후 4시부터 밤 12시까지 일한다. 지난해까지는 저녁식사비 5000원과 늦은 시간 차비 5000원이 지급됐지만 올해부터는 식대와 차비가 사라진 것. 윤씨는 “시간당 1000원 남짓 임금이 올랐으니 매주 1만6000원 이득일 줄 알았는데, 식비와 차비가 사라져 오히려 지난해에 비해 매주 4000원씩 손해를 보게 생겼다”고 말했다. 노동시민단체 ‘직장갑질119’에 따르면 최저임금이 오른 1월 1일부터 일주일간 접수된 최저임금 관련 제보 56건 중 30건은 식대, 교통비 등을 줄였다는 내용이었다. 

서울 성북구의 편의점주 김모(51) 씨도 운영하던 편의점 중 하나를 최대한 빨리 정리할 예정이다. 김씨가 운영하는 편의점은 두 곳. 그는 “지난해까지 두 매장을 번갈아가며 오전, 오후 12시간은 나와 아내가 근무하고 나머지 12시간을 아르바이트생들에게 맡겼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임금이 올라 저녁 6시간을 아들과 딸이 맡고 있다. 애들에게 미안해서라도 계약기간이 끝나는 대로 편의점 중 한 곳을 정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씨의 말에 따르면 편의점 한 곳에서 나오는 순수익은 월 300만 원 남짓. 이를 가족 기여분으로 나누면 가족 인당 월 100만 원가량 돈을 버는 셈이다. 반면 아르바이트생에게 최저임금만 지급한다 해도 매달 기본급만 140만 원가량이 된다. 그는 “법정수당을 다 주고 있어 아르바이트생 한 명에게 주는 돈이 월 170만 원가량”이라고 밝혔다. 

매장을 접으려고 마음먹은 편의점주는 김씨 외에도 많다. 1월 10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편의점 상위 3개 업체의 점포 순증 규모는 83개로 집계됐다. 순증이란 개점 수에서 폐점 수를 뺀 것. 업체별로 CU는 44개, GS25는 25개, 세븐일레븐은 14개가 늘었다. 이는 지난해에 비하면 대폭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12월 이들 3개 업체의 순증 규모는 217개. 2016년에는 180개였다. 

업계 관계자는 “주휴수당과 야간수당이 최저임금과 함께 오르는 방식이라 이를 감안하면 실질 시간당 임금은 9000원 선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 사사분기부터 편의점 폐업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분이 경영에 반영되는 1월이 지나면 더 많은 점주가 폐업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편의점 외에도 폐업을 결정하거나 아르바이트생을 내보낸 사업장이 많다. 서울 마포구에서 음식점을 운영 중인 조모(49) 씨는 최근 아르바이트생을 모두 내보내고 점포 좌석을 없앴다. 배달과 테이크아웃만 가능한 매장으로 바꾼 것. 조씨는 “우리 애들도 밖에서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만큼 최저임금 인상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경기가 좋아지지 않는 상태에서 최저임금만 오르니 나 같은 소상공인은 부담이 크고 젊은 친구들은 일자리를 잃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에서는 인상된 최저임금이 경기를 활성화할 것이라 믿고 있다. 1월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최저임금 인상이 일자리를 줄인다는 우려가 있다. 하지만 국내와 해외 사례를 보면 일시적으로 일자리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으나 상향된 임금이 정착되면 오히려 경제가 살아나고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이 일반적 경향”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최저임금을 올리는 것은 필요하지만 국내 경기를 고려해 인상 폭을 결정해야 했다고 지적한다. 일본 등 최저임금을 크게 올린 나라의 경우 경제가 성장하는 상황이라 급등하는 인건비를 소화할 여력이 있는 반면, 한국의 상황은 다를 수 있다는 것. 

문제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은 임금 인상에 따른 경영난을 일시적 현상으로 보지 않는다는 점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해 12월 315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8년 1월 중소기업 경기전망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중 47.3%(복수응답)가 중소기업 최대 경영 애로사항으로 ‘인건비 상승’을 꼽았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었지만 이번에는 그 폭이 너무 컸다. 경제성장률이나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지나친 인상에 따른 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임금도 임금이지만 식비 등 물가가 오른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다수 기업의 경우 임금 외에 식비, 교통비도 지급하는데 인건비가 인상되자 이 금액도 함께 오른 것. 주요 프랜차이즈 외식업체 등이 최근 가격 인상을 고려한다고 알려져 소규모 기업의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단순 지원보다 고통 분담이 필요

전문가들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불거진 문제들이 조만간 진정될 것으로 전망한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최저임금 인상 직후인 지금은 일자리가 줄고 물가가 오르는 등의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매년 초 비슷한 일이 발생했다. 지난해 초에도 저임금 일자리마저 줄어든다는 분석이 나왔고 서민물가 인상 역시 매년 반복되는 문제다. 정부가 지원금 등으로 소상공인의 부담을 일부 덜어준다면 정부의 예측대로 경제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정부는 소상공인의 인건비 부담을 일부 함께 지기로 했다. 1월 10일 산업통상자원부(산자부)는 ‘일자리 안정자금 대책’을 발표했다. 산자부 측 발표에 따르면 정부는 30인 미만의 고용사업주를 대상으로 총 2조9708억 원의 일자리 안정자금을 지원한다. △월 급여 190만 원 미만의 노동자를 1개월 이상 고용하고 △최저임금을 보장하며 △근로자들이 고용보험에 가입돼 있는 사업주는 고용한 근로자 인당 월 13만 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전문가들의 전망도 긍정적이고 정부가 지원금도 주겠다고 했지만 업주들의 우려는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정부의 지원이 실질적으로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이는 대다수 아르바이트생이 고용보험 등 4대 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1월 4일 고용노동부와 통계청 집계에 따르면 아르바이트생 등 시간제 근로자의 고용보험 가입률은 23%에 불과하다. 

예를 들어 매주 근로시간이 40시간인 아르바이트 근로자 A를 고용한 업주는 매달 고용보험료로 1만4000원가량 납부해야 한다. 고용보험료 부담은 크지 않지만 4대 보험 중 고용보험만 가입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결국 4대 보험에 전부 가입해야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것. 하지만 국민연금(월 6만9000원 선)과 국민건강보험(월 4만7000원 선)만 가입해도 이미 정부 지원금과 액수와 비슷하다. 

일부 업주는 단순 지원보다 업계의 큰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말한다. 소상공인협회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 부담을 소상공인만 질 수는 없다. 사회 전반적으로 함께 나눠야 한다. 정부의 일시적 지원보다 임대료를 대폭 낮추거나 프랜차이즈 계약 문제를 해결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기업이나 임대업자도 최저임금 인상 부담을 함께 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성태윤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가장 고통받는 것은 영세 자영업자다. 시장지배력이 있는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의 경우 인건비 인상분을 가격 인상을 통해 해결할 수 있지만 일반 자영업자는 서비스나 상품 가격에 손을 대기 어렵다. 방법은 자영업자들이 자신이 가져가는 이득을 줄여 아르바이트생에게 주는 것”이라며 “결국 하위 소득자의 이득을 저임금 근로자에게 나눠주는 형국이라 정부가 바라는 만큼 소득재분배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간동아 2018.01.17 1122호 (p26~31)

  • |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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