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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有感

불바다와 화염

불바다와 화염

너무 어수선해 짐작이 안 가는 요즘이다. 북한은 ‘불바다’로, 미국은 ‘화염과 분노’로 목청을 돋우고 있다. 보통 너무 ‘쎈’ 표현은 ‘공갈포’인 경우가 많은데 북한이 8월에 괌 주변 30~40km 해상에 화성-12형 4발을 동시에 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까지 내세우니까 그냥 상대를 떠보는 수준 같지는 않다. 미국도 그동안 금기시해오던 북한의 정권교체(regime change)까지 언급하며 물러서지 않고 있어 “이러다 큰일 나는 거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든다.

그런데 한국은 너무 평온하다. 미국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한국의 분위기를 ‘놀라울 정도로 심드렁하다(surprisingly blase)’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 역시 ‘북한 리스크는 한국 투자자에게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로 인식된다’는 기사를 실었다. 학습효과는 무서운 법이다. 올해만 해도 ‘4월 위기설’이 제기됐으나 아무 일 없었던 듯 넘어갔고, 잠시 주춤하던 주식시장은 다시 랠리를 시작해 2400p를 훌쩍 넘기기도 했다. 아마도 이번 사태를 북한과 미국의 기선제압용 치킨게임으로 보고 ‘설마 전쟁이 나겠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런데 이런 평화로움와 낙관이 오히려 불안하다. 운전석에 앉겠다던 문재인 정부는 별다른 대책이 없어 보인다. 북한의 도발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임시배치를 결정하긴 했지만, ‘사드 전자파 제로’에 대한 현장조사조차 반대 단체들의 저지에 막혀 못 하고 있다. 8월 10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가 열렸으나 북한에 긴장고조 행위를 하지 말라는 촉구와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는 수사만이 있었을 뿐이다. 구체적 액션 플랜 없이 무기력한 모습을 계속 보인다면 국민은 점점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최근 미국 하와이에선 북핵 대피 훈련까지 한다는 뉴스가 있었다. 전쟁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넋 놓고 있을 순 없다. 북한이 장사정포 300문을 쏘면 3만 명이 죽을 것이라는 분석처럼 불안을 자극하는 말에 현혹될 필요는 없지만 최소한 마음의 대비라도 할 수 있는 분위기는 조성돼야 한다. 북·미 대결 구도의 결과는 모르지만, 우리의 바람은 평화 아닌가.









주간동아 2017.08.16 1101호 (p4~4)

  • 서정보 편집장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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