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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코 세대의 청춘예찬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은 ‘성장기 영화’에 남다른 감각을 갖고 있다. 12년 동안 한 소년의 성장과정을 기록한 ‘보이후드’(2014)는 그 정점일 테다. 링클레이터는 신인 때부터 ‘멍하고 혼돈스러운’(1993) 같은 작품으로 사춘기…
20160706 2016년 07월 04일 -
의욕적 자기세계의 출발
삼례, 얼핏 듣기에 여자 이름 같지만 실재하는 장소 이름이다. 지도를 보면 전북 완주군 삼례읍을 찾을 수 있다. 영화감독 승우(이선호 분)는 신작 시나리오를 고민하다 이곳, 삼례에 가게 된다. 인구 1만8000명 정도의 작은 읍 소…
20160629 2016년 06월 27일 -
미하엘 하네케 감독의 ‘피아니스트’
발터 베냐민은 피아노를 보며 중산층 가정의 우울과 공포를 떠올린다. 1926년 볼셰비키가 정권을 잡고 있던 소련 모스크바를 방문했을 때다. 프롤레타리아가 주인이 된 세상에서 잠시 살며, 아마 베냐민은 상대적으로 유럽 부르주아 문명의…
20160622 2016년 06월 20일 -
루브르 산책자가 들려주는 영광과 위험
러시아의 노장 알렉산드르 소쿠로프는 ‘미술관 산책자’다. 회화적인 화면 구성으로 유명한 그가 미술관에 애착을 갖는 것은 자연스러워 보인다. 소쿠로프는 2001년 ‘긴 여정의 엘레지’를 통해 로테르담의 보이만스 판 보닌헨 미술관을, …
20160608 2016년 06월 07일 -
앤드루 헤이그 감독의 ‘45년 후’
45년이란 어떤 시간일까. 그것도 누군가와 함께한 45년이라면 말이다. 부모 자식 간 인연이 두텁다 해도 45년씩이나 동거하는 부모 자식은 드물다. 하지만 부부는 어떤가. 반생애를 같이하는 사람, 그가 바로 반려자, 부부다. 그렇다…
20160518 2016년 05월 17일 -
제이 로치 감독의 ‘트럼보’
‘트럼보’는 할리우드의 전설로 남아 있는 작가 돌턴 트럼보 전기 영화다. 미국 민주주의에 큰 오점을 남긴 매카시즘이 비판의 대상이 될 때면, 트럼보의 이름은 어김없이 소환된다. 알다시피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후 ‘반(反)미국활동’…
20160511 2016년 05월 10일 -
존 크롤리 감독의 ‘브루클린’
고향은 그립다. 상투적 차원에서 생각한다면 말이다. 하지만 좀 더 고민해보면 고향이란 그리운 덫이기도 하다. 집안 어른들과 관련돼 마을 전체가 어른인 곳, 사소한 소문이 발목을 잡는 곳, 어느 집 숟가락 하나가 늘어도 온 마을 사람…
20160504 2016년 05월 03일 -
바로크 민담의 시대 풍자
마테오 가로네 감독의 ‘테일 오브 테일즈’(2015)는 바로크 시절 민담 세 가지를 엮은 작품이다. 17세기 이탈리아 나폴리 작가 잠바티스타 바실레의 원작을 각색했다. 지난해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소개돼 기괴한 내용과 화려한 이미지로…
20160427 2016년 04월 26일 -
아동학대의 깊은 상처, 치유의 교과서
오미보 감독은 재일교포다. 한국 혈통이지만 나고 자란 환경은 일본이다. 일본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일본인 예술가는 몇몇 있다. ‘타일’을 쓴 작가 유미리나 영화 ‘피와 뼈’를 연출한 최양일 감독이 유명하다. 이들의 예술 작품에는 독특…
20160420 2016년 04월 18일 -
끝내 찾아오지 않은 마법의 밤
과거 명작들이 디지털 복원작업을 거친 뒤 다시 스크린에 걸리고 있다. 로베르토 베니니의 ‘인생은 아름다워’(1997)도 재개봉한다. 아들에 대한 아버지의 지극한 사랑과 희생을 그린 작품으로, 현지에선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개봉한 …
20160413 2016년 04월 11일 -
어딘지 익숙한 난리법석, 그들을 통해 보는 우리네 삶
2002년 개봉작 ‘나의 그리스식 웨딩’은 기대 이상의 성공을 거뒀다. 프라이버시를 다른 어떤 권리보다 우선시하는 미국 사회에서 그리스식 가족관계가 매우 색다른 인상을 줬기 때문이다. 이제 기록에서나 볼 수 있는 끈적끈적한 가족 중…
20160406 2016년 04월 04일 -
혁명가의 투쟁, 순교자의 죽음
‘헝거’(2008)는 영국 출신 감독 스티브 매퀸의 장편 데뷔작이다. 매퀸은 ‘노예 12년’(2013)으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흑인 최초로 작품상을 받아 스타가 된 인물이다. 그런데 그는 이미 데뷔작으로 칸영화제에서 최우수 신…
20160330 2016년 03월 28일 -
작은 세계, 큰 사랑
영화가 독하다고 하지만 언제나 세상이 더 독하다. 신문 사회면을 보면 아이를 굶기고 영하의 날씨에 발가벗겨 ‘락스’까지 뿌린 부모도 있다. 그렇게 우리가 ‘일상’이라고 부르는 하루를 살아가는 동안 어디선가 어떤 영혼은 멍들고 죽어가…
20160323 2016년 03월 21일 -
젊은 예술가의 초상
토마스 만에 따르면 예술가는 ‘얼굴에 낙인이 찍힌 인물’이다. 다르게 살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나서다. 토마스 만의 소설 ‘토니오 크뢰거’의 주인공 시인(토니오)은 남미 사람의 피가 섞였다는 이유로 사회적 계급이 높은데도 차별을 …
20160316 2016년 03월 14일 -
시대와 불화한 인간의 드라마틱한 삶
어떤 삶은 그 자체로 드라마가 된다. 삶이 드라마가 되는 데는 몇 가지 교호작용이 필요하다. 시대적 억압은 필수다. 시대와 인간이 조금 불일치할 때 교호작용은 배가된다. ‘홍길동전’의 홍길동이 문제적 인물이 되는 원리와 비슷하다. …
20160309 2016년 03월 04일 -
에드워드 호퍼의 마음 풍경
미국 리얼리즘 화가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 속 인물들(주로 여성)은 종종 깊은 생각에 잠긴다. 그 모습이 참으로 진지해, 설령 옆에 있다 한들 방해가 될까 봐 말도 못 붙일 정도다. 주로 혼자 등장하
20160302 2016년 02월 29일 -
이윤기 감독의 ‘남과 여’
남과 여. 고풍스럽고, 전통적이다. 군더더기 없는 이 제목의 영화는 말 그대로 남자와 여자의 이야기를 다룬다. 남자와 여자가 만난다. 서로가 서로를, 누구 엄마, 누구 아빠 혹은 어느 회사 대표, 어떤 건축사가 아니라, 남과 여로 …
20160224 2016년 02월 22일 -
테니스와 자전거, 홀로코스트를 기억하는 방법
홀로코스트는 지워지지 않는 악몽이다. 말하자면 인류의 원죄다. 타자에 대한 비이성의 증오가 어떤 비극을 낳았는지 홀로코스트는 증언하고 있다. 그럼에도 세상은 여전히 증오심을 이
20160217 2016년 02월 16일 -
예술가에게 ‘청춘’을 묻다
프레드(마이클 케인 분)는 유명 작곡가이자 지휘자다. 조국인 영국을 거쳐 미국과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오랜 기간 지휘자로 지냈다. 이제 나이도 여든이 다 됐고, 은퇴를 생각하고 있다. 영국 왕실의 적극적인 공연 요청이 있지만 더는 …
20160127 2016년 01월 26일 -
1580억 원 예술품의 경이와 감동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미국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 감독이 연출한 영화 ‘레버넌트 : 죽음에서 돌아온 자’ 주연으로 말이다. 이냐리투 감독은 2015년 ‘버드맨’으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20160120 2016년 01월 1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