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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 중독녀, 솔직 발칙한 고백
“그해 가을 하늘을 온통 갑갑하게 메운 낮은 구름 때문에 컴컴하고 우중충하고 적막하던 어느 날, 나는 온종일 홀로 말을 달려 시골 마을 중에서도 특히 더 황량한 지역을 지나, 저녁 어스름에 그림자가 길어질 무렵 마침내 음침한 모습의…
20140623 2014년 06월 23일 -
어둠의 세계 욕망 … 누아르에 충실
스릴러, 누아르는 한국 영화의 블루칩이었다. 대중의 호응이 높았고, 영화사적 전환기에 해당하는 작품도 많았다. ‘살인의 추억’ ‘추격자’ ‘아저씨’ 등은 한국 대중영화의 문법을 전환했고 수준을 끌어올렸다. 지독하게 잔인한 영화들은 …
20140616 2014년 06월 16일 -
인생이란? 저지르고 봐야지
100세쯤 살면 인생이 무거워질까 가벼워질까. 진정한 희극배우는 비극에서 태어난다고 한다. 어쩌면 살면 살수록 마음은 더 가벼워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젊다는 것은 미결정 상태의 미래를 기다려야 하는 불안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늙는…
20140609 2014년 06월 09일 -
제정신이야, OS를 사랑한다니
미학자 진중권 교수는 최근 출간한 저서 ‘이미지 인문학1’에서 가상과 실재가 중첩된 디지털 이미지의 시대, 새로운 인간학을 시도한다. 그에 따르면 가상과 실재의 분리를 근본으로 했던 전통 철학의 전제는 이제 종언을 고했다. “디지털…
20140602 2014년 06월 02일 -
침묵의 섬마을 폭력에 노출된 소녀
최근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온라인판이 세계 영화 중 최고의 여성복수극 12편을 뽑았다. 미국에서 지난달 하순 개봉해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닉 카사베츠 감독의 ‘디 아더 우먼’을 비롯한 선정작에 한국 영화도 2편 포함됐다. 박찬…
20140526 2014년 05월 26일 -
한국판 ‘색, 계’ … 금지된 사랑 ‘파격’
2007년 작인 리안 감독의 ‘색, 계’는 일본제국주의 야욕이 홍콩과 상하이까지 뻗친 1930년대 말과 40년대를 배경으로 침대 위 남녀 육신에 시대와 정치를 포개놓고, 두 몸이 엉키고 맞부딪치면서 이뤄내는 교성과 파열음을 역사와 …
20140519 2014년 05월 19일 -
참담한 교실에 변화와 희망이란
“부끄럽고 미안하다”는 말이 버릇이 됐다. 아빠라서, 엄마라서, 선생님이라서 부끄럽다. 어른이라서 미안하다. 어른이 어른을 믿으라고 할 수 없는 곳, 아이들이 희망 없이 방치된 곳. 그래서 아이들의 미래와 부모들의 현재, 스승의 지…
20140512 2014년 05월 12일 -
죽느냐, 사느냐… 궁궐의 암투
영화 ‘역린’(감독 이재규)이 피와 음모, 배신, 탐욕으로 얼룩진 날로 묘사하는 1777년 7월 28일. 조선 왕궁의 길고 긴 24시간이 지나고 나면 마지막에 이르는 것은 지덕체(知德體)가 완벽하게 합일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
20140507 2014년 05월 07일 -
‘스크린 싹쓸이’ 네 죄를 알렸다?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 등의 흥행 ‘광풍’에는 여성 관객의 과잉된 미색 취향과 감상적 정서, 작품 수준을 별반 따지지 않는 관객 수준이 크게 일조했다. 스크린 독과점에 대한 책임은 관객에게도 있다.’필자는 최근 한 잡지 원고에…
20140507 2014년 05월 07일 -
대화와 공감이 우리의 새출발
달아나려 해도 돌아보면 제자리다. 배의 마지막 자락을 집어삼킨 차갑고 시꺼먼 바다가, 전남 진도 해역에서 펼쳐진 세상에서 가장 잔인하고 안타까운 죽음과 통곡의 풍경이 마음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다. 일상이 버겁고 죄스럽다. 살아서 …
20140428 2014년 04월 28일 -
‘순교와 배교 사이’ 묵직한 질문
미국 극장가에서 성서에 바탕을 두거나 기독교적인 주제를 다룬 종교 영화가 유례없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개봉 편수도 전례 없이 많다. 이를 두고 할리우드가 ‘신의 영토’에서 새로운 시장을 발견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속속 제기된다. …
20140421 2014년 04월 21일 -
지옥을 감당한 소녀, 침묵의 비명
“공주야, 네가 잘못하지 않은 거 다 알아.”선생님은 그렇게 말했지만, 여고생 한공주(천우희 분)는 다니던 학교를 도망치듯 떠나 새로운 곳으로 간다. 공주는 말한다. “저는 잘못한 게 없는데 왜 도망쳐야 하죠?”세상은 묵묵부답이지만…
20140414 2014년 04월 14일 -
유년기 상처 보듬으며 월트 디즈니 찬양
‘주간동아’922호(1월 28일자) ‘겨울왕국’ 리뷰에서 밝혔듯, 2013년 월트 디즈니사(디즈니)는 창립 90주년을 맞았다. 이를 기념해 디즈니는 자사 전통을 가장 충실히 계승한 ‘겨울왕국’을 내놓아 미국과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20140408 2014년 04월 08일 -
“문화와 언어 넘어선 소통 난, 스타가 아닌 배우일 뿐”
‘한국의 배우’ 최민식이 이탈리아 피렌체 한국영화제 특별전을 통해 현지 관객들을 만났다. 한국 영화에서 강렬하고 잔인한 배역을 도맡아 연기해온 최민식과 유럽 르네상스 문화의 본거지 피렌체. 얼핏 보기에 잘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하…
20140331 2014년 03월 31일 -
길을 나서지 않으면 청춘이 아니다
날뛰는 야생마 같아 통제 불가능하고, 발정 난 개마냥 스스로를 주체하지 못하며, 서열 투쟁에 나선 젊은 원숭이 같아 위협적인 젊은 세대에게 세상은 늘 이름을 붙이고 싶어 했다. 그래서 1920년대 미국의 젊은 세대는 상실의 시대, …
20140331 2014년 03월 31일 -
‘신의 뜻’ 앞세운 구원 혹은 폭력
세상은 ‘신의 뜻’으로 사는 자와 ‘인간의 뜻’으로 사는 자로 나뉘었다. 각각 선한 자와 타락한 자이고, 선택받은 자와 버림받은 자이며, 살아남을 자와 죽어 없어질 자다. ‘셋의 후손’과 ‘카인의 후예’다. 신의 뜻으로 사는 자이자…
20140324 2014년 03월 24일 -
죽은 소녀는 무슨 말 하고 싶었을까?
도처에 죽음이 있다. 건물이 붕괴돼 사람들이 깔려 죽고, 어떤 이는 어찌할 수 없는 가난 앞에서 가족과 함께 죽음을 택한다. TV 교양예능 프로그램을 촬영하던 일반인 출연자가 자살한 일도 있다. 대본 없이 만들어지는 ‘리얼리티 쇼’…
20140317 2014년 03월 17일 -
한과 신명 시대의 ‘씻김굿’ 보러가자
“니 아바지는 오래 못 살겄다. 너그 오마이는 또 에미나이 낳는구나.” 일제강점기 황해도 연백의 한 마을. 아들을 고대하던 집안의 둘째 딸로 태어난 김금화는 ‘요다음에는 아들이 넘석한다(넘본다)’는 뜻의 ‘넘세’로 불렸다. 아주 어…
20140310 2014년 03월 10일 -
인류 유산 지키기 드림팀 떴다
마이클 조던, 래리 버드, 스코티 피펜, 존 스톡턴, 찰스 바클리, 매직 존슨 등이 함께 뛴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 당시 미국 농구 ‘드림팀’은 세계 농구팬의 가슴을 설레게 만들 만했다. 스포츠에서 영감을 받았을까. 2001년 …
20140303 2014년 03월 03일 -
지하 권력 주무르는 찌라시 세상
‘찌라시’를 아는지? 어지름, 흩뜨려 놓음, 광고로 뿌리는 전단이라는 뜻의 일본어 ‘ちらし’를 소리 나는 대로 우리말로 쓴 단어다. 흔히 증권가에서 비밀리에 유통되는 미확인 혹은 출처 불명의 정보들을 모은 비공식 간행물을 가리킨다.…
20140224 2014년 02월 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