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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고통’이 말해주는 것들
작가 수전 손태그는 저서 ‘타인의 고통’에서 ‘고통받는 육체가 찍힌 사진을 보려는 욕망은 나체가 찍힌 사진을 보려는 욕망만큼이나 격렬한 것’이라고 했다. 영상예술가 빌 비올라의 작품에서 눈을 뗄 수 없는 건 어쩌면 이토록 ‘격렬한 …
20150316 2015년 03월 16일 -
여신으로 부활한 이루지 못한 사랑
르네상스 명화 가운데 ‘봄’ 하면 떠오르는 그림은 산드로 보티첼리(Sandro Botticelli·1445~1510)의 1485년 작 ‘비너스의 탄생’일 것입니다.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비너스가 탄생한 순간을 그린 그림으로, 바다의…
20150316 2015년 03월 16일 -
불꽃처럼 타오르는 나무와 소용돌이치는 별들
현재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소장돼 있는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은 가로 90cm, 세로 70cm 정도의 가로가 긴 직 사각형 구도의 그림입니다. 제목에서 연상할 수 있듯 캔버스에 전체적으로 어두운 색조의 유…
20150309 2015년 03월 09일 -
예술 체험의 중심은 누구인가
사회 전반에서 ‘갑을관계’라는 말이 유행이다. ‘숭고의 마조히즘’전은 미술관 내 갑을관계에 대해 묻는 전시다. 예술 체험의 두 주체인 창작자와 감상자, 즉 작가와 관객 가운데 진짜 ‘권력자’가 누구인지에 대해 탐색한다는 뜻이다. 예…
20150302 2015년 03월 02일 -
‘남장여자’ 이미지 뒤 천재 작가의 참모습
조르주 상드(1804~1876)라는 이름은 널리 알려졌지만, 정작 그의 소설을 읽은 이는 얼마 되지 않는다. 아마도 사람들은 작곡가 쇼팽이나 시인 알프레드 뮈세의 연인으로, 아니면 남장을 하고 남자 이름을 필명으로 삼아 작품을 발표…
20150302 2015년 03월 02일 -
영혼으로 통한 러시아의 두 거장
사실주의 대가이자 서구 세계에 가장 널리 알려진 러시아 화가 일리야 레핀(1844~1930)은 동시대의 많은 예술가와 교분을 나눴다. 자연히 그의 붓 끝에서 여러 러시아 예술가의 초상화가 탄생했다. 레핀은 죽음을 며칠 앞둔 형형한 …
20150216 2015년 02월 16일 -
박수근의 정겨움과 이중섭의 열정이 한곳에
꽃으로 둘러싸인 배경 안에 푸른색 수탉과 붉은색 암탉이 있다. 서로 마주 보며 춤을 추는 듯, 다정하고 따스한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이중섭의 회화 ‘환희’다. 지난해 5월 한국을 방문한 이중섭의 아내 야마모토 마사코(한국명 이남덕…
20150209 2015년 02월 09일 -
아이돌로 시작해 거장 반열에 오르다
한국 ‘아이돌 가수’는 아시아권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스타다. 그들의 음악성에 대해 이런저런 말이 많지만,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주요 수출품 중 하나가 아이돌 가수인 것만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국가와 언어를 가리지 않고 여성 팬…
20150202 2015년 02월 02일 -
환상으로 채색, 어른 위한 동화
“안녕, 난 구름 속에서 흘러나온 바다야/ 안녕, 난 강 속에서 태어난 구름이야/ 안녕, 난 밤하늘에서 내려온 나무야/ 안녕, 난 널 삼키고 다리를 건너고 있는 애벌레야// 네가 꿈꾸는 동안/ 매일 밤 너에게 기어갈게(후략).”김경…
20150126 2015년 01월 26일 -
청년 예술가들의 아름다운 시절
오늘날 우리는 인상파 화가 마네, 모네, 르누아르의 이름을 알지만 그들의 동료이자 친구였던 프레데리크 바지유(1841~1870)는 잘 모른다. 모네 등과 함께 화가 샤를 글레르의 화실에서 그림을 배운 바지유는 1870년 터진 보불(…
20150126 2015년 01월 26일 -
죽음 앞둔 백조의 애틋한 몸짓
1910년 여름, 러시아의 천재적인 흥행사 세르게이 디아길레프가 이끄는 발레단 ‘발레뤼스’가 영국 런던을 찾았다. 발레뤼스의 탁월한 무용수 중에서도 단연 주목을 끈 이는 프리마 발레리나 안나 파블로브나 파블로바(1881~1931)였…
20150119 2015년 01월 19일 -
은박지에 새겨 넣은 추억, 동경, 그리움
사내는 불행했다. 현해탄 건너 타국에 사는 가족과의 만남을 간절히 바랐으나 끝내 꿈을 이루지 못했다. 홀로 거리를 떠돌다 숨을 거뒀을 때 그의 신원을 아는 이조차 없었다. 한동안 연고불명 행려병자로 병원 한편에 방치돼 있던 그의 시…
20150112 2015년 01월 12일 -
위기 속에 끈끈해진 두 거장의 우정
이 초상화가 영국 런던 국립 초상화 미술관에 있다는 사실은 약간 의아하게 느껴진다. 초상화 주인공 헨리 제임스(1843~1916), 그리고 초상화를 그린 화가 존 싱어 사전트(1856~ 1925) 모두 미국인이기 때문이다. 런던 트…
20150112 2015년 01월 12일 -
‘남자다움’ 신화에 갇힌 그의 자화상
굵은 기둥에 수백 장의 가족사진이 빽빽이 붙어 있다. 각각의 사진 속 인물들은 하나같이 활짝 웃는 모습이다. 다정히 어깨동무를 한 어머니와 자녀들. 그러나 어디에도 아버지의 모습은 없다. 역설적이게도 ‘아버지’라는 제목이 붙은 이 …
20150105 2015년 01월 05일 -
지치고 두려운 마음까지 담아내다
1850년 봄 작곡가 엑토르 베를리오즈(1803~ 1869)는 친구 프란시스 웨이의 손에 이끌려 화가 귀스타브 쿠르베(1819~1877)의 스튜디오를 찾았다. 자신의 초상화를 그리기 위해서였다. 스튜디오로 들어서는 베를리오즈를 본 …
20150105 2015년 01월 05일 -
정열, 자유분방한 눈빛을 보아라
아마도 이 초상화는 동서고금을 통틀어 가장 유명한 예술가의 초상화가 아닐까 싶다. 영국이 자랑하는 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1564~1616)의 초상으로 알려진 이 작품은 영국 런던에 있는 국립 초상화 미술관의 소장번호 1번 초상화다…
20141229 2014년 12월 29일 -
명연주자 질시의 시선 몰아낸 지성미
숱한 음악가가 세상에 명예와 오욕을 남기고 떠났지만 이탈리아의 작곡가 겸 바이올리니스트 니콜로 파가니니(1782~1840)처럼 명예와 오욕이 뚜렷하게 대비되는 이도 없을 것이다. 경이로울 정도로 압도적인 테크닉과 현란한 무대 매너를…
20141222 2014년 12월 22일 -
우리와 닮은 로마인 이야기
‘生年不滿百 常懷千歲憂’중국 한나라 말기 편찬된 시 모음집 ‘고시19수(古詩十九首)’에 실린 시의 일부다. 국학자료원이 펴낸 ‘한시작가작품사전’은 이 구절을 ‘살아 백년도 차지 않는데, 늘 천년의 근심 걱정 품고 사네’라고 풀이했다…
20141215 2014년 12월 15일 -
유럽 지식인을 사로잡은 중년 남자
평범한 듯하지만 묘하게 관심을 끄는 초상화다. 큰 코에 잘 발달된 턱을 가진 중년 남자는 담비 털이 덧대진 외투를 입고 느긋한 표정으로 빨간색 표지의 책 위에 양손을 올려놓고 있다. 눈꺼풀이 처진 얼굴이 반듯하고 평온한 인상을 준다…
20141215 2014년 12월 15일 -
화가 母子의 평탄치 않은 삶
많은, 아니 대다수 화가의 삶은 행복하지도 안온하지도 않았다. 피카소, 모네, 르누아르처럼 생전에 경제적 성공과 명성을 모두 얻고 천수를 누리다 간 화가보다 가난하고 병마에 시달리며 고독하게 살다 간 화가를 찾는 것이 훨씬 더 쉽다…
20141208 2014년 12월 0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