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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허리마다 색동옷을 입었네
온 산이 단풍으로 곱게 물들었다. 겨울바람이 휘몰아쳐 헐벗은 모습을 보여주기 전 마지막으로 형형색색 옷을 입고 단장한 듯한 모양새다. 마치 여배우가 늙어가는 자기 모습이 보기 싫어 짙게 화장한 듯 화려하다. 화려하게 옷을 갈아입은 …
20121022 2012년 10월 22일 -
미디어아트, 미래와 놀자
날카로운 금속성 소리가 서울시립미술관에 울린다. 소리 진원지는 개코원숭이의 반복된 행동을 담은 영상이다. 개코원숭이는 ‘TUTSI(투치)’와 ‘HUTUO(후투)’라는 단어의 철자를 반복적으로 칠판에 붙인다. 이 단어는 르완다의 두 …
20121022 2012년 10월 22일 -
훔쳐보는 것이 그렇게 좋냐, 좋아
요즘은 굳이 카메라를 들고 다니지 않아도 스마트폰만 있으면 언제 어디에서나 마음 내키는 대로 사진을 찍을 수 있어 편리하다. 더욱이 스마트폰은 일반 카메라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고화질을 자랑한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스…
20121015 2012년 10월 15일 -
못난 놈, 지질한 놈, 부실한 놈
명절은 행복하고 즐거운 날이지만, 한편으론 가정의 평화를 위협하는 시한폭탄이기도 하다. 가정주부에게 명절은 육체적 고통의 절정이자, 심리적으로는 자기 존재에 대한 회의감에 잠 못 드는 날이기 때문이다. 아들에 대한 사랑을 놓지 못한…
20121008 2012년 10월 08일 -
농부의 굵은 땀방울을 생각합니다
추석이다. 추석은 한여름 작열하는 태양 아래서 허리 한 번 제대로 펴지 못하고 수고한 농부의 노고가 보답 받는 때다. 결실을 본 오곡백과를 추수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한 해 농사를 마무리하는 추수는 농부 혼자 하기엔 힘에 부친다. …
20120924 2012년 09월 24일 -
살려? 죽여? 그것이 문제로다
요즘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고 불특정 다수에게 칼부림을 하는 ‘묻지마’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아동 대상 성폭행 사건이 잇따르면서 범죄자를 사형에 처하라는 여론이 높다. 사형제도는 범죄자를 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한다는 취지로 인류 역…
20120917 2012년 09월 17일 -
에라, 이 짐승보다 못한 놈아
성폭행하려고 남의 집에 들어가, 자고 있는 아이를 이불째 납치한 전남 나주시의 고종석 사건은 온 국민을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전형적인 롤리타 신드롬을 반영한 사건이지만, 가장 안전하다고 믿었던 집 안마저 범죄에 노출되면서 이제는 집…
20120910 2012년 09월 10일 -
비즈니스가 뭐기에 “부어라, 마셔라”
우리나라 남자들의 중요 사교모임 중 하나가 술자리다. 어색한 관계였던 사람들도 술자리에서 금세 형과 아우가 되니, 친분을 돈독하게 만드는 데 필수 코스로 여긴다. 이 때문에 어떤 술집에서 사교모임을 갖느냐도 중요하다. 우리나라에서 …
20120903 2012년 09월 03일 -
터키 미술 말 걸어오다
미술 애호가들은 9월을 기다린다. 광주비엔날레(9월 7일∼11월 11일), 한국국제아트페어(KIAF, 9월 13∼17일),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9월 11일∼11월 4일) 등 국내외 미술품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줄을 잇기 때문…
20120903 2012년 09월 03일 -
그 마이크 내려놔라, 민폐 끼치지 말고
요즘 젊은이 사이에서 화제는 단연 가수 싸이가 부른 ‘강남스타일’이다. ‘강남스타일’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재미있는 가사, 그리고 코믹한 춤 때문이다. 특히 일명 ‘말춤’이라고 부르는 코믹한 춤이 결정적이다. …
20120827 2012년 08월 27일 -
어이구, 그거 두었다 뭐에 쓸 거냐
남자는 소유하기 위해 치열하게 전투를 벌이지만 일단 소유하고 나면 유지, 보수하는 데는 흥미가 없다. 그래서 남자는 결혼식장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아내에게 관심이 없다. 이 여자가 확실하게 자기 사람임을 온 동네에 공표했으니 아내의 …
20120820 2012년 08월 20일 -
“오늘 밤 책임져라” 은밀한 사인
남자는 보통 젊고 아름다운 여자에게 눈길을 주지만, 그것이 꼭 섹시하다고 느끼는 감정 때문은 아니다. 남자는 여자의 외모와 상관없이 샴푸 후 젖은 머리, 스커트 위로 살짝 보이는 허벅지, 목덜미로 흘러내리는 머리 몇 가닥, 샌들 사…
20120813 2012년 08월 13일 -
“왼팔로 붓 잡았으니 파격과 자유 그려야죠”
동양화가인 기산(杞山) 고만식(67) 화백은 오른팔이 없다. 16세 때 교통사고를 당해 팔을 잃었다. 교통사고가 나고 18일 만에 정신을 차렸을 때 그는 오른팔이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왼손으로 숟가락을 들었는데 음식이 입으로 들어…
20120813 2012년 08월 13일 -
CEO가 읽는 책 보면 졸리는 이유
많은 사람이 더위를 피해 휴가를 떠난다. 해마다 휴가철이면 언론에 물놀이 위험성만큼이나 자주 등장하는 것이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휴가지에서 읽는 도서 목록이다. CEO는 휴가를 정신 재충전 기회로 여기고 책을 읽는 것이다. 휴…
20120806 2012년 08월 06일 -
치맥 빼놓고 응원이 되나
런던올림픽이 시작됐다. 시차 때문에 경기 대부분이 우리나라 시간으로 밤에 열리지만, 우리 선수들이 선전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지켜보며 응원하려면 생중계를 놓칠 수 없다. 특히 올림픽은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실력을 겨루는 무대이자 국가…
20120730 2012년 07월 30일 -
맞아 그땐 그랬었지
서울 경복궁 앞에 이런 건물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생경해 보이는 옛 중앙청 건물. 자동차 몇 대가 한가로이 오가는 서울역 앞 광경을 보면 버스환승센터가 들어선 이후 하루 종일 북새통을 이루는 지금과는 너무도 대조적이다. 다닥다닥 들…
20120730 2012년 07월 30일 -
식지 않은 몸 내가 해결한다
남자가 자주 범하는 오류 가운데 하나가 자신의 성적 능력에 대한 과대평가다. 발기만 하면 여자에게 만족감을 주는 줄 안다. 특히 페니스가 큰 남자일수록 그런 착각이 심하다. 페니스만 흔들면 모든 여자가 병원에 실려 가는 줄 아는 것…
20120723 2012년 07월 23일 -
돈 앞에 일그러진 모습 되풀이
5년을 주기로 똑같은 일이 벌어진다. “물의를 일으켜 죄송합니다”라는 말과 함께 대통령 측근이나 가족이 감옥으로 향한다. 이들이 신문 1면을 장식하면 평범한 사람들은 권력 이동이 시작됐다는 사실을 직감적으로 느끼고, 또 눈으로 확인…
20120716 2012년 07월 16일 -
그래도 희망의 끈을 잡는다
요즘은 선술집이 조용하다. 선술집은 서민 경제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불황이 깊어지면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서민은 선술집을 찾지 않는다. 서민뿐 아니라 대기업도 불황에 대처하려고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외환위기 이후 최대 위…
20120709 2012년 07월 09일 -
어허, 아무도 몰래 은밀하게 즐기라니까
이유가 무엇이든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중년의 기러기 아빠는 집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서글프다. 인기척이 없는 방, 텅 빈 식탁, 씻지 않은 그릇이 수북한 개수대 등 집 안 모든 것이 그가 혼자임을 확실하게 증명해 보이기 때문이다. 하…
20120702 2012년 07월 0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