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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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사진 찍으면 언제나 행복”

‘바라봄 사진관’ 나종민 대표

  • 김민지 인턴기자 이화여대 경영학과 4학년 kimminzi4@naver.com

    입력2012-08-06 10: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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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 사진 찍으면 언제나 행복”
    “여느 사진관과 다를 게 없어요. 다른 게 있다면 제 마음가짐이죠.”

    억대 연봉을 받으며 외국계 정보기술(IT) 회사 한국지사장으로 일하던 나종민(50) ‘바라봄 사진관’ 대표는 2007년 마흔다섯 나이에 과감히 은퇴를 선언했다. 그리고 25년간 열심히 일하느라 변변한 취미 하나 갖지 못했던 자신에게 카메라 한 대를 선물하고 사진학원에 다니기 시작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며 인생 이모작을 시작하고 싶었던 것. 지난해 5월 뇌병변 장애아 체육대회에 사진촬영 봉사를 간 그에게 한 아이 어머니가 물었다.

    “사진관에서 나오셨어요?”

    “아니요. 저는 취미로 사진 찍는 사람이에요. 동네에 사진관이 없나요?”

    “비장애인이 다니는 사진관에 가면 괜히 아이나 제가 위축돼서요”



    그 순간 그는 주변에 장애인을 위한 사진관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많은 준비 끝에 그는 장애인과 그 가족이 마음 편히 사진 찍을 수 있는 사진관을 열었고 ‘바라봄’이라고 이름 지었다.

    “‘바라봄’이라는 이름처럼, 있는 모습 그대로 바라보며 기다려드리는 거예요. 촬영시간을 제한하지 않아, 손님이 가장 마음에 드는 컷이 나올 때까지 편안하게 찍어드리죠.”

    ‘장애인을 위한 사진관’이라는 말에 ‘바라봄 사진관’을 직접 찾아 어떤 점이 다른지부터 살폈다. 이에 나 대표가 말했다.

    “여느 사진관과 다를 게 없어요. 다른 게 있다면 제 마음가짐이죠. 비장애인도 사진관에 가면 처음엔 쭈뼛쭈뼛 어색하잖아요. 장애인도 그럴 수 있는데, 제가 친근한 표정과 말로 어색한 분위기를 풀어드리려 노력을 많이 했어요. 처음엔 노력해야 되던 일이 어느새 공감하는 마음가짐으로 변해 자연스레 몸에 배더라고요”

    이 밖에도 ‘바라봄 사진관’엔 소소한 배려가 넘친다. 장애인이 드나들기 쉽도록 건물 1층에 위치해 계단이 없다. 또 장애인에게는 무료 혹은 손님이 내고 싶은 만큼만 내게 한다. 비장애인 손님에겐 정상가격을 받되, 이는 바라봄 사진관 운영을 위한 기부금 개념이다.

    어느새 먼 곳에서 찾아오는 사람도 늘었다. 증명사진을 찍으려고 지하철 타고 두 시간 넘게 찾아온 시각장애인 손님도 있었다. 그만큼 장애인을 위한 사진관이 사회에 필요했던 것.

    “제가 찍은 사진을 보물처럼 소중히 받아주는 손님을 보면, 사진관 열기를 참 잘했단 생각이 들어요. 오히려 제가 선물을 받은 기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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