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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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과 꼼수 퇴치 경험으로 양극화 해소할 겁니다”

19대 국회 화제의 인물① 서울 노원갑 이노근 당선자

  • 고성호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sungho@donga.com

    입력2012-04-23 10: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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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말과 꼼수 퇴치 경험으로 양극화 해소할 겁니다”
    서울 노원갑에서 김용민 민주통합당 후보를 누른 이노근(58) 새누리당 당선자는 4·11 총선 최고의 화제 인물이다. 이번 총선에서 가장 파급력이 컸던 것으로 보이는 ‘김용민 막말 파문’을 이끌어낸 장본인이기도 하다. 이 당선자는 “공직자 요건은 도덕성, 윤리성, 청렴성”이라면서 “김 후보는 이제 말을 순화해 본업으로 돌아가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 초반 고전했지만 뜻하지 않은 데서 반전카드를 찾아냈다. 4월 1일 방송인 김구라 씨가 김 후보 지지 동영상을 인터넷에 공개했는데, 거기서 단서를 잡은 것이다. 이 후보 캠프는 즉각 인터넷을 검색해 김 후보가 과거 인터넷방송에 출연해 내뱉었던 문제의 발언들을 일일이 찾아냈다. 이 당선자는 “유권자는 후보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아야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김 후보의 막말 파문은 수도권 접전 지역과 충청·강원 지역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총선 이후에 나왔다. 결국 새누리당이 단독 과반의석(152)이라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는 데 이 당선자가 적지 않은 공을 세운 셈이다. 그는 “김 후보의 막말로 나 역시 어느 정도 반사이익을 봤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앞길 개방 건의

    이 당선자는 1976년 행정고시 19회에 합격해 77년부터 공직에 입문했다. 평소 공직자의 도덕성을 강조하는 그는 “34년 공직생활을 하는 동안 단 한 차례도 징계를 받은 적이 없다”며 자랑스러워했다. 그는 1954년 충북 청주의 빈농 집안에서 5남매 중 외아들로 태어나 청주공고를 나와 중앙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다소 특이한 경력이다. 그는 “취업할 수 있다고 해서 공고에 갔는데 아버님이 동네 이장을 맡으면서 신문을 보게 됐고 세상에 눈을 떴다”며 “공고 3학년 때 전기과 실험실에서 (대학 입시) 공부를 했다”고 회상했다.



    결국 행정고시에 합격했고 주로 서울시에서 잔뼈가 굵었다. 이 당선자는 1993년 청와대 파견 근무 당시 김영삼 대통령에게 건의해 청와대 앞길을 개방토록 한 것도 주요 성과로 꼽는다. 서울시 문화계장으로 재직할 때 88서울올림픽 ‘평화의 문’ 건립과 관련해 업무협의를 하려고 청와대를 자주 방문했는데, 당시 군인들이 총부리를 겨누고 심지어 구둣발로 차기까지 한 일이 마음에 상처로 남았던 것. 그 일을 계기로 청와대 앞길의 삼엄한 경비가 사람을 위축시킨다고 생각해 그런 건의를 했던 것이다.

    이 당선자는 2006년 노원구청장에 당선해 “강남·북 차별 철폐”를 주장하며 지역 간 재정 불균형 해소를 위한 공동재산세 도입을 주도해 성사시켰다. 2010년 재선에 실패한 뒤에는 노원미래발전연구소를 만들어 와신상담했다.

    그에게는 독특한 이력이 하나 더 있다. 1995년 ‘한국수필가협회’ ‘한맥문학’을 통해 문단에 등단한 것. 2005년에는 역사수필 ‘경복궁 기행열전’(종로신문출판부)을 냈고, 2009년에는 에세이집 ‘운주사로 날아간 새’(서연)를 출간했다. 올가을에는 ‘창조가 권력이다. 창조경영, 창조정책’(가칭)이라는 책을 낼 예정이다.

    이 당선자는 향후 국회 의정활동 방향도 명확히 정했다. 구청장 때와 마찬가지로 서울 강남·북 간 차별을 철폐하고 사회 양극화를 해소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이제 국회에서 정치 투쟁과 주먹다짐을 하며 고함을 지르는 사람은 곧바로 검증 대상이 돼야 한다”면서 “지도자는 충분한 경험과 전문성, 창의력과 추진력, 인적·물적 네트워크 등 3대 요건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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