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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현대, 오명은 실력으로 씻는다

AFC 챔피언스리그 두 번째 우승…다음 도전은 클럽월드컵

  • 김도헌 스포츠동아 기자 dohoney@donga.com

    입력2016-12-06 11:3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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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2015시즌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우승을 차지한 전북현대모터스가 마침내 아시아 정상에 섰다. 심판 매수 사건에 대한 징계 여파로 클래식 3연패는 실패했지만, 최근 홈 앤드 어웨이로 진행된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알아인(아랍에미리트)과 결승전에서 11월 19일 1차전 2-1 승리(홈), 27일 2차전 1-1 무승부(원정)를 거두고 합계 3-2로 감격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5년 전 안방에서 열린 알사드(카타르)와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한 아쉬움을 털어내며 2006년 이후 10년 만이자 통산 2번째 아시아 정상에 등극했다.



    심판 매수 파문으로 위상 추락

    전북은 5월 불거진 스카우트의 심판 매수 파문으로 올 시즌 곤경을 겪었다. 2013년 벌어진 일이라 해도 전북이 K리그를 대표하는 팀이라는 점에서 심판 매수 파문의 파장은 예상보다 훨씬 컸고, K리그는 이미지에 또 한 번 큰 상처를 입었다. 구단 직원의 비위행위를 ‘순수한 개인적 일탈’로 치부한 채 ‘모르쇠’로 일관한 전북 수뇌부의 비정상적 태도가 비난을 더 키웠다. 법원 판결을 지켜본다는 명분으로 9월 말이 돼서야 전북에 승점 9점 감점과 벌금 1억 원 제재를 가한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징계 시점과 수위에 대한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시즌 내내 클래식 1위를 내달리던 전북은 시즌 최종 라운드인 38라운드 FC서울과 홈경기에서 0-1로 져 역전 우승을 내주고 말았다. 비겨도 우승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였지만 패하면서 클래식 3연패를 이루지 못했다. 전북의 승점 감점 덕에 우승을 차지한 서울은 마음껏 기뻐할 수 없었다. 황선홍 서울 감독은 “100% 우승이 아니다”라는 말로 아쉬운 감정을 에둘러 표현하기도 했다. 만약 최종전에서 서울을 이겨 우승했더라도 전북 역시 힘껏 웃을 수 없었을 것이다. ‘솜방망이 징계’가 재차 부각되면서 우승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나올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전북은 심판 매수 파문과 그에 대한 후속조치 미흡 등으로 호된 질책을 받았고, 이는 마땅한 처분이었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선수단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장기적 비전에 따른 구단 운영 등은 충분히 칭찬받을 만하다. 전북은 11월 27일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통해 이를 입증했고, 실력으로 아시아 정상에 올라 시즌 내내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던 ‘부정구단’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2014~2015시즌 2년 연속 클래식 패권을 차지한 전북은 올 시즌 개막에 앞서 아시아 정상 탈환을 제1 목표로 삼았다. 지난 2년간 별다른 적수 없이 클래식 우승을 차지한 전북의 시선은 더 높은 곳을 향했다. 최강희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아시아 정상에 대한 욕심은 공격적인 선수 육성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다른 팀에 비해 전력이 워낙 막강해 일찌감치 ‘국가대표급 선수단’ ‘2개 팀을 꾸려도 되는 구단’이라는 평가를 받던 전북은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향한 열망 속에서 지난겨울 이적시장이 열리자마자 발 빠르게 움직였다. 로페즈 페레이라(브라질), 고무열, 이종호, 임종은, 김보경, 김창수 등 호화 멤버를 데려오더니 국내 최장신(197.5cm) 공격수 김신욱마저 영입해 화룡점정을 찍었다. 의욕적으로 구축한 ‘K리그 방위대’의 효과는 확실하고 분명했다. 시즌 초반 잠시 호흡이 맞지 않아 우려를 낳았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막강한 전력을 갖췄고, 결국 이는 최강희 감독의 지도력과 맞물려 아시아 정상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맺는 원동력이 됐다.

    물론 공격적인 선수 영입이 전부는 아니다. 전북은 K리그 어느 구단보다도 장기 비전에 따라 체계적으로 구단을 운영해왔다. 좋은 예가 창단 22주년을 맞아 올 시즌부터 시작한 2차 마스터플랜이다. 지난 10년간 1차 마스터플랜을 통해 △K리그 우승(성적) △클럽하우스 건립(인프라) △유소년 시스템 구축 등을 달성한 전북은 앞으로 10년간 △모기업 의존 없이 살아남기 위한 자생력 강화 △연고지역 내 뿌리 내리기 등 진정한 명문구단으로 도약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당장 1~2년 성과에 만족하는 게 아니라 앞으로 10년, 아니 100년을 내다보고 클럽을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팀은 뿌리부터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그런 시스템 아래서 선수단은 점점 더 강해지고 있는 것이다.

    전북을 설명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이는 바로 ‘우승 청부사’ 최강희 감독이다. 2005년 여름 전북 지휘봉을 잡은 최 감독은 K리그 4회(2009·2011·2014·2015), 챔피언스리그 2회(2006·2016) 등 모두 7개 트로피를 차지했다. 최 감독은 이번 우승으로 챔피언스리그를 2차례 제패한 아시아 최초 사령탑이란 값진 영예도 추가했다. 전북이 클래식 최종전에서 서울에 패해 역전 우승을 허용하자 적잖은 전문가는 알아인과 챔피언스리그 결승전도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시즌 내내 정상에 서 있다 마지막 순간 좌절을 맛본 일련의 과정이 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리란 전망이 많았지만 전북은 보란 듯이 다시 일어섰고, 이는 최 감독의 선수단 및 위기관리 능력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클럽월드컵에서 레알 마드리드 만날까

    아시아를 평정한 전북은 12월 8일부터 18일까지 일본 오사카와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클럽월드컵에 참가한다. 클럽월드컵은 전북을 포함해 유럽 대표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북중미 대표 클루브 아메리카(멕시코), 아프리카 대표 마멜로디 선다운스(남아프리카공화국), 남미 대표 아틀레티코 나시오날(콜롬비아), 오세아니아 대표 오클랜드 시티(뉴질랜드), 개최국 일본 J리그 우승팀 등 총 7개국이 출전한다.

    전북은 12월 11일 오사카에서 클루브 아메리카와 첫 경기를 치른 뒤 여기서 이기면 ‘세계 최강’이라 부르는 레알 마드리드와 만난다. 레알 마드리드는 FC바르셀로나와 함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를 대표하는 명문 클럽으로 리그 32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를 포함한 대륙 대회 11회 우승에 빛나는 팀이다. 클럽월드컵에선 2014년 정상에 올랐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 세르히오 라모스(스페인), 카림 벤제마(프랑스), 루카 모드리치(크로아티아) 등 세계적인 선수가 즐비하다. 레알 마드리드와 대결은 이제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눈길을 돌리는 전북에겐 또 다른 상징적인 장면이 될 수 있다. 최 감독은 “한번 붙어보겠다”며 단단히 벼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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