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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닥터 김명철의 세·모·고(세상의 모든 고양이)

우리 냥이도 유치원 보내볼까

고양이 유치원 교사는 바로 당신!

우리 냥이도 유치원 보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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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태어나 자라면서 가정의 부모, 학교의 교사, 그리고 다양한 관계를 통해 사회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배운다. 이를 ‘사회화’라 한다. 

고양이에게도 이러한 시기가 있다. 고양이의 사회화 시기는 생후 3~12주며, 이 중에서도 3~7주까지를 ‘집중 사회화 시기’라고 부른다. 이때 경험하는 것들이 평생의 습관과 성격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개의 사회화 기간이 생후 3~20주인 점과 비교하면 고양이의 사회화 시기는 상당히 짧은 편으로, 그만큼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고양이는 기본적으로 낯선 자극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이는 야생에서 최상위 포식자가 아닌 고양이에게는 생존에 반드시 필요한 본능이다. 만약 사회화 시기에 낯선 자극들에 대한 적절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고양이는 평생 주인의 손길을 거부하거나 발톱만 자르려 해도 공격성을 드러내는 골치 아픈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사회화 시기에 낯선 자극들을 긍정적인 기억들로 심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사람에 대해 알려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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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은 사람과 접촉이다. 매일 5분가량 고양이를 부드럽게 만져주면 사람의 손길이 편안하다는 기억을 심어줄 수 있다. 종종 낯선 사람을 초대해 고양이에게 노출시키는 것도 효과적이다. 이때 스킨십은 고양이가 일반적으로 좋아하는 얼굴 주변을 기본으로 한다. 고양이가 충분히 즐길 수 있게 해주고, 마지막에 간식을 줘 좋은 기억을 남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양이가 스킨십에 익숙해지면 대체적으로 접촉을 선호하지 않는 신체 부위로 넓혀나간다. 처음에는 짧게 접촉하고 간식 보상을 주면서 거부감을 줄이는 편이 좋다. 발까지 편하게 만질 수 있게 되면 같은 방식으로 발톱을 자르고, 빗질을 하며, 이를 닦아주는 연습을 하면 된다. 모든 과정에서 고양이가 적응할 시간과 보상, 그리고 애정을 충분히 줘야 한다. 이미 어른이 된 고양이에 비하면 사회화 시기의 고양이는 비교적 쉽게 적응하고 배운다.


낯선 환경에 적응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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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낯선 환경에 대한 적응이다. 이 과정에서는 나중에 동물병원에 가거나 이사 갈 때 필수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이동장 적응 훈련이 선행돼야 한다. 일상생활 공간에 이동장을 두고, 고양이가 이동장에 들어가면 간식 보상을 줘 긍정적인 인식을 갖게 만든다. 스스로 이동장에 잘 드나들면, 그 다음은 외출 훈련이다. 

고양이가 이동장에 들어가 있을 때 이동장을 들고 집 안을 돌아다니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에 익숙해지면 문을 열고 집 밖으로 잠시 나갔다 돌아오고, 또 이에 익숙해지면 자동차에 타는 훈련까지 점진적으로 진행한다. 자동차에 타는 훈련까지 마쳤을 때 자동차에서 이동장 문을 열어 고양이를 부드럽게 쓰다듬고 간식 보상도 줘 외출과 자동차 탑승에 대한 긍정적인 기억을 남기도록 한다. 사회화 시기에 이 과정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고양이는 추후 자동차를 타고 동물병원에 가거나 이사할 때 매우 당황하고 불안해할 수 있다.


신나는 사냥놀이 알려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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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화 시기의 고양이는 움직이는 모든 것에 호기심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보호자와 접촉하는 시간이 많다면 손과 발의 움직임은 사냥 본능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이때 손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모습이 귀엽다고 손으로 놀아주면 의도치 않게 손에 대한 공격성이 생길 수 있으므로 손을 물거나 할퀴려 할 때마다 움직임을 바로 멈춰야 한다. 그 대신 여러 종류의 장난감을 이용해 놀아준다. 실제 자연환경에서는 뱀, 벌레, 쥐, 새 등 고양이가 사냥할 수 있는 것이 많다. 따라서 이 시기에 여러 종류의 장난감을 접한 고양이는 나이를 먹어도 장난감 종류에 호불호가 덜하고 어떤 장난감을 주든 재미있게 논다.


병원놀이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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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화 시기에는 예방접종(생후 8~12주에 1차 접종)을 위해 동물병원에 가야 한다. 내원 전 동물병원에서 접할 수 있는 여러 자극에 대비해 집에서 미리 연습한다면 처음 방문한 낯선 환경과 자극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집에 있는 이쑤시개로 피부를 살짝 찔러보거나 손으로 피부를 살짝 꼬집은 뒤 간식 보상을 해주면 좋다. 또한 보정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잠시 꼭 붙잡거나 수건으로 감싸는 훈련도 실시한다.


사람과 같이 생활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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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자주 발생하는 생활소음도 고양이에게는 스트레스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사회화 시기에 진공청소기 또는 드라이기 같은 기기를 작동한 상태로 고양이와 사냥놀이를 하거나 간식 보상을 줘 거부감을 줄인다. 

최고 난도의 훈련은 목욕이다. 고양이는 대체로 몸에 물이 닿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따라서 목욕은 대야에 물을 받아 발끝에 닿게 하는 것에서 시작해, 손으로 조금씩 몸을 적시는 단계로 넘어간다. 처음부터 샤워기로 물을 뿌릴 경우 고양이는 물에 대한 공포감, 트라우마를 갖게 될 수 있다. 물을 적시는 과정에서 몸부림을 치는 등 거부감을 보인다면 바로 중단하고 간식을 줘 상황을 종료한다. 오늘 하지 못했다면 내일 다시 하면 된다. 

고양이는 사회화 시기에 호기심이 왕성해 잠깐의 불쾌한 감정은 신나는 사냥놀이에 집중하면 금세 잊어버린다. 다만 불쾌한 감정이 길어지지 않도록 보호자가 교육 진도에 대한 욕심을 조절하고 한 단계씩 점진적으로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 완벽하지 않았더라도 내일을 기대하며 차분히 교육시킨다면 고양이는 어느새 사회화가 잘돼 의젓한 모습으로 당신과 행복한 반려생활을 해나갈 것이다.




주간동아 2018.09.05 1154호 (p66~67)

  • | 수의사·백산동물병원 원장 grrv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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