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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반세기만에 재점화된 달 정복 경쟁

미국, 중국 등 달 탐사 및 기지 건설 추진

반세기만에 재점화된 달 정복 경쟁

[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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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는 고대로부터 내려온 달과 관련된 신화가 있다. 신화 주인공은 달의 여신 창어(嫦娥 · 상아)다. 신궁인 호우이(後羿)의 부인 창어는 곤륜산 선녀 서왕모의 불사약을 훔쳐 먹고 하늘로 올라가 신선이 됐다고 한다. 불멸의 생명을 얻었지만 영원히 돌아오지 못한 창어는 웨궁(月宮·월궁)에서 호우이를 그리며 살아야만 했다. 중국인들은 창어를 위로하고자 매년 음력 8월 15일 향을 피우며 술을 올렸다. 중국 중추절(中秋節)의 민간풍속은 창어의 전설에서 유래됐다. 중국인은 달에 가보는 것이 소원이라면서 이를 ‘천년의 꿈’이라고 불렀다.


중국인의 ‘천년의 꿈’

중국 국가항천국이 공개한, 달 뒷면에서 활동하게 될 창어 4호의 무인 로봇 탐사차 로버. [CNSA]

중국 국가항천국이 공개한, 달 뒷면에서 활동하게 될 창어 4호의 무인 로봇 탐사차 로버. [CNSA]

중국이 12월 8일 사상 최초로 지구에서는 볼 수 없는 달 뒷면에 착륙할 무인 탐사선 ‘창어 4호’ 발사에 성공했다. 달은 공전주기와 자전주기가 27.3일로 같아 지구에선 그 뒷면을 볼 수 없다. 창어 4호는 내년 1월 초 달 착륙을 시도할 예정이다. 탐사선은 그동안 달의 뒷면으로 진입하면 지구와 교신이 끊기면서 직접적인 통신이 불가능해져 착륙을 시도할 수 없었다. 중국은 5월 21일 발사한 통신 중계 위성 췌차오(鵲橋 · 오작교)를 통해 창어 4호를 지구와 연결한 뒤 착륙시킬 계획이다. 창어 4호는 달 뒷면의 토양과 광물 성분을 분석하고 천문을 관측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특히 주목할 것은 이번 임무가 성공하면 비록 특정 분야이긴 하지만 중국이 그동안 맹렬히 뒤쫓던 미국과 러시아를 우주개발에서 처음 앞서게 된다는 점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제작한 미래의 달 기지 상상도. [NASA]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제작한 미래의 달 기지 상상도. [NASA]

중국은 내년에는 창어 5호와 6호를 발사해 달에서 채취한 샘플들을 지구로 가져올 계획이다. 중국의 궁극적 목표는 ‘천년의 꿈’을 실현하고자 유인 달 기지를 건설하는 것이다. 중국의 우주 프로젝트는 우주정거장 건설, 달 탐사, 화성 탐사 등 3개 분야로 추진되고 있다. 중국은 2022년까지 우주정거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미국과 러시아 등 16개국이 1998년부터 운영 중인 국제우주정거장(ISS)이 2024년 퇴역할 경우 중국은 유일한 우주정거장 보유국이 될 수도 있다. 중국은 2025년까지 달에 무인 기지를 건설하고 이후 유인 기지도 만든다는 방침이다. 중국은 또 2020년 화성에 탐사선을 발사해 공산당 창당 100주년(2021)에 맞춰 화성 표면에 착륙시킬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2003년 첫 유인 우주선을 발사한 이후 지금까지 달 탐사 분야와 우주정거장 운영에서 상당한 노하우를 쌓는 등 ‘우주 굴기’에 적극 나서왔다. 

내년은 인류가 최초로 달에 발을 내디딘 지 50주년이 되는 해다. 미국의 유인 우주선 아폴로 11호는 1969년 7월 21일 사상 최초로 달에 착륙한 바 있다. 달 정복 이후 반세기 만에 미국을 포함해 각국이 달에 기지를 건설할 계획을 추진하는 등 본격적으로 달 탐사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내년에 달 착륙선을 보낼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서명한 ‘우주정책 행정명령 1호’를 통해 1972년 이후 중단된 달 탐사를 재개하라고 지시했다. 미국의 달 탐사는 정부가 아닌 민간기업들이 주도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11월 30일 달 착륙선 개발 경쟁에 나설 9개 민간기업을 선정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항공우주 대기업 록히드마틴을 비롯해 애스트로보틱 테크놀로지스, 딥스페이스 시스템스, 드래퍼,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 문 익스프레스, 오빗 비욘드 등이다.


인류에겐 위대한 도약

1966년 2월 3일 세계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한 옛소련의 루나 9호 모형. [위키피디아]

1966년 2월 3일 세계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한 옛소련의 루나 9호 모형. [위키피디아]

NASA는 달 착륙선을 시작으로 향후 10년간 26억 달러(약 2조9300억 원)를 투입해 민간 주도의 새로운 달 탐사 임무에 나선다. 이 계획에는 2024년까지 유인 달 탐사와 우주인 4명이 생활할 수 있는 달 궤도 우주정거장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도 포함돼 있다. 달 궤도 우주정거장의 공식 명칭은 ‘루나 오비탈 플랫폼 게이트웨이(Lunar Orbital Platform Gateway · LOP-G)’다. LOP-G는 달 탐사뿐 아니라 유인 화성 탐사선을 위한 중간 기지로 사용될 예정이다. 특히 미국은 중국, 러시아가 우주 패권을 차지하는 것을 막고자 2020년까지 우주군을 창설한다는 방침이다. 미국 국가우주위원회 위원장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미국은 중국, 러시아와 우주 패권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면서 “달에 우주군이 상주할 수 있는 기지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 연방우주국(로스 코스모스)도 11월 6일 2030년까지 달에 유인 우주선을 착륙시키고 향후 기지 건설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드미트리 로고진 로스 코스모스 국장은 “러시아 우주인이 2030년 처음으로 달에 착륙할 예정”이라며 “러시아의 달 탐사 계획은 1960∼70년대 미국의 달 탐사보다 훨씬 야심찬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럽우주기구(ESA)도 달 기지인 ‘문 빌리지(Moon Village)’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얀 뵈르너 유럽우주기구 사무총장은 “문 빌리지는 달 탐사뿐 아니라 달 관광, 제조 등 모든 활동을 하나로 모으는 형태로 추진하겠다”며 “달 토양을 재료 삼아 3D 프린터로 기지를 건설하고 작물도 재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도 2030년까지 달에 유인 탐사선을 보내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인도 역시 내년 1월 3일 달 탐사위성 ‘찬드리얀 2호’를 발사할 예정이다. 

각국이 달 탐사 및 기지 건설 경쟁을 벌이는 이유는 심(深)우주 탐사의 전초 기지로 달이 최적의 조건이기 때문이다. 달은 중력이 약해 지구보다 훨씬 저렴하게 로켓을 발사할 수 있다. 또 달에는 헬륨3와 우라늄, 백금 등 다양한 희귀 자원이 매장돼 있다. 헬륨3 1g은 석탄 40t의 전기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미래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다. 인류 최초로 달에 발을 디딘 아폴로 11호의 선장 닐 암스트롱이 “인간에겐 작은 발걸음이지만 인류에겐 위대한 도약”이라고 말했듯이 달이 인류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디딤돌이 될지 주목된다.






주간동아 2018.12.14 1168호 (p52~53)

  • 이장훈 국제문제 애널리스트 truth21c@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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