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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은수미표’ 아동수당에 성남 부모들 뿔났다?!

현금 대신 체크카드 지급…“지역사회 위해 이해할 일” vs “선택 여지조차 없는 점에 분개”

‘은수미표’ 아동수당에 성남 부모들 뿔났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상가 거리(왼쪽). 7월 17일 성남시 수정구 이마트 성남점 앞에서 성남마더센터 추진모임은 아동수당 지역상품권 지급 찬반 설문조사를 했다. 90% 이상이 ‘현금을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사진 제공 · 성남마더센터 추진모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상가 거리(왼쪽). 7월 17일 성남시 수정구 이마트 성남점 앞에서 성남마더센터 추진모임은 아동수당 지역상품권 지급 찬반 설문조사를 했다. 90% 이상이 ‘현금을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사진 제공 · 성남마더센터 추진모임]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기저귀는 현금으로 사면 된다”고 발언했다 많은 부모로부터 “육아 현실을 모른다”고 질타받은 은수미 성남시장의 아동수당 지급 방식이 ‘체크카드’로 확정됐다. 8월 27일 성남시의회는 ‘아동수당 상품권 지급 및 아동수당 플러스 지원 조례’를 찬성 22표, 반대 13표로 통과시켰다. 이로써 만 6세 미만(생후 71개월까지) 아동을 둔 경기 성남시 각 가정은 매달 11만 원의 아동수당을 현금이 아닌 체크카드 방식의 지역상품권으로 받게 됐다. 이 체크카드는 현금으로 인출할 수 없고, 신용카드사에 가맹된 성남 시내 모든 상점에서 사용 가능하다. 다만 지역경제 활성화 취지에 맞게 일부 대기업 계열 상점에선 사용이 제한된다. 

3월 아동수당법이 제정됨에 따라 9월부터 만 6세 미만 아동을 둔 소득 수준 하위 90% 가정에 매달 아동 인당 10만 원의 아동수당이 지급된다. 아동수당은 현금이 아닌 지역상품권으로 지급할 수 있는데(아동수당법 시행령 제10조), 성남시는 이 법 조항을 활용해 전국에서 유일하게 종이 형태의 지역상품권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시민의 반발로 체크카드 방식으로 변경했다. 한편 현금을 지급하지 않는 대신 아동수당 지급 대상을 넓히고 지급액을 상향했다. 성남시는 소득 수준에 관계없이 만 6세 미만 아동을 둔 모든 가정에 1만 원의 인센티브를 얹어 11만 원을 지급한다.


상인수당으로 전락?!

은수미 성남시장은 7월 11일부터 8월 16일까지 50개 동을 순회 방문하며 아동수당 지역상품권 지급 등 현안을 주민들에게 설명했다. [사진 제공 · 성남시청]

은수미 성남시장은 7월 11일부터 8월 16일까지 50개 동을 순회 방문하며 아동수당 지역상품권 지급 등 현안을 주민들에게 설명했다. [사진 제공 · 성남시청]

그러나 성남시 부모들의 반발은 여전하다. 매달 동주민센터를 방문해 지역상품권을 수령하고, 재래시장에 가서 지역상품권 가맹점을 찾아야 하는 불편은 없어졌지만, 온라인 쇼핑몰이나 대형마트 등 어린 자녀를 둔 부모가 선호하는 소비처에서는 아동수당 체크카드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인터넷 카페 등에는 ‘상인들은 아동수당 체크카드를 환영하는 분위기던데, 설마 아이들을 데리고 유아의자도 마련해놓지 않은 동네 식당에 밥 먹으러 갈 것이라 생각하느냐’ ‘아동수당이 상인수당으로 전락한 셈’ ‘아무래도 현금보다 불편할 수밖에 없다’ 등의 의견이 개진되고 있다. 한 인터넷 카페에는 은 시장과 직접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아동수당 체크카드 도입에 반대한 어느 시민의 글이 게재되기도 했다. 

성남시에서 4세 아이를 키우는 김모(36·여) 씨는 “은 시장이 취임하자마자 성급하게 아동수당 지역상품권 지급을 추진했다”며 “적어도 현금으로 받을지, 1만 원을 더 주는 지역상품권으로 받을지 선택할 수 있게 했어야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7월 말 열린 성남시청 주최 아동수당 간담회에 다녀왔다는 한 성남시민은 인터넷 카페에 ‘자유롭게 토론하는 장이 아닌, 설명회에 불과했다’며 ‘결론은 은행이자보다 높은 10% 인센티브를 더 주니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불편을 감수해달라는 것이었다’는 글을 올렸다.

아동수당 체크카드 지급에 수긍하는 목소리도 있다. 6세 딸을 둔 홍모(38·여) 씨는 “현금보다 불편하겠지만, 동네슈퍼에서 쌀이나 아이들 간식을 사는 용도 정도로는 소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6월 말 성남시의 아동수당 지역상품권 지급 추진이 알려지자 반대 활동을 벌여온 김영신 성남마더센터 추진모임 대표는 “아동수당으로 적금을 부으려고 생각한 사람이 많기에 종이상품권 지급에 대한 반대가 컸는데, 체크카드로 바뀌면서 시 측에서는 쓰지 않고 모아놓은 아동수당을 나중에 일괄 인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며 “여러 가지로 노력하는 시 측의 모습을 보고 사회구성원으로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려는 시의 취지에 동참하는 게 옳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요즘은 주민들이 무조건 반대하기보다 체크카드를 어떻게 발급받는지, 어디서 사용할 수 있는지에 관심이 더 많은 것 같다”고도 덧붙였다. 

성남시는 아동수당이 첫 지급되는 9월 21일 이전에 구체적인 사용처 목록과 미사용 아동수당 처리 방침 등을 정해 성남시 아동수당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지할 예정이다. 성남시에 따르면 어린이집 특별활동비나 유치원비, 학원비 등을 아동수당 체크카드로 결제할 수 있고, 병원과 약국에서도 사용 가능하다. 대기업 계열 제외 방침에 따라 현대백화점 판교점, 이마트,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등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GS25, 파리바게뜨, 스타벅스, 할리스 등 프랜차이즈 상점에서도 아동수당 체크카드 사용이 불가할 예정이다. 성남시 관계자는 “편의점이나 빵집은 시민이 일상에서 흔히 이용하는 곳이라 아동수당 체크카드 사용처가 별로 많지 않다는 부정적인 인상을 줄 수 있고, 프랜차이즈 가맹점주가 소상공인이나 다름없는 경우도 있어 기준을 어떻게 정할지 어려운 부분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사용하지 않고 쌓아둔 아동수당을 해당 자녀가 만 6세 이상이 될 때 현금으로 인출할 수 있게 하는 방안과 관련해 성남시의 고심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지역 소비를 장려하고자 체크카드 방식으로 지역상품권을 지급하는 것인데, 인출을 허용하면 정책 효과를 거둘 수 없을뿐더러, 월 1만 원의 인센티브가 사실상 고금리로 귀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성남시청 관계자는 “아동수당 수령 방식을 현금과 체크카드 가운데 선택하게 했다면 많은 주민이 현금을 고를 것으로 예상돼 체크카드로 일괄 지급하기로 한 것”이라며 “같은 이유로 섣불리 일정 시점이 지나면 체크카드에 쌓인 아동수당을 인출할 수 있게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도 “3만 원 더 주겠다”

성남시 상인들은 아동수당 체크카드 도입을 환영하면서도 그 효과에 대해서는 두고 보자는 분위기다. 조익남 한국외식업중앙회 성남시중원구지부 사무국장은 “지역상품권은 받아서 모아놓았다 은행에 가 현금으로 바꿔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며 체크카드 도입을 환영했다. 성남시 상인 이모 씨는 “지역상품권이 지역 경기를 살리는 데 크게 도움 된 게 아니라서 아동수당 체크카드가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반신반의한다”고 말했다. 성남시에서 프랜차이즈 빵집을 운영하는 우모 씨는 “본사가 큰 회사라고 할 순 있지만, 점주에게 남는 이익은 소상공인 수준에 불과하다”며 “일반 자영업자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는 사용처에서 제외하지 말라는 민원을 제기하겠다”고 말했다. 

성남시의 아동수당 체크카드 도입 실험은 주민 만족도나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 정도에 따라 경기 전역의 지역상품권 정책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는 8월 22일 경기도 내 31개 시군에 공문을 보내 아동수당을 지역상품권으로 지급하는 방안에 관한 의견 수렴에 나섰다. 기존 아동수당에 인센티브 3만 원을 얹어 13만 원의 지역상품권을 지급하되, 인센티브 마련에 드는 예산을 경기도와 각 시군이 각각 절반씩 부담하는 것이 골자다. 성남시는 이 방안에 찬성 의사를 밝혔지만, 나머지 각 시군은 만 6세 미만 아동 인구의 규모에 따라 입장이 엇갈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경기도청 관계자는 “모든 경기도민에게 일괄적으로 아동수당을 지역상품권으로 지급한다는 것은 아니고, 각 가정이 10만 원의 현금과 13만 원의 지역상품권 가운데 선택할 수 있게끔 하려 한다”며 “이 방안에 찬성하는 시군에서만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종이상품권으로 지급할지, 성남시처럼 체크카드 방식으로 할지는 아직 검토한 바 없다”고 덧붙였다.




주간동아 2018.09.05 1154호 (p42~44)

  • |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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