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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삼성전자 주식 액면분할 전 살걸 그랬나

개인투자자 비중 증가 기대…단기 호재, 장기적으로 실적에 연동

삼성전자 주식 액면분할 전 살걸 그랬나

[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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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4일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가 드디어 액면분할을 실시한다. 삼성전자는 1월 자사주에 대해 50 대 1 액면분할을 결정한 바 있다. 주가가 주당 250만 원대에서 5만 원대로 떨어지는 대신 유통 주식 수는 50배 증가하는 것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월 30일부터 5월 3일까지 4거래일 동안 삼성전자 주식 거래가 정지된다. 

이번 분할로 삼성전자의 일평균 거래량은 코스피 전체의 4.2% 수준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코스피 전체 일평균 거래량은 분할 전보다 평균 5% 이상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측은 이번 액면분할로 유통 주식 수가 증가하면서 3월 말 기준으로 6.4%가량인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늘어나리라 기대하고 있다.


액면분할로 유동성 높아지면 수급 개선될 것

삼성전자는 2017년 경기 평택시에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을 본격 가동했다. [동아DB]

삼성전자는 2017년 경기 평택시에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을 본격 가동했다. [동아DB]

그동안 삼성전자는 시가총액 규모에 비해 주식의 유동성이 낮은 축에 속했다. 우선주를 포함했을 때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율이 25%에 달하는 반면, 코스피 내 일평균 거래량 비중은 0.1% 수준이기 때문이다. 시가총액 규모가 삼성전자의 20%가량인 코스피 시가총액 2위 기업 SK하이닉스의 일평균 거래량이 약 2%(최근 1년 평균은 6%)로 삼성전자의 20배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대비되는 수치다. 

액면분할로 유동성이 높아지면 이는 수급 개선으로 이어진다. 특히 벤치마크를 추적하는 패시브 펀드 운용 시 더욱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정 지수를 벤치마크로 삼은 ETF(Exchange Traded Fund)나 펀드에 자금이 유입되면 벤치마크의 편입 비중에 맞춰 종목 바스켓을 매수하는데, 유동성이 높을 경우 그만큼 바스켓 매수를 수월하게 할 수 있어 벤치마크 대비 추적 오차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가총액 순위 18위 정도인 삼성전자의 위치를 고려할 때 글로벌 패시브 펀드는 대부분 일정 비중 이상 삼성전자를 편입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주주 구성은 SK하이닉스에 비해 비금융기업(자사주, 계열사)보다 자산운용사의 비중이 높다. 이는 삼성전자가 국내외 공모·사모펀드에서 편입 수요가 높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많은 글로벌 자산운용사가 신흥시장에 투자할 때 벤치마크로 삼는 지수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지수(Emerging Markets Index)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4.0%로 중국 텐센트에 이어 2위다. 이에 따라 MSCI 신흥국지수를 추적하는 대표적 ETF인 블랙록의 ‘iShares MSCI EM ETF’에도 삼성전자가 4%가량 편입돼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 액면분할은 주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통 주식 수가 늘어난다고 해당 기업의 펀더멘털이 변화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5만 원권 지폐 1장을 1000원 권 지폐 50장으로 바꾼다고 해서 지폐의 총가치가 변화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과거 사례를 보면 액면분할 직후 단기적으로 벤치마크를 상회하는 수익률이 관찰됐다. 대표적 사례가 2000년 SK텔레콤, 2010년 제일기획, 2015년 아모레퍼시픽 등이다. 세 기업 모두 액면분할 1개월 후 벤치마크 지수인 코스피 수익률을 평균 14%p 상회했다. 거래량의 급격한 증가로 가격 상승 모멘텀이 생긴 것이다.


중·장기적으로 업황과 기업 펀더멘털 봐야

다만 세 기업 가운데 1년이 지나도 코스피 수익률을 상회한 곳은 아모레퍼시픽 하나뿐이다. SK텔레콤이나 제일기획의 경우 1년 후 벤치마크를 오히려 하회하는 부진한 성과를 냈다. 세 기업의 주가 향방을 결정한 가장 큰 변수는 결국 기업 실적과 업황이었다. 2015~2016년 중국발(發) 수요 증가로 화장품 관련 업종이 전반적으로 호조세를 보이며 주가가 꾸준히 강세를 나타낸 것이다. 

한편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규모나 업종 등을 고려할 때 액면분할의 장기적 효과를 예측하려면 해외 정보기술(IT) 기업의 액면분할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 미국 S&P500 지수 대장주인 애플과 홍콩 항셍지수 대장주인 텐센트가 대표적 예다. 애플의 경우 1987년부터 총 4번, 텐센트는 2014년 5월 5 대 1 액면분할을 실시했다. 미국과 홍콩 두 시장 모두 분할에 따른 거래 정지는 없었기 때문에 분할은 수월하게 이뤄졌다. 

약 1개월의 단기 상승세를 보이던 국내 사례들과 달리 두 종목에서는 액면분할 뒤 일정 기간이 지난 후에야 더 큰 폭의 상승세가 관찰됐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액면분할로 유동성 증가 효과가 작용했지만, 결국 중·장기적으로 우호적 업황과 긍정적 펀더멘털을 반영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삼성전자의 중·장기적인 주가 향방 역시 유동성 증가가 아닌 업황 및 기업 펀더멘털에 의해 결정될 개연성이 더 크다. 현재 삼성전자의 수익을 좌우하는 반도체 업황은 몇 년 동안 계속 강세를 띠고 있고, 당분간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액면분할 이벤트 자체보다 삼성전자의 실적이나 반도체 산업 전망 등 펀더멘털에 기반을 두고 투자 판단을 내리는 것이 바람직할 듯하다. 

삼성전자는 4월 26일 일사분기 매출 60조5600억 원, 영업이익 15조6400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늘었고, 4분기 연속 60조 원대를 지켰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 증가했으며, 전분기에 비해 3.3% 상승해 사상 최고 기록을 한 분기 만에 갈아치웠다. 삼성전자 측은 이사분기 실적 전망과 관련해 “메모리 부문은 계속 견조한 추세를 이어가겠지만, 디스플레이 부문의 약세가 지속되고 무선 사업의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일사분기 실적에는 못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업계가 내놓은 삼성전자의 올해 매출 및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은 각각 258조 원과 63조7000억 원으로 지난해 기록(239조5800억 원, 53조6500억 원)을 크게 넘어서는 수준이다.




주간동아 2018.05.02 1136호 (p42~43)

  • | 송승연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 seungyeon.song@truefrie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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